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말씀을 드린 것들 종합세트를 한 번 간략히 만들어보겠습니다.
시간관계상 아주 자세한 말은 할 수 없음을 양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그래도 짧게 안되네요...)
문피아의 베스트도 이 모양이냐?
문피아에 고마워해라. 넌 뭐했냐?
직설적으로 쓰자면 아주 상반된 두 개의 글이 아래쪽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글이 적다. 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수준이 떨어졌다. 라는 것에 동의와 반대를 또한 동시에 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이 많아지면 겹칠 수밖에 없습니다.
전 아주 오래된 독자입니다.
첫시작을 와룡생의 강설현상, 우리나라 번역본 제목이 무유지로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뛰고 꿈에서조차 삽화에 그려진 방조남이 날아다녔습니다. 군협지의 서원평은 검을 들고 원수인 신주일군을 향해 달리고 답답한 대협 양몽환은 선학을 타고 날아오르는 절세미녀 주약란과 함께 신비로 가득했습니다.
지금 그 보다 더 나은 글을 보아도 그때의 감흥은 절대 느낄 수 없습니다.
첫 그림은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니까요.
본지 무려 40년이상이 된 저 책들의 주인공 이름을 기억함을 보시면 그 인상의 강렬함이 어땠을지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겁니다.
나이가 든 다음...
어떤 것을 먹어봐도 어릴 때 어머니의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맛집 찾아다니면서 그래, 이게 엄마의 맛과 비슷해...라는 것처럼.
세상은 변합니다.
성인주도의 이 장르시장은, 판타지세계가 열리면서 어린 독자가 점령했습니다.
문피아의 베스트가 시장과 동떨어졌다.
해서 그 베스트가 시장과 연동될 수 있도록 수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감상란에서 칭찬을 받으면 그 글은 잘 안팔리는 경우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건 뭘 말하는가?
문피아에서 내공을 부르짖으면서, 평하는 글들이 모두 그릇되지는 아니할지라도(제가 보기에 옳은 글도, 아닌 글도 있습니다.) 그 말이 시장을 대변하지는 못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일반 서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잘 팔리는 책이 꼭 좋은 책은 아닙니다.
해서 대중과 일반은 동의어가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만 이야기를 해보지요.
글쓰는 문피즌 여러분들이 하나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과연 베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는 것이지요.
문피아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건 다 아실 겁니다.
독자가 결정합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문피아의 베스트를 못 믿겠다.
그 말은 내가 현재 대중적이지 않다. 라는 의미와 비슷합니다.
물론 그게 판매부수와 직결된다. 라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현재 시장이 상당히 왜곡되어서 연재시의 성적과 판매의 성적이 같을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자세히 말씀드리면 상당히 민감한 문제들이 발생할테니 여기에서 나머지는 추론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시장... 출판되는 책들 볼 게 얼마나 있나?
별로 없다.
라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없다. 라는 부분에서 하나의 문제는 나오면 안될 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데에서도 기인한다. 라는 겁니다.
그 책임은 작가에게 있지 않습니다.
전적으로 출판사에게 있습니다.
책임소재까지 가면 너무 길게 가고 민감하니 이 부분 여기서 접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작가끼리 모이면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문제는 근원적으로 잘못되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갈 수록 그 문제가 커지는 것처럼 보인다. 라는 것이지요.
물반 고기반이면 고기가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물90% 고기 10%면 드문드문 보이게 되지요.
고기가 원래대로, 그대로 존재해도 그렇습니다. 물이 많아졌으니까요. 그런데 그 고기마저 시장논리에 재단당해서 제대로 된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올드팬들의 경우, 볼 게 없다. 라는 불만의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불만의 소리를 내지 않는 침묵하는 다수가 문피아의 베스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시장을 만드는 건, 독자가 합니다.
그리고 그 독자를 만드는 건 작가가 합니다.
그 말이 가지는 의미는 제대로 된 작가가 존재해야 한다는 말에 다름이 아닙니다.
