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평의 원제는 날 열받게 한 한상운의 <무림맹 살인사건>입니다.
반말 들어갑니다. 그럼..
9월 몇몇분들의 감평을 읽고 한상운이라는 작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한상운
주인공이 나쁜놈인 대표작으로 하성민의 악인지로와 그의 작품들이 항시 꼽힌다는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했듯이 책방에 가서도 항상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많은 작품들중 무엇을 먼저 읽을 것인가?
하물며 책방에 없는 책들은 당연히 나의 선택에서 제외될수밖에 없었다.
한상운, 한상운 하며 겨우 뒤져서 무림맹 살인사건 단 한권인 작품만을 손에 쥘수 있었다.(비정강호와 도살객잔을 들여놓으라고 부탁을 하긴했는데 들여올지..... 하물며 양각양이나 독비객은 기대도 안한다. 절판났을테니.)
무림맹 이라는 단어만 없었으면 책의 외형적인 분위기는 완벽한 추리소설이었다.
특히 작가의 서문 첫줄은 이렇다.
"이 글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은 정통추리무협이다."
한상운은 이 작품이 정통 추리무협이라고 단언한다.
다 읽은 지금 이 말은 완벽한 불쉿!이다.
추리가 나와야지 추리소설이지.
더군다나 정통 추리무협이라니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그냥 블랙 코미디라고 끝까지 나가야지...
만화량의 능력과 기막힌 우연으로 이 사건을 풀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이 작품은 그냥 재밌는 블랙 코미디식 해피앤드로 끝이난다.
정통 추리무협이라는 말로 기대를 갖게 하지 않았더라면 아주 깔끔한 끝맺음이라고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이가 나보다 한 살 어리니(한상운 77년생) 금강식 정통추리무협은 아닐줄 알았고 풍종호의 일대마도식의 완벽한 추리와 무협의 결합을 기대했던 나에게 약간 황당함을 주었다.
작가 서문이 도움이 된다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건 처음이다.
어쨌든 이 작품을 읽으며 나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보통 무협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의 얼굴을 형상화 시키지 않는 내게 만화량이라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3D로 형상화가 되었다.
주성치와 박중훈의 짬뽕인 얼굴이.
효린은 효리와(알아본 결과 사실이라는 왠지 - -;)
혹 작가가 주성치의 영화를 모티브 삼아 이작품을 쓰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주성치의 영화와 많이 닮았다.
주인공이 착하지 않으며 웃기다는 점에서.(몇일전 주성치 영화 12개를 한큐에 빌려 보았다. 헌데 재미없는건 정말 재미없다. 특히 홍콩레옹은 거의 죽음이다. 이 후론 성치가 암만 재주를 넘어도 안 우낀다. --^)
만화량이라는 인물은 아주 나쁜 타락한 포졸이로 등장한다.
범인을 잡기보다는 만드는데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가진 그.
아주 나쁜놈인데 그 인물이 좋아지고 위기에 빠지면 흥분되는 것이 나쁘고 좋은것을 떠나 주인공은 헤볼만 하다는 것이다.
막판에 나오는 만화량과 효린의 지속적인 마차 정사신으로 인해 괜히 열받아 엄한 와이프를 찍접대다 핀잔만 들은 나..... 흑흑
그다지 외설적이지 않은(직설적이지 않고 상상하게 만든다.)데도 열받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효린의 외양을 절묘하게 묘사한 한상운의 글솜씨에 찬탄을 금치 못하겠다.(아마 효리의 스토커 출신일지도.......)
이 작품은 말 그대로 블랙 코미디다.
적어도 다섯번은 낄낄거릴수 있는 굉장한 수작이다.
그나마 암왕과 표류공주는 많이라도 팔렸지 한상운의 다른 작품들을 어떻게 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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