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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작)누각님의 미물전

작성자
草命
작성
10.03.08 18:59
조회
1,529

작가명 : 누각

작품명 : 미물전

출판사 :

이 작품의 장르는 동양판타지이다.

굳이 따지고 들어간다면 요괴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비슷한 작품으로는 얼마 전에 출판된 권오단님의 벼락공자를 들 수 있겠다.

1인칭이라는 점, 요괴를 다룬다는 점,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방식 등이 유사하다.

벼락공자를 재미있게 봤던 독자라면 쉽게 접근 가능한 작품같다.

그렇다고 양자를 비슷한 작품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이 작품은 벼락공자처럼 유쾌하지 않고 진중한 풍이기 때문이다.

먼저, 찬사부터 하고 싶다.

쓴소리를 강하게 한다고 비평신청을 받은 것이지만, 연재분(18편)을 읽은 후에 드는 생각은 찬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 만큼 좋다.

어떤 점이 좋은 지 나열해 본다.

1. 묘사가 문학적이다.

아낙들이 빨래를 하는 장면이다.

[저 남편 쥐어 패듯 두들기는 방망이질은 찰방찰방 물을 쏟아 올리고, 풀어 논 무명천은 수면에서 헤엄친다.]

가을에 대한 묘사의 일부다.

[강줄기를 덮는 형형색색의 잎사귀들은 여인네들의 입놀음을 담고 떠내려간다.]

대중소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문학적인 묘사다.

이러한 순수문학과의 결합이 과할 경우에는 가독성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결코 과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2. 구수한 말투

[“윗놈들은 지들 살 구석만 핥아대고 있으니, 허리 굽는 건 상것들뿐이로세.”]

[“엄니. 죄송하오. 못난 딸내미, 어미 가슴에 눈물만 영글게 했소.”]

이를 좋게 표현하면 문학적이면서 구수한 말투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린 독자들은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기는 하다.

이런 식으로 대사가 이루어지기에,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오랜만에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3. 전개력이 좋음

에피소드형 작품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지루함이 있는데, 이 작품은 에피소드를 거쳐가며 주인공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러한 변화까지 구구절절히 밝히면 미리니즘이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생략한다.

즉, 전개력이 좋다.

이제 쓴소리를 할 차례인가 보다.

필자는 아무리 좋은 작품을 보더라도 쓴소리를 내뱉는 경향이 있고, 그렇게 비평을 하기로 미리 작가분에게 알렸기에 그럴 것이다.

그런데 정작 눈물, 콧물을 쏟는 비평을 할 자신은 없다.

그 만큼 작품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쓴소리를 할 꺼리는 있기 마련이다.

이 작품은 어떠한 지 살펴보자.

1. 시점의 혼동.

이 작품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그런데 3인칭의 시점으로 서술된 부분이 있었다.

1편에서 주인공이 당황하는 심리를 표현하는부분이다.

[그의 신음소리에 머릿속은 텅 비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갔다.]

머릿속이 텅 비는 것까지는 좋은데, 자신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간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9편에서 주인공이 하산하는 장면이다.

[산길 중간에서 가는 길을 멈추고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서 있는 채로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아침 해가 뜨자마자 내려왔었고, 지금은 머리 꼭대기에 해가 있다. 아무 낌새도 느껴지지 않는 주위를 계속 두리번거린다]

문제되는 것은 '가는 길을 멈추고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와 '주위를 계속 두리번거린다.'이다.

전자는 쉽게 3인칭시점인 것을 알 수있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며 서술하는 문장이니까.

후자는 약간 어렵다.

두리번거렸다라고 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두리번거린다고 해서 문제라고 본다.

두리번거린다라는 말은 두리번거리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두리번거리다의 사전풀이는 이렇다.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를 자꾸 휘둘러 살펴보다.

그렇다면 두리번거린다는 말은 누가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를 자꾸 휘둘러 살펴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3인칭시점이나, 1인칭 관찰자시점으로 사용되야할 말이다.

2. 시제(時制)의 불일치

작품 전체적으로 시제가 불규칙적인 느낌이다.

기본적으로는 현재형을 취하고 있지만, 때로는 현재형과 과거형을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일일히 체크를 해가며 본 것은 아니라서 구체적인 설명은 제외한다.

보통 소설에서 과거형으로 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대사와 결합되는 부분에서 특히나 혼동을 일으킨다.

대사는 과거형으로 일관적인데, 상황을 묘사하는 서술은 현재형으로 일관적이라면, 시제의 불일치로 인해서 독자는 현저히 가독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긴박한 상황의 묘사라든지, 특별한 경우에만 현재형으로 서술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이 부분은 필자가 자세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므로, 식자분이 댓글을 통해서 설명을 해주면 좋겠다.

3. 미물(微物)의 설정이 어렵고 혼란스러움.

이 작품은 요괴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는데, 요괴같은 것을 일컬어 미물(微物)이라 칭하고 있다.

단순히 필자의 생각이다.

작가분은 초반부에 미물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하고 있다.

