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작가중에 천재적 재능을 논할때 많은 이들이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어떤이는 혜성
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여류작가 류사하를 드는 이도 있고, 최고의 테크니션 좌백을 들
기도 하고, 섬세한 필력의 진산을 떠올리는 이도 있다. 퍼펙트가이 이재일도 빠질수 없
다. 허나, 나는 개인의 노력여하를 따지기 전에 하늘로 부여받은 무협작가(혹은 작가)적
인 재능이 가장 뛰어난 이로 풍종호를 최고로 꼽는다. 경혼기를 일독하고 난 후 떠오
른 풍종호의 이미지는... 어두침침한 밀실에서 매캐한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광기에
어린 눈으로 키득거리며 난세를 조장하는 삐뚤어진 천재...랄까???
또다른 그의 작품, 화정냉월을 본 후에도 역시 절감한 바이지만, 그는 독자를 가지
고 논다!!! 그런면에선 좌백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풍종호와 좌백은 조금 다르다.
좌백은 독자의 감성행보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언일구가
계산적이다. 그는 현란한 개인기를 지닌 남미선수들이 축구공을 가지고 놀듯 독자
의 감정을 마음대로 요리한다. 대가다운 노련미다..하지만 풍종호는 독자고 모고 별
로 생각안하고 쓰는 글인듯싶다. 그가 자기 맘대로 끄적거린 글에 독자는 허우적댄
다. 성의 없는 글이란 말이 아니다. 외려 그의 한줄의 글은 치밀한 그물의 한코가 되
기 쉽상이다. 다만, 그의 그런 능력이 천부적인 듯한 기분이 든다. 기분좋은 중독이
다...풍종호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극악한 연재속도와 광혼록 3부뿐이다. 그리고
그의 신작 경혼기는 한국무협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극찬을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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