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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기쁨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7.11 07:45
조회
1,141

제목 : 시 읽는 기쁨, 2001

저자 : 정효구

출판 : 작가정신

작성 : 2007.11.15.

“이것은 시와 시인에 대한 무한감기록이다!!”

-즉흥 감상-

  감상기록장의 시작에서부터 적기는 조금 그렇지만, 저는 ‘시’라는 것을 정말 싫어했었습니다. 그 출처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설을 쓰는 사람은 시를 못 쓴다.’는 말처럼, 또한 나름대로 ‘시’라는 것을 쓰는 친구까지 뒀으면서도 저는 도무지 ‘시’라는 것을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책 한권을 만나볼 수 있었고, ‘시’에 대한 고장관념이 무참히 파괴되어버리고 말았는데요. 아무튼, 위의 즉흥 감상을 뽑아낼 수 있었던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은 우선 이번 묶음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한 저자의 안내문에 이어, 천상병 님의 ‘귀천’, 서정주 님의 ‘자화상’, 오규원 님의 ‘프란츠 카프카’, 정현종 님의 ‘좋은 풍경’, 최승호 님의 ‘전집’, 김용택 님의 ‘그 강에 가고 싶다’, 이기철 님의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이준과 님의 ‘여름밤’, 안도현 님의 ‘너에게 묻는다’, 유하 님의 ‘나무를 낳는 새’, 기형도 님의 ‘엄마 걱정’, 함민복 님의 ‘눈물은 왜 짠가’, 고정희 님의 ‘상한 연혼을 위하여’, 장경린 님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김상미 님의 ‘오후 세 시’, 김영민 님의 ‘동두천Ⅳ’, 오탁번 님의 ‘토요일 오후’, 이승훈 님의 ‘인생은 언제나 속였다’, 김승희 님의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 2’, 김태준 님의 ‘흔들릴 때마다 한 잔’, 정진규 님의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최두석 님의 ‘전쟁놀이’, 박세현 님의 ‘행복’, 신현림 님의 ‘아들 자랑’, 황인숙 님의 ‘말의 힘’이 연이어 소개됩니다.

  네? 줄거리도 아니고 무슨 목차를 하나 가득 적어뒀냐구요? 그것이, 소설이라면 몰라도 시에 줄거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히려 저렇게 시인의 이름과 소개된 제목만으로도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충분한 요약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가까운 예를 든다면 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 이번 책을 읽고 있었을 때 제일 앞에 앉아있던 저에게 어느덧 다가오신 교수님께서 “천상병 시인. 최고지~”라고 말하신 것처럼 시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식과 느낌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위에서 만큼의 적당한 요약이 따로 없을 것이라 판단해 봅니다.

  앞에서도 조금 언급했듯 우선 엄청난 거부감을 가지고 첫 장을 넘겨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일단 소리 내어 시를 읽었고, 이어지는 저자분의 시에 대한 해석을 읽어 볼 수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걸?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의 교과서와 같은 ‘해부학’적 예상은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보이지가 않았고, 그냥 편안한 기분으로 해당 시나 시인에 대해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으며 그저 암호같이 적혀있는 각 부분들에 대해 할머니를 통해 옛날이야기를 듣듯 감칠맛 나는 설명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그런 동시에 제가 추구하던 ‘감상기록장’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라며 그만 감동을 받아버린 것이었습니다.

  그건 일단 그렇다 치고, 이번 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된 것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라면 역시 책의 제목 ‘시 읽는 기쁨’ 마냥 인간의 창작과 그 행위에 대한 기록을 통해 타인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에 대한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요. 수록된 시중에서 가장 짧으면서도 가슴을 강하게 내리치는 듯한 이 충격을 감히 무엇이라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듯 ‘시’라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에 직접 어떤 시인지 확인해주시길 부탁드릴 뿐이로군요. 그 밖으로도 교과서위주로 봐왔던 형식적인 시들만이 아니라 ‘이게 시야?’라는 의문을 떠올리게 했던 다양한 시들이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하나 가득 담겨있었기에 저처럼 시에 대한 이유모를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를 알아보고자하시는 분이 혹 계시다면 이번 책에 대해 추천장을 내밀어볼까 합니다.

Ps. 조사를 해보니 저자 분은 정말 많은 책을 써 오셨던데요. 그만큼의 연륜 때문에 재미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이번 책만 해도 3부까지 나와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니 참고 되시기 바랍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8.07.11 13:00
    No. 1

    저는 시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제가 사는 책의 대다수도 시집이고,
    선물받는 책의 대다수도 시집이지요.
    제 능력으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을 대변해 주는 고르고 고른 시어가 얼마나 경탄스러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Girdap
    작성일
    08.07.11 18:14
    No. 2

    수능식 시분석 수업이 시에 대한 흥미를 깎아내리는 한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추천하신 책 꼭 보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08.07.11 19:08
    No. 3

    물망아 님의 답글에 대해서... 음~ 저도 그런 경지까지 올라보고 싶습니다 크핫핫핫핫

    Girdap 님의 답글에 대해서...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시에 대한 반감이 많이 줄어든 기분이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nacukami
    작성일
    08.07.11 19:59
    No. 4

    와,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시에 대한 해석을 보면 뭔가 어렵다. 어렵다. 하게 되는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08.07.11 23:43
    No. 5

    그러게말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즐기는 기분이 들어서 좋더군요 =ㅂ= b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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