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기천검
작품명 : 킹스톡(King Stork)
출판사 : 서울북스
### 시작에 앞서 이 글은 편의상 존대를 생략합니다.
내가 이 책을 보게된 것은 말 그대로 우연의 산물이다. 사실 나는 기천검이란 작가에 대해서 상당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전작으로는 미토스와 하이로드가 있는데, 본인의 경우에는 이 두개의 작품에서 학을 떼었었기 때문에(못썼다는 의미가 아니라, 취향이) 두 작품 모두 중도에 포기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에도 정말로 휴일이란 시즌이 없었다면 손도 안대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작품이었다. 현재까지 이 책은 3권까지 나왔으며, 제대로 정독해본 결과 한가지 확실하게 깨닳은 점이 있었다.
- 확실하게 이 작가는 성장하고 있다고 말이다.
미토스와 하이로드의 경우에는 단순한 퓨전물에 불과했다. 다른 세계의 주인공이 넘어가 정해진 패턴대로 영웅이 되었다, 라는 전형적인 패턴 말이다. 물론, 그 와중에 룸을 차리거나 성자 행위를 하는 것은 다른 소설에도 있는 일이었으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작가는 이야기 전개에서는 예전부터 매끄러운 편이었으니 이야기 전개에 대해서는 뭐라고 걸고 넘어질 것이 없다.
문제가 있었다면 얇은 세계관이었다. 글에서 하나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함에 있어서 수백, 수천년 이상의 역사가 느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전작인 미토스와 하이로드에서는 그러한 무게감이 없었다. 즉, 배경에서 주인공의 삶을 받쳐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인 킹스톡의 경우에는 이 작가가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이전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세계관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글의 무게감이 늘어난 것 같은 기분. 이야기의 전개에서는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전의 퓨젼 판타지라는 틀을 벗어나(사실 2작품이 모두 퓨젼이었기 때문에 그런 인식이 있었다.) 정통 판타지로써의 작품을 살찌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로마, 라는 대제국의 체제나 사회상을 판타지에 접목한 작품은 꽤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는 무게감이란 것이 느껴지고 있다. 정말로 넓은 땅, 넓은 국가, 넓은 세상과 오래된 역사를 지닌 세계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기어오르는 모습이 있었다. 이러한 성장의 모습이란 것은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상당한 기쁨을 준다고 해야할까? 덕분에 모처럼 즐거운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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