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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제스 전기... 대단하다.

작성자
Lv.1 六道熱火
작성
06.09.19 23:15
조회
2,884

작가명 : 마그놀리아

작품명 : 아르제스 전기

출판사 : 청어람

에게해의 쪽빛 바다,

시오노 나나미의 모든 작품들,

그리고 명쾌한 삶을 살았던 모든 영웅들에 대한 오마쥬.

아르제스 전기의 제일 첫장에 적혀 있는 글이다.

에게해, 시오노 나나미, 영웅 이 세 단어를 가지고 연상한다면 한 인물이 떠오른다. 바로 '율리우스 케사르'. 덧붙이면, '라인 제국의 역사 서문' 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글도 로마인 이야기의 구절을 따온 듯 하다. (표지의 신전 모습이나, 등장인물들의 작명 방식, 관직명 등을 보면 로마 시대를 참고해서 배경을 설정했다는 게 느껴진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율리우스 케사르' 편을 읽어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의 삶은 그리 부유하다고 할 수 없는 귀족의 삶으로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전투와 정적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마침내 로마시대 최고의 영웅이라고 불리우게 되는, 아주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아르제스 전기도 마찬가지, 대략의 내용은 주인공인 아르제스가 과거에는 영화로왔지만 현재로는 별 볼일 없는 귀족 가문에서 어떻게 자신의 기반을 닦고 거대한 인물로서 성장하는가에 그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로마인 이야기에서 율리우스 케사르가 보여준 삶은 로마인 이야기에서 제일 재밌는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케사르의 일대기에서 모티브를 그대로 따왔다고 해서 그 소설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주인공의 일대기를 얼마만큼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개연성을 부여하고 완벽한 구성으로 전개해서 독자들이 흥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즉, 아무리 재료가 좋더라도 기본적으로 작가의 능력이 좋아야지만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절대불변의 진리이다.

아르제스 전기는 얼핏 보면 거대한 음모세력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주는 복선은 보이지 않는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아르제스 전기의 배경은 로마시대를 따 왔고 마법이 등장하지 않는 세계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무협이나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암흑 속에 가려진 엄청난 악의 세력' 이 여기서 등장할 건덕지가 없다. 오직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은 정적들과의 정치적인 대결이나 적국과의 전투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젋은 날의 여자 문제만큼은 우유부단함과 어리석음의 극치를 달리는' 아르제스인 만큼 여자문제도 조금의 긴장감을 주기는 한다.)

아르제스 전기의 장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전투 장면은 판타지와 무협에서 많이 본다 어디서나 나온다. 하지만 그 전투 장면이 일반적인 판타지와 무협에서 보는 전투 장면과 틀리다. 왜 그런가 하면... 전투 이전의 각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잘 묘사했고, 장수들의 성격과 능력,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잘 묘사했고, 순간순간의 변하는 전장에 대한 장수들의 대처가 꽤 개연성이 있으며, 의성어와 의태어가 거의 쓰이지 않고 전장에 대해서 아는 한 자세히 묘사할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같은 편이면서도 정치적으로 상반된 위치에 있는 장수나 적국의 장수도 상당히 능력이 있는 장수로 묘사함으로써 극의 긴장감을 더더욱 높여준다. 요약하면 그만큼 작가가 전투를 사실적으로 묘사할려고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고 그만큼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그 전투 장면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굳이 전장이 아니더라도 글의 모든 부분에서 드러난다. 보통의 작가가 그냥 몇마디 말로 처리하고 넘길 상황이나 주변 배경도 자세하게 묘사해 줌으로써 독자가 저 잘 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책의 어떤 부분이라도 그냥 눈으로 쓱 훑고 넘어갈 부분이 없이 세세하게 읽어보고 집중을 하게 된다.  덕분에 책이 빈 공간이 없이 꽉 차있는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의성어나 의태어가 난무하는 책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난다.)

아르제스 전기, 정말 없는 시간을 비워서 읽어 보아도 정말 아깝지 않은 책인 듯 하다.


Comment ' 12

  • 작성자
    당근이지
    작성일
    06.09.19 23:17
    No. 1

    저도 기대중입니다^^책방에 안들어오니 반왕과함께 지를책목록에 껴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엿l마법無
    작성일
    06.09.20 00:16
    No. 2

    나와도 나오는 족족 백수 아저씨가 쓸어가시니...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9 유랑강호
    작성일
    06.09.20 00:39
    No. 3

    전투신이나 구성은 연재때부터 감탄했던 작품입니다.~ 대박나면 좋겠는데... 작가분 건필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9.20 01:19
    No. 4

    잘쓴책이긴 하죠
    하지만 시장에 먹힐만한 책인지는 좀 의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불패마왕
    작성일
    06.09.20 12:37
    No. 5

    저도 잘쓴 책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감입니다. 다만 이해가 안되는 게 아무리 발전된 문물을 가진 나라라도 군대에서 대대장을 선거로 뽑는 나라는 없다는 겁니다. (작가님이 판타지에 왕정과 고대 민주주의를 적절히 섞었다는 측면에서 아테네의 정치체제를 모태로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선거를 너무 의식했다고 할까요... 너무 오바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대대장은 선거로 뽑고 사령관은 중앙에서 임명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雪風1st
    작성일
    06.09.20 18:36
    No. 6

    음, 좋은 추천글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검파랑
    작성일
    06.09.20 18:50
    No. 7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야 제대로 된 책이 될텐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NovelHolic
    작성일
    06.09.20 19:43
    No. 8

    일반적인 판타지 배경이 중세시대를 탈피 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읽어 볼만한 소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설국
    작성일
    06.09.20 23:14
    No. 9

    감상글에 적힌 대로라면 아테네보다는 로마를 생각한 정치체제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백부장 이상을 선거로 뽑았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로마의 군단은 파업도 심심치않게 하던 집단이었으니 대대장을 선거로 뽑는다는게 그리 이상하진 않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마그놀리아
    작성일
    06.09.21 00:23
    No. 10

    음...
    대대장 선거 부분에대해서 조금 잘못 이해하신듯 한데요.
    대대장을 선거로 뽑는 나라는 설정상 라인제국입니다.
    라인제국은 사령관도 실제적으로는 선거로 뽑지요.
    왜냐하면 사령관으로 임명되는 사람이 전현직 관료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주인공의 나라인 이케니아에서 군사직을 선거로 뽑는다는 말은
    어디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치안관을 제외하고 말이죠.)
    명확하게 언급 하지는 않았지만 치안관을 제외한 이케니아의 군사직은
    귀족회의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정했습니다.

    따라서 대대장을 선거로 뽑는데, 사령관은 왜 선거로 뽑지 않느냐는 의문은 이케니아와 라인제국의 제도를 같은 나라의 제도처럼 섞어서 생각하신데에서 온 혼돈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공화정 로마시대에는 대대장을 선거로 뽑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회색바람
    작성일
    06.09.21 06:14
    No. 11

    제 느낌은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2프로가 부족할 때'입니다. 잘 쓰여진 글, 그러나 먼가 부족하여 몰입(정신없이 빠져들정도)까지는 되지 않는 글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좋은 글이지만 시장의 반응이 걱정됩니다. 책방에서 사라지는 정도야 고생을 해서라도 찾아낸다지만, 조기완결은 해결책이 없으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홀리데이
    작성일
    06.09.21 22:58
    No. 12

    호오.. 왠지 꺼려져서 안읽고 있어도 안 집었는데
    읽어봐야 할듯 싶네요..호오..호오!!
    감상란 많이 이용해야 할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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