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나민채
작품명 : 몬스터 헌터
출판사 : 로크 미디어
솔직히 필자는 나민채. 라는 작가를 잘 알지 못한다.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이것은 사실, 필자의 독서량이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나, 이번 몬스터 헌터. 라는 작품에서 필자는 나민채 라는 작가를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 시켰다.
몬스터 헌터.
이 소설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요즘 '흡혈왕 바하문트' 를 집필하고 계신 쥬논 님의 '규토대제' 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분명 몬스터의 육체를 사용한다는 소재는 그리 다루어지지 않은 소재다. 하지만 선례가 있었던 것만큼, 이번 소재가 참신하다고 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작가의 필력은 결코 나쁘지 않다. 실력은 재쳐두고, 실리를 위해 어줍잖은 실력으로 물밀 듯이 밀려나오는 현재의 판타지 시장에서 본다면 그의 필력은 분명 상위에 속한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여기에 대한 이견은 말하지 말아달라. 비평이란 본래 지극히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몬스터 헌터.
즉, 몬스터를 사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독특한 점은 몬스터의 신체 부위를 자신의 몸에 이식하여 그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종종 다루어지는 주술사를 연상시킬 수 있다. 몬스터의 수급에 타투(Tattoo-문신)를 그려 자신의 육체에 이식한다는 점까지 물 흐르듯이 일맥 상통한다.(이점 역시 규토대제와 일치한다. -자꾸 규토대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품지는 말아달라. 본인이 이 글을 읽으면서 연신 떠올릴 수밖에 없었으므로.)
자, 그럼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몬스터 헌터. 솔직히 비평하고 싶지 않고, 기실 크게 비평할만한 거리가 없는 작품이다. 요즘 소설들에 비해 스토리도 탄탄하고 구성도 뛰어나며 연이은 박투씬으로 흥미로움을 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불만을 가졌던 부분은 바로
'몬스터 헌터에 대한 배척' 이다.
몬스터 헌터는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의 비난과 멸시를 받고 산다. 다수의 몬스터 헌터의 기질이 호전적이라는 설정이지만 이 점에서는 조금 의아한 점이 있다. (물론 몬스터의 육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혐오감을 준다. 그래서 그런 식이다, 라는 개연성은 독자가 고개를 끄덕이기에 충분하다.)
그들은 강하다. 시시때때로 사람들을 습격하는 몬스터들을 처리하기도 하고, 전쟁에서도 활약을 벌인다. 마법사들의 실험 재료를 구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세계를 지향한다.
몬스터 헌터의 존재는 세계-그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멸시받고 천대받는다. 왜 일까. 그들이 없다면 세상은 분명 더욱 혼란스러워지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숨어서 숨어서 산다. (내용 중, 몬스터 헌터가 귀족을 하고 있는 듯한 문장이 보이기도 했으나, 기실 그 부분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으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 좀 더 두고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무튼 각설하고, 필자는 그 점이 내내 의아스러웠다. 단순히 몬스터의 육체를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용병보다 더한 멸시를 받는다? 어쩌면 '뭐 이딴 걸로 딴죽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생각하지만,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리라 예상한다.- 본인은 그렇지 않았다. 다방면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며, 왠만한 기사들보다 더욱 커다란 힘을 지닌 그들이 성공을 거머쥐지 못하고 숨어서 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힘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것이 생리인 세계에서 힘을 가진자가 단순히 나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필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2권?(1~3권까지 내리 읽었기 때문에 어느 권의 부분인지 생각이 거의 나지 않는다.) 부분에서 보면 오러를 쓰는 유명한 검사가 주인공에게 당하고 만다. -주인공은 이제 막 몬스터 헌터라는 일을 시작한 풋내기다. 물론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먼치킨적 설정이 들어있긴 하지만 풋내기가 경험자를 이긴다는 점에서 본다면 분명 몬스터 헌터는 강하다. 라고 일축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도 사실은 조금 의아한 점이 있다. 기사는 주인공과 싸우기 이전 한 몬스터 헌터와 싸워 그를 죽인다. 그떄 그 기사는 몬스터 헌터의 마지막 일격에 중독당하고 만다. 그런데, 그 기사를 독을 치료하기전, 주인공에게 화풀이를 하다 죽는다.
개연성이 확 떨어진다.
단순히 몬스터 헌터라는 이유로 기사가 주인공에게 달려들고 주인공이 기사를 이긴다. 여기서 주인공이 얻는 것은 그의 새로운 능력의 각성이다.
본인은 이 부분에서 이렇게 생각했다.
'꼭 이런 식으로 주인공의 능력을 각성시켰어야 했나?'
독에 중독된 기사가 자신의 몸을 돌보기보다는 화풀이를 한다는 점은 개연성을 떨어뜨리고, 그 일 때문에 주인공이 각성한다는 점은 허탈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건 꼭,
소가 뒷걸음질치다 쥐 잡은 격이 아닌가.
자, 이쯤에서 각설하겠다.
사실 솔직한 심정으로, 로크가 자신있게 내보인 나민채 작가의 작품은, 한마디로 평하자면
'굿.'
이다.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읽는 내내 눈을 떼어 놓을 수 없었다.
이 비평은 필자의 작은 투덜거림이다. 필자는 이 나민채 작가를 앞으로 주목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강력하게 권해본다.
'가서 한 번 읽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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