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태규
작품명 : 무적행
출판사 : 드림북스
천의무봉과 천라신조에 이어 세번째로 읽은 태규님의 작품입니다.
이번 무적행에서는 기존의 스타일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차별점을 두신 것 같은데요. 우선 변한 부분으로, 전작들에서 주로 소재의 신선함과 설정의 탄탄함 등에 포커스를 맞추셨다면 이번 무적행의 컨셉은 하드보일드함과 스피디한 전개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변화는 장점과 단점이 각각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장점으로는 빠른 전개에서 비롯되는 가독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쉽게쉽게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 반면에 단점은 조금 즉흥적으로 읽히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설정의 꼼꼼함이라든가, 스토리텔링같은 부분보다 장면장면이나 캐릭터 자체를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가독성은 좋지만, 이야기 자체를 음미하는 맛은 좀 떨어진달까요?
이러한 스타일상의 장단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태규님의 글이 가진 큰 장점은 '재밌다'는 것입니다. 태규님은 밸런스 조절 능력이 참 좋은 작가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작들에서는 캐릭터들의 개그 비중이 높아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구성과 설정의 탄타함으로 상쇄했다면, 무적행에서는 상대적으로 간소화한 설정의 공백을 강렬한 캐릭터성으로 보완하시더군요. 너무 무거우면 진이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반면에 너무 가벼우면 맥이 빠져버리기도 하는데 이 경계선에서 밸런스를 참 잘 잡아서 편하게 휴식한다는 맘으로 글을 읽을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그리고 태규님의 장점을 하나 더 꼽자면 환상성을 잘 구현하시는 것 같아요. 환상성이라는 단어가 좀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좀 다르게 말하면 클리셰죠. 무협에서의 클리셰는 뭐 흔한 씨츄에이션이라든가, 아니면 무공의 경지에 대한 묘사나 개념들, 무공이나 고수에 대한 묘사 뭐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작가마다 고유의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현실성을 부각시키는 분도 계시고 환상성을 극대화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태규님의 글은 제가 선호하는 쪽이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분중에 한분이 수담옥님이시거든요. 개인적으로 수담옥님이 이런 방면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이번 무적행에서 신검무제는 사라전종횡기 구검제를 연상시키더군요. 이기어검이라던가, 어검비행을 주특기로 삼는 모습이 딱 매치가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사라전종횡기에서 어검비행을 쓰는 구검제와 이기어검을 쓰는 신검제의 대결은 손에 꼽을 정도의 명장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적행 5권에서 어검비행술을 쓰는 신검무제와 초상비를 쓰는 몽예의 대결도 재밌었습니다.
무적행에서 하드보일드한 주인공을 그리다보니 상대적으로 캐릭터들의 위트가 감소해서 좀 아쉬웠는데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천천재는 좀 무리수였다는... 하하하 -ㅁ-;; 하지만 역시 한방은 있더군요. 노도검마가 세기의 명대사를 날려주셨습니다.
"해본 적 없으면 도와달라고 말을 하던가...!!!"
불쌍한 간신무신... 또르륵..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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