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 한마디 적고자 합니다. (글 재주가 미천하니 이해해 주시길.)
책방 초기에는 책방에 무협, 판타지뿐만 아니라 외국소설들도 많이 갖춰져 있기에 평균 하루 2권 정도는 빌려다 보는 편이었습니다. 가끔 좋은 책들은 사기도 했습니다. (삼국지, 은하영웅전설, 반지의제왕(반지전쟁 초기 제목입니다)등....
휴일에는 6-9권 정도를 빌려다 보는 책방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주 우수고객이었죠. (다음날 바로 반납까지 해주니..)
인터넷연재로 인기를 얻은 작품은 거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빌려다 보거나 찾기 어려우면 사서라도 꼭 봐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었죠. 그때 작품들을 읽으면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돈보다는 시간-다른 책을 읽을 수 있는-이니..)
중간에 인터넷 연재 작품뿐 아니라 기존 작가들의 글들과 외국소설 등(마이클 클라이튼, 톰 클랜시, 베르나르 베르베르, 존 그리샴 등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나 취향에 맞는..), 좋은 책방을 한 서너 군데 뚫어놓으면 1년 365일이 즐거웠었죠. 빌려오면 지뢰라고 할만한 작품도 1%도 안 넘었으니까요.
그러다 시간이 좀 흘러 책방에서 외국소설 등이 자취를 감춰가기 시작하고 국내 인터넷연재 소설들이 책방을 점령하기 시작하더군요. 초기에는 나름대로 취향에 따라 좀 보기 싫은 작품은 있어도 지뢰라고 할만한 작품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취향의 책들을 선별하려고 한 번에 3-4권을 빌려오면 모두 1권씩만 빌려오는 방법을 사용했죠. 나름대로 그 방법을 쓰면서 만족하길 1-2년. 갑자기 1-3권은 괜찮은데 후반부에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거나 연중 되는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책 선별이 힘들어지더군요.
요즘에는 아예 책방에 가면 취향 차이도 있겠지만 지뢰밭이라 책을 빌려오기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그런 지뢰밭들 덕분에 문피아나 인터넷 공간, 지인들이 추천하는 책들조차 근처 책방에는 들어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고 점점 독서의 즐거움을 빼앗기고 있답니다.
물론 출판사의 입장에서야 많은 책을 출판 하는 게 이득이겠지만 도리어 그런 상술 덕분에 양질의 좋은 책들도 독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아(너무 많은 책이 쏟아져서 요즘은 어떤 게 괜찮은 책인지 알 수가.. 예전에는 괜찮은 책이라고 소문이 나서 빌려다 보면 그리 실망은 하지 않았으나 요즘은 그것도 아닌지라..) 사장되어 버리는 게 아닐는지?
최근에는 책방에도 거의 가질 못하며 (10권을 1권씩만 무작위로 뽑아올 경우 제 취향에 맞는 책이 1권이 있을까 말까 한 실정인지라..) 좋은책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도 문피아나 몇 군데 사이트를 통해서 몇 분 제 취향과 같은 분이 추천 글을 올리신 걸 빌려다 보는 현실덕분에 책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듯도.
진정으로 출판계를 살리려면 출판사에서 양질의 글들을 철저한 검증을 거쳐 출판하셔야 독자들이 믿고 사거나 빌려볼 수 있게 되지 않을는지.
PS1 : '왜 이 글을 썼느냐' 라고 하실 분들께 먼저 죄송.
PS2 : 이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려도 될는지 완전히 확신할 수가 없으니 혹시라도 잘못된 장소에 올린 거라면 삭제하셔도 무방.. (이동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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