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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상운- 독비객

작성자
坐照
작성
03.04.01 13:57
조회
2,043

이 작품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그리고 훌륭한 작품이다. (출판사-북소리)  

내가 보기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다. 내 나름대로 점수를 매기면 당연히 A+

1. 젊은 작가가 젊었을 때 쓴 작품이다.

1-1 요즘 통신무협 발달로 무협을 쓰는 사람들 대부분이 젊은 작가들인 것이 현 추세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젊은 작가들 작품은 거의 본능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보노라면 엉성한 데가 한 두 군데 즉 스토리도 엉성하고 구성도 치밀하지 못하며 문장 또한 매끄럽지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습작한 것을 소설로 그대로 내놓은 것 같아 그런 소설을 읽고 있으면 무협을 읽음으로써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그로인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이 작가 또한 젊은 작가이며 더욱 그의 나이 22세때 이 작품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요 근래 보기 힘들었던 아주 훌륭한 작품으로 그런 젊은 작가가 이런 작품을 썼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 작가는 요즘의 젊은 작가들중 저를 놀라게 한 두 번째 작가였는 데, 첫 번째는 등선협로를 쓴 운곡이란 작가였습니다. (사실 운곡님이 젊은 분인지 어떤 지는 잘 모르며 다만 요즘 그 이름이 거명되고 있기에 젊은 분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이 두 작가는 저가 생각하기에 무협에 조금만 더 정열을 투자한다면 좌백, 설봉 등을 이어 다음 세대의 무협을 이끌어갈 몇몇 뛰어난 작가군에 그 이름을 올릴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한마디로 이 작가는 천재성을 가진 작가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며 이 작품은 또한 독자들이 들고 다녀도 하등 부끄러워하지 않을 당당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2. 신선한 캐릭터와 유머스러한 심리 묘사

2-2. 주인공은 55세의 영감이고 덩치가 크고 근육이 울퉁불퉁하여 신선의 풍모와는 거리가 먼 그런 인물입니다. 이런 영감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부터 저가 보기에는 너무 참신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가 여태 읽은 무협 중 이렇게 나이 많은 영감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을 읽은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인공은 천하제일인은 아니지만 절정고수이기도 하는 데 그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부분 성장무협인 요즘 무협들을 읽고 있노라면 흔히 지루함을 느끼곤 하였는데 이 작품은 이미 절정고수의 상태에서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사건이 바로 시작되어 곧장 책속으로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더욱 주인공의 성격은 자신보다 약한 놈들에게는 힘을 바탕으로 위력을 행사하여 자기의 의사대로 처리해 나가고 자신보다 강해 보이는 놈들에게는 부드러운 말로써 그 자리를 모면하려고 하는 그 잔머리 굴리기는 시종 저의 웃음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으로 정통무협이 읽기 싫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주인공의 성격 즉 정의의 사도이며, 내 한 몸 희생하여 전체 무림의 평화를 구한다는 마음을 바탕으로 하면서 매사 일처리는 융통성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으며 명분과 자존심 굽히기 싫어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우둔하고 무식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한마디로 머리는 엑서사리로 달고 다니는 듯한) 그런 매력없는 캐럭터 설정에 너무 식상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였는 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애초부터 그런 것하고는 거리가 먼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약간 시각을 달리하면 주인공은 자연의 법칙이 적용되는 강호에서 살아남는 자는 강자가 아니라 적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법칙을 나름대로 깨친 인물로 비추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거기에다가 작가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의 심리까지도 유머스러우면서도 세밀하게 묘사를 하며 그런 부분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배어나오고 때로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심리묘사를 할 수 있는지 내내 탄복하였습니다.

3. 치밀한 구성  

이 작품의 구성은 얼마나 치밀한 지 독자인 저가 읽고는 순간적으로 잊어 버렸던 상황까지 작가는 그후의 다른 상황에서 들추어내어 아귀를 맞추어 나가는 솜씨를 보이고 있어 작가가 이 소설에 들인 정성을 짐작케 할 수 있었습니다.

4. 기타

이 소설중 저의 기억에 남는 부분은 주인공이 절벽에서 떨어져 기연을 얻는 식의 정통무협을 패러디한 장면과 주인공이 상황을 복잡하게 꼬이도록 한 흉수와 결전을 나누기에 앞서 나누는 대화 내용이었는 데, 이 대화 내용은 오늘의 우리 정치판을 풍자한 것처럼 느껴져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이 마지막에 천하제일인이 되는 과정 역시 너무 예상밖이라 어이가 없어 허허 웃음만 나왔습니다.

단지 이 작품에는 무협의 극적 재미 즉 긴박감이 조금 부족하였는 데 그것은 이 작품의 분위기가 밝고 경쾌한 것에 따른 필연의 결과이고 어울릴 수 없는 부분인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좀 더 첨가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그래도 있었습니다.  

사족

좌백님의 해설에 보면 이 작품의 단점은 싸움의 과정을 너무 상세하게 묘사함으로 인해 작품전체의 흐름에 비추어 마치 멜로드라마에 람보의 근육이 등장한 것처럼 되어 거슬린다고 하였는 데,

제가 읽어본 바에 의하면, 전연 그렇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한 것으로 인해 이 작품이 더 뛰어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머스러울 때는 유머스럽고 긴박한 상황에서는 긴박하게 적절히 조화를 맞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밥을 한그릇 먹는데 내내 김치하고만 먹을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작가는 이 소설 후 신체강탈자, 무림맹연쇄살인사건이란 책을 썼는 데, 위 두 책도 저가 아주 재미있게 읽은 것이나 저가 보기에 오히려 초기작인 이 소설이 더욱 알차고 충실한 것으로 보여져 이 소설이 이 작가의 대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양각양은 읽지 못하였음)

  


Comment ' 5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4.01 16:57
    No. 1

    좌조님 아주 상세하고 자세한 감상글입니다.
    감상보다는 비평글에 더 가깝군요. ^^

    사실 중고독자분들은(저도 포함해서..) 신인작가가 나오면 대부분 자신보다 어릴 거라고 여깁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지요...ㅡ,ㅡ)

    결국 책에 나이가 표시 안될 경우엔 글로써 판단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또한 정답은 아니더군요...

    이 나이에 이 정도의 심상을 적을 순 없을 거야...했는데 나이 보다 훨씬 미묘한 감성을 지닌 작가도 있고...

    이런 글이면 무지 어리겠구만...했는데...알고보면 나이가 꽤 드신 작가분일 때도 있지요...^^

    참 묘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글만 봅니다...ㅡ,ㅡ)

    좋은 글 감사드리구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海風
    작성일
    03.04.01 17:03
    No. 2

    주인공이 영감이라는 건, 참신하다는 말이 틀림없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no*****
    작성일
    03.04.01 18:16
    No. 3

    백야님의 색마전기도 주인공이 늙은 색마이지요^^;
    그냥 참고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3.04.01 21:15
    No. 4

    색마전기의 두근요는 환갑이 지났지요..쿨럭...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저도 그냥 참고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만화량
    작성일
    03.04.02 10:34
    No. 5

    독비객이 색마전기보다 먼저 나오지 않았나요? 아닌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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