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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검정중원
작성
03.01.03 10:07
조회
1,440

이건 참 딱부러지게 답하기가 곤란하다. 실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 사실성을 부여하고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지 모른다. 그런다고 무협의 모든 면이 사실성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무공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사실성이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사람과 집단과의 관계, 집단과 집단과의 관계, 사랑, 우정, 배신, 성취, 좌절, 죽음...다른 소설과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무협의 리얼리티를 논할때는 두 가지를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 무공인가 아니면 스토리인가... 그런데 가끔 이 둘을 혼동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이건 특히 중국무협을 애호하는 사람들 입에서 곧잘 나오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나 한칼로 동정호를 베는 한국무협의 주인공이나 똑 같다. 어차피 현세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공이란걸 사용하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칼에서 일촌의 검기를 뽑는거나 십장의 검강지기를 뽑는게 차이가 있다는 분 나와보시라.

그러나 문제는 높은 수준의 무공이 등장한다면 그 무공에 걸맞는 스토리전개도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무공과 스토리전개가 전혀 따로따로 논다면 독자로 하여금 '사실성이 없다'는 느낌을 들게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무공은 얼마든지 높아도 상관없지만 스토리전개에 있어서는 현실적인 세계관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시장을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주인공 장총찬의 활약은 정말 통쾌하고 가슴졸이게 한다. 그러나 장총찬의 무공은 한국무협에서라면 삼류무사 축에도 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가슴이 통쾌한 것은 장총찬의 무공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실세계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며, 그 무술이 스토리와 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협의 모든 스토리가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해야 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무협이 너무 무미건조해진다. 기금괴수가 등장하고 죽은 사람의 혼령을 불러오면 어떤가. 그들이 내용전개와 잘 조화를 이룬다면 외려 더욱 신비함과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대표작--금강님의 '해천풍운월'

두서 없이 이야기가 길어졌다. 결국 무협에서 리얼리티란 '무공과 내용의 조화'를 뚯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사족 : 작가들이 리얼리티를 살리지 못하는 가장 흔한 경우는 작품의 주인공의 두뇌를 작가 자신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천재이고 치밀한데 읽는 사람으로하여금 곧곧에서 헛점을 보이게 한다면 독자는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이러면 안된다. 이런 불일치가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이 설봉의 사신이다. 참고로 나는 설봉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는 정말 재주있는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 빠지지 않고 다 읽었다. 그런데 사신은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곳곳에 파탄이 드러나고 있다. 안타깝다. 무공에만 사실성을 강조하다보니 스토리는 어거지로 이끌고 간다는 느낌이다. 마치 이미 끝나야할 드라마가 질질 끄는 것을 연상케한다. 이건 설봉의 사실뿐 아니라 요즘 훈련되지 않는 신인작가들의 대표적인 결함이 아닌가 한다.


Comment ' 7

  • 작성자
    Lv.1 무극신마
    작성일
    03.01.03 10:59
    No. 1

    제가 사신을 읽었을 때 검정중원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7권정도가 적당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다라나
    작성일
    03.01.03 12:21
    No. 2

    동감입니다. 무협도 소설일진데 소설의 기본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소설의 기본, \"그럴 듯함\"이죠. \"있음 직함\"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써야하는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R군
    작성일
    03.01.03 13:52
    No. 3

    많은 부분이 동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조화는 무공과 내용의 조화가 아니라 무공과 적들간의 조화,

    혹은 무공과 주변 인물들과의 조화로 정의를 내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너무 초극강의 무공(예를 들면 와룡강님의 주인공들이나, 극단적으로

    투명드레곤-_-;)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_-; 무공의 수준 보다는

    그 무공의 강함이 일관성있게 유지되야 된다는 점이죠.

    제가 외공&내공 2부를 보다가 접은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었습니다.

    외공&내공의 주인공(이름을 까먹었네요-_-;)은 무척 강합니다.

    1부에서 소위 강호 10대고수정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한데,

    2부 초반에서 한 지역의 낭인들(물론 그 지역에서 수위를 다투긴하지만-_-;)과

    실력을 다투게 됩니다-_-;

    정말 어이가 없었죠-_-;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소설들이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신의 천객, 비객이나(사실 사신 12권을 보며 말이 안나왔습니다.

    천객이 천하무적처럼 그려지다가 12권을 보면 각 파에 여러명씩 ㅓ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R군
    작성일
    03.01.03 13:56
    No. 4

    이런 제가 뭘 잘못 눌렀는지 짤렸네요-_-; 계속 이어쓸께요 ^^:



    여하튼 사실 12권에서 천하무적이던 천객이 각파에 그들을 꺾을 수 있는 사람들이

    여러명씩 있는 수준으러 갑자기 전락해 버립니다.

    정말 이럴땐 허탈해지죠-_-;

    사마쌍협에서도 조금 이런점이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높게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대의 유명한 마두 3명중 두명을 가볍게 제압할 수준의

    주인공이 척발시와는 쉽게 이기지 못합니다.

    뭐.. 화석심공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라고 생각하지만서도-_-; 이런 내용이 나오면

    왠지 글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죠.


    쓸데없이 글이 길어지긴 했는데-_-; 제가 말하고자 싶은 것은 주인공의 수준이나 무공에

    일관성을 주자! 입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ごご바리
    작성일
    03.01.03 14:20
    No. 5

    사신 후반부에 대해서는 저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천객 중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백천의가 왜 천외천을 해체하고, 비객들 다 쫓아버리고 단독으로 자살의 길로 갔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그래! 나 머리 나빠! (づ_-)흑흑... (-_ど)흑...)

    저는 거기쯤서 뭔가 화끈한 쌈구경과 불구경을 기대했었습니다.끝이 그렇게 흐지부지 끝날 줄 알았다면...

    .*\"福\"*.*\"福\"*.
    福 2003년 한해福
    福~좋은일만~福
    福~가득~福
    *~福~*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01.03 20:05
    No. 6

    이글.. 논검비무란에 더 맞는것 같은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검우(劒友)
    작성일
    03.01.04 12:53
    No. 7

    이반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논검비무란의 성격으로 어울리는 글이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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