죽지 않고 산채로 귀신이 된 산귀신(1편)

마지막 염원을 풀기위해 흉한 몰골이 되어서도 나타난다고 전해지는, 그들은 죽지 않고 살아있는 채로 귀신이 된 것들이요. 생의 끝자락을 잡아 쥐고 놓지 못하는 가련한 그것들을 우린 미물이라 부릅니다.(2편)

문헌기록이라 하며 표현한 것은, 성질이 포악하고 주로 산중에 기거하며, 인육을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라고 하고 있다. (2편)

미물에 대한 설정이 일정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데, 미물의 종류도 없고 그 개념정립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연재분량을 다 읽은 연후에는 대충 감이 오지만, 초반부에서 혼란스러웠던 기억이다.

필자가 정리해봤다.

미물은 한을 품은 상태에서 죽음에 처하게 되면 되는 것인데, 사람에만 국한하지 않고 동물도 미물이 될 수 있다.

이것은 한(恨)의 대상을 먹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

사람일 경우에는 연꽃과 비슷한 검은 점이 등짝을 덮고 있다고 전해진다.(6편)

혼란스러운 설정을 초반부에서 간단하게 정리해서 나타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4.잘못된 표현

이 작가분은 어휘력이 좋다.

그러나 실수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재물(財物)을 제물로 오기한 것을 보고 댓글을 달았었는데, 그 다음편에서 여전히 제물로 표기하고 있었다.

타작(打作)이라는 말을 망나니가 참수하는 장면에서 썼는데, 부적절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 부분도 지적하고 싶다.

두 개의 해가 나란히 바라보는 나라(3편)

이 나라의 해는 두개인데, 하나는 동쪽에 나머지 하나는 남쪽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나란히라는 표현을 했다.

나란히는 수평적인 의미가 있는 표현이 아닐까?

그러므로 동쪽과 서쪽에 위치하는 경우에 써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 외에는 어휘력이 아주 좋았다고 평가한다.

연재분을 살펴보면 공감할 것이다.

5. 개연성이 부족한 점

미리니름 문제로 자삭함.

6.기타

주인공의 무기인 월도에 대한 문제다.

월도는 망나니때 쓰던 것과 동일한 모양으로 장정만한 크기로 다시 만든 것으로, 무게를 따진다면 말 두필은 거뜬히 나간다고 묘사한다.

등에 맨 장정만한 월도의 무게에 말이 고꾸라지는 게 다반사라는 표현도 보인다.

그런데 16편에서는 허리춤에 몰래 끼워둔 장도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허리춤에 감출 수 있을까?

오잉?

그 외에는 생략.

중요한 내용도 아니고 글이 너무 늘어졌기에...

의도했던 것보다 쓴소리가 약간 길어진 것 같다.

그렇다고 좋은 작품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다.

작품은 그대로 변함이 없다.

작가분이 쓴소리한 부분에 공감을 하고 고치는 부분이 많을수록 더 좋은 작품이 될 것이기에, 오히려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이 작품은 문피아의 중, 장년층이 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한다.

즉, 오랜만에 볼 만한 작품이 연재되고 있다는 말이다.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결합도 부드럽게 느껴지기에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

사족) 비평은 하루에 하나씩 올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내일은 쌍룡지보를 다루겠습니다.


Comment ' 3

  • 작성자
    Lv.18 누각
    작성일
    10.03.08 21:41
    No. 1

    비평해주신 草命님께 감사의 인사를 먼저 올립니다.
    草命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_ _) 다시한번 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말씀주신 문제에 대하여 -
    제가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草命님 뿐아니라 독자분들에게도 많은 혼란을 주었나봅니다.
    지적하신 문제는 다분히 저의 부족함이 드러난 부분입니다. 다시한번 글을 전체적으로 살펴 수정을 요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 부분들은 좀더 고민을 하여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연성에 대한 부분들은 제가 글을 쓰며 제일 신경쓰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대로 글로 표현되지 못했나봅니다. 어떤 것보다 그것을 중시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제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예를 드신 것처럼
    '장도' 라고 말한 이유는 '월도'가 아닌 다른 칼이란 뜻이었는데 설명이 부족하였고, 다른 것들 역시 마찬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지만 모두 제가 부족하여 이해를 돕지 못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 비평을 발판삼아 좀더 발전해나가는 제가 되어 좋은 글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평해주신 草命님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누각
    작성일
    10.03.08 21:58
    No. 2

    아. 항상 글을 수정하는 작업은 중간중간 하고 있으니 草命님께서 말씀주신 문제점은 가슴에 담아 수정/보완할 것입니다.
    草命님 미흡한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草命
    작성일
    10.03.08 22:18
    No. 3

    아! 벌써 보셨군요.
    통보를 해드렸어야 했는데, 이런 비평글을 쓰면서도 틀린 표현도 잦고 문제점도 있어서, 수정을 수시로 하고 있었거든요.
    소설은 오죽하겠습니까. ^^;
    제가 보는 시각이 틀린 곳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니 공감가시는 부분만 수정하는 방향으로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1의 경우에는 뒷부분에서 반전의 임펙트를 주기 위해서, 계획적인 장치를 한 것일 수도 있구요.
    다만, 그러한 부분들을 좀더 매끄럽게 다듬을 필요는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누각님은 지금 상태로도 문피아에서 탑클래스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긴해도 작품이 알려지면 문피아에내에서 꽤나 많은 팬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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