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라는 판타지를 읽다가 문득 열이 뻗쳐서 들어와 몇자 적습니다.
요즘에 좋은 판타지소설을 찾기는 힘들지만 간간이 '앙신의 강림' 과 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책방에 신간이 나오는대로 1권만 빌려다 읽습니다.
저희 동네의 책방이 좀 역사가 깊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오래된데다 오직 책과 만화만 취급하는 곳이라 나름대로 전공서적이나 전문서적이 없는 준 도서관급입니다.
이 책방 때문에라도 동네를 떠나기 싫을 정도 인데, 어느 정도냐 하면 무협과 로맨스, 각종만화, 판타지, 일반소설에서 과거 나온 작품중 일부 잊혀진 허접한 작품을 빼고는 찾고자 하는 작품중 없는게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찾아서 없으면 너무 오래되어서 헐값에 독자에게 넘긴 경우입니다. 제가 책을 좋아해서 없으면 다른 동에 가서라도 빌려오는 성격이라 근처의 3개동을 거의 아우르며 검색해 본 결과 이 책방에 없으면 다른 어디에도 없다 라는 결론을 내릴 정도 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날마다 1-2권의 무협이나 판타지가 들어오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여기만 출근하면 시장에 쏟아지는 난다긴다하는 작품은 놓칠래야 놓칠수가 없는 셈입니다.
이 토네이도도 그렇게 빌려온 책인셈인데 한마디로 겉표지에 적힌 문구에 속았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책을 읽거나 검색하며 쌓은 내공으로 딱 보면 작가의 연대 정도는 알 수 있는 터라 빌렸던 셈인데 시간낭비가 돼고 만 셈입니다.
소설을 읽은지가 28년이라고 나오는데 다시한번 읽는 것과 쓰는 것은 이렇게도 다르구나 하는걸 확인 시켜중 셈입니다.
일단 이 작품의 줄거리는 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직전에 죽은 가정형편 어려운 유부남이 판타지 세계의 다크라는 아이의 몸속에서 뜬금없이 나타나(이 과정의 개연성에 대한 설명이 없음) 대륙제일의 현자이며 일국의 공주와 기사인 양부모에 의해 길러지고(이 양부모들은 그 이상의 역할은 없음) 가까운 숲의 엘프 장로로 부터 마법을 사사 받아 15살에 궁정마법사 급인 7써클을 이룹니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그를 길러준 부모가 모종의 원인으로 죽고 엘프들도 다 죽고 마을도 없어집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다크는 6천년전의 블랙드래곤의 해츨링으로써 마왕의 부활을 위한 마력제공의 일환으로 어머니 드래곤이 죽기전에 로드의 궁으로 텔레포트 시킨 존재로써 기구하게도 이 텔레포트가 이루어지는데 그 사이에 이미 6천년이 지나가버립니다.
상황이 이쯤되면 인내심에도 한계가 오게 마련이라 뭐 그 다음은 띠엄띠엄, 생략생략으로 상황을 짐작하고 중간중간 보게되어 마침내 한권을 다 보게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주인공인 다크의 이전의 생 중의 하나로 장백산에서의 장면이 나오고(이것도 짐작이 가시겠지요?) 새로운 마신의 부활을 위한 재물로 쓰이는걸 막기위한 드래곤들의 추격과 마신의 졸개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성룡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술수를 쓰게 됩니다. 심법의 드래곤화가 이때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이유로 성룡이 되자마자 8천년 이상을 살아온 고룡급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 각종 드래곤의 하트를 모아 최강의 타이탄을 만들게 됩니다.
그 이후야 어찌되는지 안봐도 뻔한지라 대충대충 보고 말았습니다. 중간에 소림사 장면도 하나 나왔던것 같은데...
아무튼 이러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게 되고 그러다 보니 독서버릇만 점차 나빠지게 되는군요.
독서하는 도중에 대충대충에 생략생략이라니.... 이전엔 상상도 안해봤었는데... ㅠ.ㅠ
아무튼 뭔가가 개선되긴 해야 하는데...
다음 작품으로 마법입국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이건 또 어떨지... ㅠ.ㅠ
차원이동이고 뭐고 이것저것 다 좋은데 제발 개연성만이라도 좀 갖췄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마법입국은 읽어보고 감상 올리겠습니다.
참, 작가의 싸이주소가 있길래 한바탕 지적해줄라고 갔다가 이 책들고 시골에 할머니 영전에 바쳤다는 글을 읽고 그만 두고 왔습니다. 제대로 불평하지도 못하는 독자의 심정... 소주나 한잔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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