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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7.05 11:52
조회
940

제목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Tuesdays with Morrie, 1997

저자 : 미치 앨봄

역자 : 공경희

출판 : 세종서적

작성 : 2007.10.15.

“인생의 스승을 찾아서.”

-즉흥 감상-

  꼭 읽어야만 한다며 추천 받게 되는 책들은 이상하게도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들 중에 간혹 읽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짐에 만나게 되는 책들이 있게 되는데요. 이번에 조금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 책이 바로 그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그럼 스승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스승이 되어보고자 결심을 새우게 한 이번 책을 열어봅니다.

  책은 이번의 기록이 실제 있었던 것을 재구성 한 것이고 영상물로도 제작된바 있으며, 이 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의 말로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졸업식 대신 선생님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 저자가 회상하게 되는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선생님을 처음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다시 만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으며, 또 세월의 공백을 두고 다시 만난 선생님과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가에 대해 말해지기 시작합니다.

  아아. 이번의 기록들은 제가 평소에 즐기는-각각의 어떤 작은 이야기들이 그저 복잡한 구조를 가지게 되면서 얽히고설키며 거대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에세이 형식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있었던 은사님과의 인생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기록되어 있었다보니 조금은 두루뭉술해도 전체적인 내용을 위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짧게 짧게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보니 들고 다니며 읽기에도 적당하다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러면서도 수록된 내용들이 위의 즉흥 감상을 이끌어낼 정도로 멋진 스승을 한분 만나 뵌 것 같은 행복함을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스승이라.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최근 들어 ‘스승의 날’이 아니고서는 거의 못 들어본 것 같아,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에게는 ‘선생님’과 비슷한 의미로서 설명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선생님보다 더 높은 존재로 인식되는 이 명칭에 대해서 아직 제 인생에 적절한 분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제 인생에 있어 감히 선배님이나 선생님이라 부르는 사람이 몇 계시기는 하지만 스승님이라, 그저 막막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모리 선생님도 국내의 환경 속에서는 어떤 사람으로 비쳐질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일단 저자의 심정이 되어 접근해본바. 언젠가 모리 선생님과 같은 멋진 스승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랄까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에 등장하는 키팅 선생님의 명대사로 꼽히며,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현재를 즐기며 살라는 뜻의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떠올리게 한 분이라면 설명이 잘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일단 그렇다 치고, 고등학교를 가기위해 중학교 생활을 했었으며, 대학교에 가기 위한 고등학교 생활에 이어, 이제는 취업을 향한 대학 생활을 해줄 것을 부탁받고 있는 제 삶을 되돌아본다면, 물론 이 책의 저자 분 또한 이것과 비슷하게 졸업 후 그저 바쁜 나날의 삶 속에 체이며 그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머지 어느 날 북극성을 잃어버린 뱃사공이 되어서야 노 은사님을 찾아뵙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살아가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싶었습니다.

  한쪽에서는 꿈을 쫓아라 응원을 받으면서도 또 다른 쪽으로부터는 그저 안정적인 삶을 준비하라면서 그 두 가지가 서로 다른 것 인양 교육을 받아왔다 판단중인 저로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그저 희망사항일 뿐 감동만을 받을 만큼의 그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는데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그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의 가르침을 주실 스승을 만나 뵙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책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이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로 넘어간 기분이 들어 새로 사온 사과를 우적거리며 휴식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덮어둔 이번의 책을 다시 넘겨보니 ‘죽음’이라는 단어가 시야에 포착 되었는데요.

