작가명 : 한상운
작품명 : 사계
출판사 : 작가연재란에 연재중입니다
현재 연재중인 한상운님의 '사계'를 읽었다.
사실 넷에서 글 보는거 피곤해서 별로 안좋아한다.
한편 정도 읽어보고, 괜찮으면 책으로 나올 때
보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는 다 봤다. -_-
1편을 읽으며 알 수 없는 포스를 느꼈고
어라 하는 사이에 2편을 클릭하고 있었다.
2편을 읽자 이미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새벽 3시에 뻘개진 눈 비비면서, 다 보고 말았다.
사실 한상운님 글은 매우 좋아한다.
내가 존경하는 작가상은 '자기 영역'을 가진 분이다.
수백 수천, 아니 수만은 될 무협작품들 가운데
[여기만큼은 내 영역이야]라고 자신있게
선언할 수 있는, 그런 작가분들. 우러러본다.
설봉님이 그렇고, 좌백님과 진산님이 그렇다.
그리고 물론 한상운님 또한 그런 작가분이다.
한상운님 작품에서 나는 '강호의 삶'을 읽는다.
무협소설이라면 물론 강호가 나온다.
그러나 98% 이상의 소설에 '삶'은 없다.
그들은 강호를 무대로 정해진 역할을 연기할 뿐이다.
그 안에서 사는게 아니라는 거다.
연극배우와 마찬가지로,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하고
역할이 끝나면 땀닦으며 내려오는 배우와 마찬가지다.
한상운님의 글은 다르다.
작중의 인물들은 강호에서 정말 살아가고 있다.
작가가 창조한 너무나 리얼한 강호 안에서
부대끼고 갈등하며, '삶'을 누리고 있다.
사계는 한 무림명문의 파문제자 이야기다.
그가 항주에서 하나의 사건에 휘말리고,
벗어나려 애쓰다가, 다시 얽혀들고.. 그런 이야기다.
아리따운 미녀는 없다.
주인공이 쥐면 검명을 토하는 신병이기도 없으며
그에게만 이어지는 기연도 없다.
자질을 보자마자 제자 삼겠다고 덤비는 기인도 없다.
그러나 두근거림이 있다.
사계는 다른 작품과는 '거리'가 다르다.
'강호와의 거리' 말이다.
이제까지 읽은 소설에서 강호를 관람했다면,
사계에서는 강호를 호흡할 수 있다.
멀찍이 떨어져서 연극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함께 강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거기에는 무지개빛 찬란한 영광은 없지만
차가운 현실이 있고, 살떨리는 흥분이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한상운님의 영역'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한상운님만의 강호다.
거기에 날카로운 위트가 더해진다.
문장 하나하나에 재기가 넘쳐흘러서
읽고 또 읽고 싶은 그런 마음이 절로 든다.
이토록 처절하고 이렇게나 현실적인 한상운님의 강호가
즐겁고, 두근거리고, 마음을 끄는 것은
화자인 담진천이, 이야기꾼인 한상운님이,
그들의 관점에서 한번 걸러서 투영해 주기 때문이다.
매우 간단하고 원시적으로 표현하면 웃기다는 거다.
노리고 웃기는 개그콘서트같은
그런 노골적인 코메디가 아니라,
분명 긴박한 상황이고 등에 진땀은 흐르지만
그래도 한조각 웃음을 깨물게 하는... 그런 거다.
한상운님 작품은 다 좋아한다. 모두 다 읽었다.
그중에서도 이번 작품 '사계'는 첫손가락에 꼽고 싶다.
아직 시작임에도 이렇게나 멋지다면,
한상운님의 필력을 고려할 때 뒷부분은 걱정할 필요도 없다.
곧 출판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디 좋은 성적을 거두어,
마음껏 붓 가는 데로 쓰실 수 있기를 기원한다.
ps. 현재(7/26) 문피아에 연재중이다.
출판삭제 전에 보고 싶은 분은 얼른 읽으셔야 할 것 같다.
문피아 홈피(http://www.munpia.com/) 가서
작가연재란 들어가서 한상운님이나 '사계'로 검색하면 된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0307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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