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태규
작품명 : 천라신조
출판사 : 디앤씨
어차피 감상란이 추천란으로 바뀌어
비평란에 쓸 수밖에 없어 남깁니다ㅠ_ㅠ
천라신조 3권까지 재밌게 읽었습니다.
풍사전기, 천의무봉을 거쳐 출간속도도 빠르고
나름 현시대의 트렌드를 잘 융합하는 분이라
독자층도 넓고 인기도 많은 작가분이죠.
특히 천의무봉... 7권에서 빨리 끝냈는데도
마무리가 아주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천라신조에서는 전서구를 이용한 댓글놀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존재합니다. 정보루트나 정보원이
모두 베일에 쌓인채 익명성을 가진 특정인들과
실시간으로 댓글놀이를 하면서 성장한다는 특이한
설정.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거기에 러브라인을 큰 줄기로 여러인물들과의
인연, 백기련과 마교 등의 갈등양상을 통해 성장해나간다는
주 루트가 보이네요.
사실 이 작품만 보면 별로 책잡을 부분이 없다고 봅니다.
일단 재밌으니까요.
그런데... 태규라는 작가의 전작을 본 저로서는
슬슬 이 작가분의 스타일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는 겁니다.
풍사전기에서 완전 소년물 같은 결말을 보여주셨는 데
사실 손발이 매우 오글거렸습니다.
천의무봉은 성장이 보였으나 역시나 상황설정이나
주인공에 닥치는 기연 등을 보면 치열함이 부족합니다.
천라신조도 역시나더군요.
주인공은 너무 편하게 성장합니다.
왜 주인공에게 그런 기연이 중첩되어야 할까요?
왜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연줄로 대거 들어온 백검들에게
건방지게 비무를 신청하면서도 죽지 않을 수 있는 걸까요?
왜 배경도 연줄도 없는 주인공이 감히 모용수인이나
제갈묘재 같은 거물들과 교류를 틀 수 있는 걸까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인간미?
이 넓은 세상에 오직 주인공만 인간미가 있다는 말입니까?
천의무봉은 주인공 자체가 초갑부였으니 제외하고
풍사전기 주인공도 천라신조 주인공과 같은 부류였다는
사실을 기억해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인 데 이런 저런 옅은 연줄로
온갖 강자와 기인들과 이상하게 친해진다는 설정....
제가 부모라면 백검들 같은 인재가 장전비 같은 인물과
사귄다면 크게 혼줄을 낼 것입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친교니까요.
부모들이 왜 자녀들의 교우관계까지 간섭할까요?
인맥 때문입니다. 큰 물에서 놀아야 조금이라도 나중에
유리한 법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부자가 거렁뱅이와
친구먹는다는 건 기행일 뿐이죠.
분위기는 가볍지만 별로 가볍지 않은 진행이
태규님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천라신조 4권부터 주인공 출생의 비밀 같은
이야기로 뭔가 배경을 만들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이치에 맞죠. 그러나... 이미 3권까지의 전개만으로도
많은 헛점이 발에 채입니다. 주인공에 몰리는 영재들,
백검병고 에피소드의 어이없음이라든지요.
죄송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잘해봤자 초일의 백준님
이상은 힘들 것입니다.
아이디어 떨어지는 날이 작가로서 제삿날이 되는 거지요.
한번쯤은 탄탄한 이야기 전개과정을 구축하는 데 대해서
고민해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PS. 굳이 비평란에 적는 데 독설에 대한 죄책감은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운영진에서 알아서 경고날리고
글 삭제하시겠지요. 저도 떠나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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