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Personacon 헤로도토스
작성
11.07.25 11:07
조회
1,454

작가는 이 좁은 시장과 중고등학생들의 시간떼우기 혹은 현실도피, 자기위안물로 쓰이게 되어버린 장르소설계에서 조금이라도 더 '적게 투입하고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당연합니다.

독자는 어차피 별의별 글들이 넘쳐나는 현실속에서 글 읽는거 '가능한 적게 투입하여 큰 효용을 산출하고자' 합니다. 그러니 불법 다운로드가 판을 치고 보다 더 좋은 작품만을 원하는 것이지요.

출판사는 말할것도 없지요. 출판사야말로 순수하게 이익단체로서 '가장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니 더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이게 다 독자들 탓이니, 작가들 수준저하탓이니, 출판사 탓이니 따지는건 하등의 발전도 희망도 없는 아전투구에 불과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경제논리상 지극히 당연한 일을 가지고 서로가 서로의 희생만 요구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독자는 더 큰 효용을 얻기위해 '제대로 된 작가' 의 '이익없는 끊임없는 노력' 이라는 희생을 요구하고 작가는 '올바른 독자' 의 '이익없는 아낌없는 투자' 라는 희생을 요구합니다.

결국 현실을 비판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독자의 효용과 작가의 이윤이 전혀 균형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걸 아십니까? 현재 장르소설계가 많이죽었지만 그래도 유지가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균형' 이 이루어졌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즉, 현재 독자들이 전혀 만족하지 못하는 글의 수준과 작가들이 전혀 만족하지 못하는 보상의 수준이 정확히 일치되어 있기 때문이 이 시장이 존재할 수가 있는것입니다.

좀 이상한 말같지요? 경제학을 미시정도까지만 배우셨다면 아주 간단한 이야기입니다만.. 결국 한마디로, 지금의 이 균형점이 만들어진게 바로 현실이고 그것이 우리들 모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여기계신 모든 분들은 작가든 독자든 '나는 안그렇다!' 라고 떳떳함을 외치지만 이미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걸 증명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_- 왜냐하면 그렇지 않고서는 이미 장르소설계라는게 사라졌어야 하거든요. 그 존재자체가 지금 이 어이없는 다툼이 허구이며 또한 불필요한 희생과 책임의 전가에 불과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뭐.. 그래봤자 이론상의 문제긴 하지만 이미 이 공급 수요곡선의 균형이란건 수백년에 걸쳐 옳다는게 입증이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기형적인 성질이 끼어있는 구조라지만 이 기본 틀은 변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100% 정확하진 않지만 결코 틀리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현재 장르소설 시장의 낮은 질과 낮은 보상은 바로 우리가 만든것입니다. 간단한 경제논리로도 그게 명확하게 증명이 됩니다. 비난하고 한탄하고 아쉬워만 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반성합시다. 왜 모두가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만 생각하는걸까요?

하여튼, 얕은 경제학 지식이지만 이런 논리로도 상황을 바라 볼 수 있다는걸 한번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Personacon 헤로도토스
    작성일
    11.07.25 11:20
    No. 1

    그리고 더 문제가 되는게.. 이 시장에서는 수요-공급이 독자-작가가 아니라 독자-출판사로 열결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의 일방적인 작가질타는 경제논리상으로도 역효과만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미 그런 모습도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黑月舞
    작성일
    11.07.25 11:24
    No. 2

    다만 문제는 대여점, 그리고 스캔본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헤로도토스
    작성일
    11.07.25 11:48
    No. 3

    黑月舞님 바로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스캔본이 왜곡한 결과는 이론상으로는 절대적으로 수요자, 즉 독자 입장의 효용증가만을 가져옵니다. 한마디로 경제적으로도 현재의 수익구조가 독자에게 월등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 라는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자신의 책임을 느끼기에 앞서 무조건적인 작가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가 첫 댓글에서 말했던것처럼 직접적인 공급자도 아닌 작가만을 질타하고 있는 현재의 상태가 너무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작가들도 무조건 현재의 시장을 만들어낸게 독자가 아니냐며 따지고 있으니 그것 역시 심히 잘못된 것이지요.