그러나 될성부른 작가 하나를 키워내는 건, 결코 쉬운 일도 하루이틀에 만들어지는 일도 아닙니다.
만약 그게 쉽다면 제가 창작스쿨 만들고 거기서 없는 시간 내가면서 작가트레이닝을 시키고 있지 않을 겁니다. 정부보조 5~6개월을 받고 받아 들인 다음, 최종 졸업시까지 3년 예정을 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더 빠르고 늦는 사람이 있겠지요.
3년 예정의 코스를 거치면 여러분이 보면서 마음에 들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겁니다.(불행히도 다 되지 못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50%이상 되기 어려울 겁니다. 50%가 된다면 경이적인 기록이 되겠지요.) 그 예정코스를 거치면 총 2단계의 레벨업을 거치게 될 것이고 첫 출간은 레벨업1단계에서 시작됩니다.
겨우 레벨업 1단계에서 출간을 해?
그렇습니다.
그 하찮게 보이는 레벨업 1단계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수십번의 파기를 당합니다. 현재 책 내는 사람들 중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고수외에는 그 레벨업 1단계를 단번에 통과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지금 제가 보는 시각입니다.
다음 달.
그 중, 첫 작품이 나오게 됩니다.
일 때문에 중간이 잘려서 비밀글로 묶고 잠시 다른 일 하고 왔는데, 또 가야하게 생겼습니다.
조금 더 쓰려고 했었는데 간략히 정리해야 할 거 같네요.
요즘 작가는 독자가 키웁니다.
연재에서 시작하니까, 독자가 어떻게 대해주는가에 따라서 글쓴이가 작가가 될거냐, 말거냐가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한 거지요.
책을 냈으니까, 라면 돈을 받고 글을 쓴 사람이니까...라는 전제가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아마추어 입니다.
같이 울고 같이 기뻐해주시면 관심을 먹고 그 초보들은 작가라는 타이틀을 따기 위해서 달려갈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존재해야 그중에서 천재가 나타납니다.
김연아 같은 수퍼스타가 빙상, 그것도 피겨에서 나타난다는 건, 말도 안되는 반칙이지요.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만 육상에서 절대로 안되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우린 김연아를 보았습니다.
박태환을 보았습니다.
선민사상을 굳이 내놓지 않더라도, 우린 소수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제 후배들이 그런 기적을 만들어낼 거라고 믿고 있고 믿고 싶습니다.
거기 필요한 건 조그마한 관심과 배려뿐입니다.
사주세요.
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는 건, 저도 제가 필요해야 삽니다.
사지 않으면 안되도록 그런 글을 쓰도록 만들 겁니다.
습관적으로 작은 것 하나까지도 억지로 침소봉대하여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따지고 들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여론몰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라고 하면 취향탓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취향탓.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말이 되는 것과 안되는 건 분명히 다릅니다.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거지요.
지금 필요한 건 관심어린 애정입니다.
그것도 말도 안되는 글에 대한 게 아니라 제대로 잘쓰는 글에 대한 애정입니다.
말도 안되는 악플은 정말 사람을 다치게 합니다.
달마를 벽안이라고 하자 내가 인도사람 봤더니 갈색이든데? 라고 하는 사람을 보았었습니다.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수준입니다.
저는 한심해서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어린 사람들은(나이가 아닌 연재경력을 의미합니다.) 그 말 하나에도 다치는 걸 봤습니다.
생각보다 작가들 속내를 보면 사실... 쪼잔합니다.
생각이 많다보니 대충 못넘기고 작은 거 하나 들고서 이리저리 별 생각들을 다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 예의를 갖추고 대화를 했으면 합니다.
일방적인 사랑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글쓰는 사람들도 마음을 열고 독자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물론 그 의견의 반영에 대한 취사선택은, 최종판단은 그 글쓰는 사람의 판단이고 몫일 겁니다만.)
저는, 여러분들과 작가들이 그렇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하면 오늘은 아닐지 몰라도 내일에는 모레에는 이 대중문학에서 김연아와 같은 존재가 나타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도와주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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