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야마오까 소하찌 (산강장팔)
작품명 : 대망(大望) (원제는 도꾸가와 이에야스임)
출판사 : 중앙출판사
198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교사였던 노남용 선생님은 소설 [대망]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눈물 젖은 빵을 먹지 않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고, 대망(大望)을 읽지 않고서는 정치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저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죠. 그렇게 대단한 책이 있을 리가.... 하면서 말입니다.
그로부터 9년 뒤인 1995년에 만화방에서 대망(大望)을 만화로 만났습니다. [바벨2세]의 작가가 그린 것 같더군요. 그런데 6권까지밖에 안 나와서 뒷부분이 궁금해졌습니다. 서점에 갔더니 중앙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이 있더군요. 3권부터 사 와서 내리 20권을 다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정말 대단한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남용 선생님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읽기는 다 읽었는데 전체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한 권에 400페이지가 있고, 모두 20권이니 대략 8000페이지쯤 되는 소설입니다. 읽는 순간에는 기억을 하지만, 읽고 난 다음에는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시 읽고, 다시 읽어서 모두 3번을 읽고 나니까 비로소 전체 줄거리가 이어지더군요. 그 뒤로도 심심하면 또 읽고 또 읽고 해서 지금까지 아마 30번은 넘게 읽었을 겁니다. 이 책은 정식으로 번역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정식으로 출판된 책이 따로 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인지 하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입니다. 이 책은 아마 32권으로 되어 있을 겁니다.
이 책에 나오는 도꾸가와 이에야스는 김대중 대통령과 닮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충성스러운 가신들이 있다는 점도 닮았고, 첫 마누라를 잃었다는 점도 닮았고, 아들들이 문제가 생겼다는 점도 닮았고, 강력한 적들이 있는 점도 닮았고, 김대중의 성격과 이에야스의 성격도 닮았고, 비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닮았고, 적에 대해서조차 관용을 베풀 줄 알았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참고 삼아서 말씀드리자면, 이월하 선생의 소설 [옹정황제]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닮은 옹정황제가 나옵니다. 어찌 그리 닮았는지 제가 무척 우려를 했더랬지요. 결국 옹정황제도 노무현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1998년 1월에 대통령당선자로서 김대중 당선자가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면 그 신년사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 신년사에서 김대중 당선자는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그것이 자신의 책무임을 말합니다. 이 대목은 이에야스가 임진왜란 정유재란이 끝났을 때 일본을 책임지겠다는 결심을 한 장면과 그대로 겹쳐 보였습니다. 입장이 닮다 보니, 반응도 닮아 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대망(大望)을 제가 40년 살아오면서 읽었던 책들 중에서 넘버3로 꼽습니다. 이 세상에는 좋은 책이 무척 많을 겁니다만, 그 중에서 넘버3입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어 보면, 저처럼 정치에 눈을 뜰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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