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형영, 이동일
작품명 : 남작 군터, 류센 크라이드 전기
출판사 : 마루&마야, 청어람
남작 군터는 영지 발전물입니다. 주인공은 순수 판타지 월드 토박이에, 시골구석 가난뱅이 남작에, 나이는 20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게 참 볼만합니다. 영지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구구절절히 보여주는 데다, 귀족이라는 신분에 대한 주인공의 자부심과 신분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정말 신선하게 다가옵니다(이런 게 신선하다는 현실이 안타깝긴 합니다만). 위기를 헤쳐나가며 행운을 거머쥐는, 거창한 사건은 없으나 읽는 내내 사건에 휘말리는 소설입니다.
게다가 저자는 30대 중반입니다(73년생이면...). 그 덕인지 어휘력이 남다르더군요. 출판사의 교정 교열의 문제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풍부하고 적절한 어휘 사용과 깔끔한 문장이 돋보입니다.
류센 크라이드 전기는 퓨전 판타지입니다. 나이 서른에 숫총각으로 죽어 환생한 남정네가 여자에 목말라 판타지 월드를 헤매는 내용인데, 주된 재미의 원천은 여자를 찾아도 갖가지 이유를 들어 진행되지 않고 이별을 맞게 되는 점입니다.
일단 민망한 서술이 상당히 많습니다. 읽다 보면 주인공을 바라보며 이게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분이 안 갈 때조차 있으니까요. 게다가 A컵을 가장 큰 사이즈라고 생각하는 서술자라니, 주인공만이 아니라 어쩌면 저자도 주인공과 같은 처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느냐 하면 글쎄요... 주인공의 눈과 독자의 눈을 구분하는 시점 활용 하나는 재미있긴 했으나, 나머지는 기대할 수 없더군요. 러브 코메디도 아니고, 로드 어드벤쳐도 아니고, 어중간하고 뜨뜻미지근해서 읽는 내내 복장이 뒤집어집니다.
읽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으나, 읽고 나서 돌은 던지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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