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맞이하여 올 한해 읽어봤던 장르소설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갔지만 나름 재미있었던 작품들을
추천해 봅니다.
1. 절대강호
아무래도 올해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절대강호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흠잡을 곳이 거의 없더군요. 권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쉬어갈 곳과 절정에 치달을 곳이 적절하게 배분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하드보일드한 스토리를 좋아하는데, 절대강호는 제 취향에 딱 맞더군요. 오타나 비문도 거의 보이지 않고, 분량도 9권으로 적당합니다. 읽어보면 테이큰이나 아저씨같은 영화가 연상됩니다.
2. 금협기행
정구님 특유의 유머러스한 인물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묘사가 장점이죠. 신승, 박빙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글도 좋아할 겁니다.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도 유머를 잊지 않는다는 게 정구님의 매력입니다. 읽다보면 즐겁거든요. 금귀의 지나친 금에 대한 집착 빼고는 단점이 거의 없습니다. 살짝 조기종결의 느낌이 나지만 작가님이 잘 마무리 하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결말을 망치면 평가가 좋을 수 없는데, 이 작품은 조건이 좋지 않았는데도 결말을 훌륭하게 맺었습니다.
3. 폭염의 용제
김재한님의 소설은 캐릭터와 설정에 공을 들이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사이킥위자드와 마검전생이 바로 그런 소설들이었지요. 이번 폭염의 용제도 탄탄한 설정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물론 서브컬쳐에 많이 익숙한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징적인 캐릭터들이지만, 이정도도 해주는 작품 정말 드물어요. 특정 여성캐릭터와 마법설정에 집중하다보니 몇몇 캐릭터들이 묻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스토리야 전형적인 회귀물에 드래곤물을 가미했지만 전형적인 스토리를 어떻게 잘 꾸미느냐가 역시 작가님의 역량이겠지요.
4. 천년무제
이건 약간 미묘한데요. 일월광륜이나 낙향무사 좋아하셨다면 이 글도 좋아하실 거 같네요. 내공을 수련하다 천년동안 잠자게 된 춘추전국시대의 무인의 이야기이죠. 타임리프물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지터의 무협판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성상현님 글의 특징으로 클라이막스가 흐지부지하다는 단점이 있지요. 성상현님의 작품들은 대개 구파일방등 기득권의 세력이 너무 공고하여 주인공을 압박하는이야기가 주가 되는데, 대개의 무협이라면 클라이막스에서 악당과 적은 죽이고 기득세력은 박살내어 통쾌한 재미를 주는데, 성상현님의 글은 작가성향 때문인지 악당을 죽이지 않아요. 기득세력과 싸우기는 하지만 적당한 시점에서 타협해버립니다. 그런 면에서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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