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요담
작품명 : 귀령마안 5권
출판사 : 청어람
오랜 기다림이 지나 어느새인가 잊고 있었던 글이 있었다.
무심한 이 마음을 알았을까 말없이 다가온 이 친구는 반가움을 넘어
마음속에서 잠시 잊혀 잠자고 있던 곳 강호라는 꿈에 대한 그리움까지 깨워주는 것이 아닌가.
유년 시절에 보았던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칼라시니코프의 소설 '북극의 개'의 마지막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었던 까닭은 그 먼 극지방의 가혹한 환경은 그 어느 곳 못지않게 차갑지만 사람들의 따스함은 그 어느 곳 못지않게 뜨겁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동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강호를 꿈꾼다.
철혈강호의 비정함 사이에서 꿈을 꾸는 낭만이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곳에 무엇보다 뜨거운 가슴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지막 권에서 귀령마안의 비정강호는 돌연 다정강호로 돌변해버린다.
그 급작스러운 분위기의 변화를 어색하지 않게 끌고 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새로운 등장인물의 매력도 완결권을 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이지만 소이보가 진정으로 강해지는 이유가 바로 강호의 비정함이 아니라 다정함을 깨달음에 있는 것이기에 어색함을 느낄 만큼 어설프지가 않다.
소이보가 자신을 위해 죽은 사검정이나 지반월 그리고 강요맹이 행복할 수 있었음은 그들이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었기에 지녔던 깊은 정때문임을 그가 기억해야할 죽은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그가 지켜야 할 살아있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살아가야함을 비로소 깨닫기 때문에
소이보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보는 사이 사이에 가을비에 맞은 몸처럼 마음이 젖어버렸지만 많은 등장인물들처럼 나 역시 잠시 행복했졌었다.
푸른 가을 하늘처럼 넓고 큰 웃음소리를 꿈꾸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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