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뇌전검
작품명 : 장미기사연대
출판사 : 마루마야
문주님의 추천으로 뇌전검을 읽다보니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미스터리 영화의 고전인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살인사건의 목격자임을 주장하는 코바야시(케빈스페이시)가 진술을 마치고 떠나간 직후 수사관이 사무실을 둘러보며 무엇인가 위화감을 느끼는 장면입니다. 잠시 후 수사관은 코바야시가 진술한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사실은 사무실안의 집기들 상표를 짜깁기한 것임을 깨닫고 경악하게 됩니다.
장미기사연대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읽을만 했죠. 그런데 나오는 이름들은 매우 익숙한 것이 많았습니다. 이베리아왕국 ->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있는 반도가 이베리아반도이죠. 베네룩스왕국 ->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를 묶어서 베네룩스삼국이라 부르죠. 잠깐 등장하는 근위기사대장은 헥토르(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의 첫째왕자)이었고, 엘모르의 공녀 이름은 제노비아(아라비아의 클레오파트라라는 별명을 가진 팔미라의 여왕)이며, 그 외에도 등장하는 이름들이 실제 이름들을 한두글자 살짝 바꿔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름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 어렵고 생색도 별로 안 나는 일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읽다가 한 두개 겹치는 것이 나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장미기사연대는 유독 심하네요. 이영도작가처럼 통째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판타지세상에서 길이단위로 미터를 사용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이건 너무 빈번해서 내용에 몰입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적어도 작가의 이름을 걸고 자기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좀 고달프고 표가 안나더라도 어느 정도 독창적인 이름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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