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없음
작품명 : 없음
출판사 : 없음
신인이라 하더라도, 자기 작품을 낸 작가가 감상란이나 비평란에서 활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란 말을 한 선배님께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특정 작품을 거론한 것이 아니라, '비평'자체에 대한 글이니 괜찮겠지요.
제가 맨 처음 문피아에서 활동하면서 제일 적응되지 않았던 게시판이 바로 비평 게시판이었습니다. 언제부턴지 이런 식으로 나뉘어 있더군요. 실제로 이렇게 알고 계신 분도 많고요.
작품에 대한 좋은 이야기 : 감상
작품에 대한 나쁜 이야기 : 비평
하지만 비평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 비평 [批評] [명사]
1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함.
2 남의 잘못을 드러내어 이러쿵저러쿵 좋지 아니하게 말하여 퍼뜨림.
여기서 우리가 원하는 비평은 당연히 1번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작품의 옳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고 작품의 그름과 추함에 대한 얘기만 난무한다는 것입니다. 즉, 2 번의 비평에 가까운 글들이 가득한 곳이 비평게시판입니다.( 물론 모든 글들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
그러다보니 저 역시 언제부터인가 비평게시판은 작품에 대한 안 좋은 얘기를 하는 곳이구나 - 하고 은연중에 생각하게 되어 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얼마전에 한 작품을 읽다가 계속되는 오타난무에 참다못해 글을 올려버리긴 했습니다만...
허점을 찾아 하는 비평, 즉 혹평이나 가평은 훨씬 하기 쉽고 더 비평다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비평이란 장점과 단점을 40:60정도로 하는 것이 적당치 않나 합니다. 만약 단점만 100%, 90%인 작품이라면 비평할 가치가 없을 테니까요. 유명 영화평론가들 중에, 별 한 개 달랑 주고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작품." "올해 최악의 재난"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 몇몇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비평가라는 타이틀을 달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건 감상이죠. 비평이 아니라.
제대로 된 비평가라면, 이 작품의 어떤 점이 치명적인 단점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은 없는지? 어떤 취향의 소비자들이 이 작품을 택하면 좋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이 피해야 하는지? 이런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해 줘야 하는게 아닐까요.
비평은 작가들을 늘 (좋은 의미에서) 긴장케 하고, 본인 스스로가 볼 수 없었던 허점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허나 때로는 감정적이 되게 하고 심한 경우 펜을 꺾어 버리게 하기도 합니다.
도저히 볼 가치가 없는 책이라 생각될 경우, "쓰레기다" "지뢰다"라는 표현보다는 "좀 많이 실망스럽다" "읽기가 힘든 편이다" 이런 표현도 있지 않습니까? 대상 작가가 더욱 분발해서 더 나은 글을 쓰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모두에게 이익이 아니겠습니까?
비평을 할 때는 좀 더 신중하고, 같은 문피아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조심스러운 어휘 사용을 바랍니다. 우선 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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