    제 글의 취지는 쉽게 한마디로 줄여 말하면 '남탓 좀 그만하자' 라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경제학적인 논리로만 따지면 지금의 이 작품의 질 운운하며 한탄하는 풍조나 독자 vs 작가의 대립각이 서고 있는 풍조는 참으로 허무하며 의미가 없습니다.. 막말로 말해서 바보짓이죠.;;

    제가 말하고 싶은건 그것이었습니다. 굳이 경제학 논리로 말씀드려봄으로써 이런 시각으로 보면 이렇게도 보인다~ 라는걸 환기하고 싶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해돌이형
    작성일
    11.07.25 11:57
    No. 4

    헤로도토스님 말씀대로 경제논리에 의해서 시장이 형성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도 음,, 모두의 책임이라고 규정해버리는 건 지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시장이 형성되고 이런 흐름을 유지하는 것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참여하신 분들이 많긴 하지만, 이 쪽으로 가지 않으려고 애쓰신 분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테제가 있다면 안티테제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같다라고 보시는 것은,,,약간은 어폐라고 생각합니다. 헤로도토스님의 말씀에는 뭐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 많지만, 일반화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한 마디 적어봅니다 ^^; 계란으로 바위를 치던 분들이 분명 있었을 테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7.25 12:11
    No. 5

    질낮은 글의 양산으로 책을 덜사는것도 있다고 봅니다. 등장인물 이름만 바뀌고 드래곤이 드래곤하트까지 내주는식의 양판소가 너무많죠.필력이 좋으면 볼만하겠지만 너무 상상력은 없고 판에박힌 글이 많다보니 질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黑月舞
    작성일
    11.07.25 12:19
    No. 6

    질이 떨어진다는 논란에는 대여점의 책임이 더 크고, 시장이 축소된다느니 작가들이 힘들다느니 하는 문제에는 스캔본의 책임이 더 크겠죠. 다만 이 둘은 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닙니다. 스캔본이 창궐하기 편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대여점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7.25 12:31
    No. 7

    이글의 핵심이 옳고 그름을 떠나 이글에서 제시하는 의견또한 많은 의견중의 하나일뿐이겠지요.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결정과 시장형성으로만 보자면 지금이 미묘한 균형점이라 착각할 수도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외곡되어져있다는걸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수정할 시도를 할 수 있는(시도입니다) 능력자는 기존의 이해관계의 질서가 무너질까 망설이고 있고
    대다수의 수정시도를 할 수없는,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시장 그자체인 독자와 작가는 현실탓만 할 뿐이지요.
    더 나은 쪽으로 개선시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균형이 아니라 몰락으로 가고 있는 길일뿐인데도 말입니다.

    우물안에 빠진 여행자가 동아줄 하나에 의지한체 삶은 연명하고 있는 경우와 다를 바가 없지요. 쥐 한마리가 그 동아줄을 갉아먹고 있는데도 여행자는 주머니에 챙겨둔 작은 량의 제한된 곳감맛에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늘눈물
    작성일
    11.07.25 13:06
    No. 8

    전 현 장르문학의 상황을 수요 공급을 바탕으로 판단하는것은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상황은 균형이 이뤄진 시점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균형점을 찾으러 곡선이 요동을 치는 시기이고 더불어 작가 독자보다는 출판소쪽으로 조금더 힘의 균형이 몰려있어서 그 반발력으로 작가와 독자가 균형점을 찾아 조금씩 이동해 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종이라는 현실의 매체에서 웹이라는 가상의 매체로 문학이 옮겨가는 와중에 생기고 있는 현상들이니... 조만간 사태가 마무리 되면 다시한번 장르문학의 부흥이 올거라고 믿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1 르와인
    작성일
    11.07.25 16:04
    No. 9

    음. 글과는 상관없는 질문이지만. 헤로도토스님 출판은 어떻게 되가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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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5 月詠
    작성일
    11.07.25 16:42
    No. 10

    비슷한 모델이라면 오프라인 음악 시장에서 MP3로 인해 온라인 음악 시장으로 바뀌는 시점인데, 문제는 수요의 대한 모델이 달라서 온라인 시장이 잘 구축되어도 과연 잘 될까란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가수들이 돈 버는건 앨범 판매보단 콘서트 및 음원 이용에 대한 수입등이 생기지만 소설 자체론 판매수익 외에는 딱히 보이지가 않아서 좀 더 지켜보아야 성공을 점칠 수 있을꺼 같습니다.

    어찌되었던 일차적으론 불법복제시장을 많이 없애놓고 (전부 없애는건 아마도 불가능하겠죠.. 지금도 음원이 막 도는걸 보면..) 성공을 점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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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MC1149th
    작성일
    11.07.25 16:45
    No. 11

    대여점 역시 변형된 수요를 충족시키는 현실이며 그 자체로도 일정한 수요를 보장하는데 덮어놓고 대여점이 악이라고 규정하는건 무리가 있지 않나요? 그렇다고 모든 독자들이 책을 사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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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1.07.25 17:52
    No. 12

    현재 균형점을 이루고 있다는 그 근거가 궁금하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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