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을제상인, 금강
작품명 : 팔만사천검법, 금검경혼
출판사 :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무협작품을 뽑으라면 을제상인님의 팔만사천검법을 꼽을 수 있겠네요. 삼절마검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르시는 분이 더 많을 겁니다. 표류공주는 엔딩이라도 그나마 나은 편이죠. 이건 시작도 엔딩도 시종일관 비극적입니다. 창작무협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나라 창작무협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 발해의 혼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검경혼은 문주님의 첫 작품이고 제가 처음으로 접한지도 어언 20여년이 넘었군요.
어린시절 팔만사천검법 때문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와중 금검경혼을 접하게 됩니다. 기정무협이라고 하나요? 왜 그리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무협을 좋아하는 만화방 모임에 어쭙잖게 끼어서 주워들은 금검경혼을 읽으며 비로소 무협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전에는 무협은 한문도 많고 팔만사천검법처럼 암울한 책이란 인식이 강했거든요. 금검경혼은 철저하게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당시 열 살이었던 제가 번역 무협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은 병신같은 주인공도 한몫했지만 어지러운 심리묘사나 중국, 중국인의 생활상, 역사적 배경을 모르니 답답한 게 컸습니다.
한국창작무협은 사회나 대의보단 개인에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짱센 주인공이 등장하니 누군가는 식상하고, 유치하다고 말하겠지만 복수물의 왕도라 부를 수 있는 독보건곤은 1000번은 재탕했고 대도오, 생사박, 혈기린외전을 좌백님 최고의 작품이라 꼽아도 제겐 야광충이 짱이었습니다. 책장 한편에 가득한 무협소설을 볼 때 마다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네요. 야자 시간에 숨죽여 읽거나 주말에 밤새워 읽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각설하고, 새로운 게 싫다면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장르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운이 좋으면 모르고 있었던 걸작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우리가 꿈꾸고 희망하는 한 장르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오늘도 불철주야 매진하는 분들을 응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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