  죽음이라. 이번 책에 등장한 모리 선생님은 척수신경이나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지속적으로 파괴되면서 이 세포의 지배를 받는 근육이 위축돼 힘을 못 쓰게 되는 질병인 ‘루게릭 병’으로 본의 아닌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질병은 유명한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으로 인해 처음 알게 된 질병인데요. 그렇게 죽음으로의 인생 여정 속에서도 항시 웃음을 잃지 않으며, 오히려 건강했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해보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은 당장의 삶이 괴롭다고 심심하면 고통 없이 저세상으로 가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생각하곤 하는 저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병에 걸리시기도 전부터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시며 웃음을 동반한 긍정적인 생활을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셨고, 정작 자신이 때 이른 죽음으로의 길을 걷게 되면서부터는 많은 이들로부터 선생님으로 불리셨던 분. 그리고 죽음으로의 마침표를 통해 나아가야할 지표를 찾는 방법을 남겨주신 모리선생님과 같은 분이 또 없으실까 주위를 둘러보지만, 으흠.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의 기록들만 하나 가득 보이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 책 또한 시작 부분에서 묻고 있는 것이지만, 저의 이번 기록을 혹시 읽어보시는 분들에게 자신만의 ‘스승’을 옆에 두고 계신지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 ‘부모님’을 거론하실 분도 있을 것이지만, 이 질문은 일단 가족을 벗어난 범주로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군요.

  일단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저는 대학 진학을 미대로 생각하고 살았었습니다. 그래서 화실도 다니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었다지만, 그 당시 학교 미술선생님의 반응은 ‘꿈도 꾸지 말라!!’였습니다. 어떤 일말의 가능성으로의 제시도 없이 무조건 안 된다 식의 반응하며, 외부로부터 상을 받아와도 학교에서부터 무시를 받았던 학창시절 이었다보니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시는 분들 옆에서 간혹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다는 점에서 죄송한 마음이 드는군요. 그래도 지나간 시간을 아름답게 꿈꾸며 그리워하기보다는 그럴 시간에 앞으로 열어 나아가야할 인생을 위해 노력해보고자 하는 생각은 철회하지 않겠습니다.

  그 밖에도 국어 선생님만 두 번이나 담임이었던 그 당시, 졸업할 때가 되어서야 교지에 실린 글 등에 칭찬을 들어봤었던 저로서는 학창시절에 과연 무엇을 했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도 ‘배신감’의 이름표가 붙은 높은 벽을 새우고 있던 저를 발견해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나! 덕분에 ‘형식의 틀을 부수자!!’을 외치며 살아가게 되었다지만 무엇을 하던 간에 평균 사회로 복귀할 것을 강요받아왔었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으니 이거 참 그저 답답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지나간 과거로 인해 현재의 제가 존재한다 말할 수 있으며, 다 말하지 못한 나름대로의 암울한 시기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바. 오늘도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읽으며, 영화를 보며 끝이 보이지 않는 감상기록을 계속할 뿐이로군요.

  그건 그렇고 며칠 전부터 저희 집으로 큰 고양이가 왔다 갔다 하더니 언젠가부터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끈이질 않고 있습니다. 그 소리로 인해 집중력이 생성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고 있다 보니, 문득 ‘생각하는 능력’이 없다고 해서 인간 이하의 존재라고 말해지는 동물들일 경우 단지 본능으로만 살아가는 존재인가에 대한 다소 엉뚱한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생각을 할 줄 아는 동물인 ‘사람’일지라도 방향성과 목적성이 상실되어버릴 경우 그 ‘생각’이라함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이어볼 수 있었는데요. ‘생각-사고를 할 수 있기에 편안한 삶보다도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표에 위에서 잠깐 언급한 ‘카르페 디엠’의 의미에서처럼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현재를 살아갈 줄 아는 자세는 오히려 이런 동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름대로 결론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원하던 것을 찾을 수 없다면 차라리 내가 그것을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이 말은 지인 분들의 이런 저런 고민을 듣던 중 정작 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부터 혼자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중얼거리기 시작한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현재의 방향성을 잃고 그것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금방금방 지치곤 하는 저에게 하나의 지침이 되고 있기도 한데요. 이번의 책을 통해서는 스승을 찾기 위해 방랑의 길을 걷기 보다는 저 자신이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해보자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간의 불신감정 부터 어떻게든 허물어야겠는데, 누구 도움주실 분 없으신가 모르겠습니다.

  그럼 마침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이야기가 나왔으니 다음에 볼 영화로 챙겨보며 이번 감상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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