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카이드라
작품명 : 콜드 크라운
출판사 :
한담란에 동시에 여러 번 추천이 올라왔길래 읽게 되었습니다. 같은 꿈을 꾸다만큼 재미있다는 추천에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습니다만, 정주행 이후 감상은 읽을만 했지만 아쉽다는 겁니다.
콜드 크라운에서 제가 가장 아쉽다고 느낀 부분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불투명한 주제, 두번째는 긴장감의 부재, 그리고 세번째는 지지부진한 진행도입니다.
콜드 크라운은 중세 시절의 유럽과 유사한 문화권을 지니고 마법이 존재하는 대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다른 대륙들의 존재도 알려져 있으며 타 대륙 간의 교류를 위해 대항해시대가 개막되기 직전의 상황에서 군사대국 미르칸 제국과 기타 왕국들(이슈페린, 발렌시아, 세이룬, 델라스 등등)과 힘겨루기를 하며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야기는 이슈페린의 제 2 왕자 아리나트와 신의 형인 아스트로웰 왕세자 간의 불화를 시작되는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아리나트 왕자의 어머니는 미르칸 제국의 황녀로, 자신의 아들이 이슈페린의 왕좌에 오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지요. 하지만 아리나트 왕자는 아스트로웰 왕세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불화가 시작된 날도 아리나트 왕자는 자신의 형을 만나러 갑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어머니인 황녀와 누군가의 대담을 듣게 되지요. 이 날 아스트로웰은 암살자들을 만나 자신의 최측근이자 친구를 잃습니다. 그리고 아리나트 왕자와의 대담을 통해 이 것이 아리나트의 어머니가 꾸민 술수라는 것을 깨닫고 아리나트 왕자에게 이제부터 그를 적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아리나트 왕자는 어느덧 청년이 됩니다.
여기까지가 콜드 크라운의 프롤로그이자 1화의 내용입니다.
1화만으로 이렇게 훌륭하게 갈등 구조를 형성하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작가님의 필력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이후에 등장하는 콜드 크라운의 케릭터들도 하나같이 생생하고 활기가 넘칩니다. 그러나 전 이 것이 콜드 크라운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콜드 크라운은 군상극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군상극이란 연극이나 영화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으며 그 그 다양한 인물과 이야기 하나 하나가 주, 조연의 개념을 떠나 모두다 부각되는 작품을 의미합니다(출처: 네이버 지식인). 하지만 콜드 크라운은 소설입니다. 배우들의 행동과 표정 연기를 통해 의미를 압축해서 짧은 시간 내에 받아들일 수 있는 연극 및 영화에 비해 오로지 문자로 묘사되는 등장인물들을 활기넘치게 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1화만 보면 마치 이야기가 아리나트와 아스트로웰 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기대를 품게 합니다만, 하지만 이후의 진행을 보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는 케릭터들로 인해 기껏 끈 독자(접니다)의 관심과 주의를 흩뜨립니다. 처음 아리나트의 시점에서 진행되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아스트로웰의 시점으로 갔다가 뜬금없이 티어리스라는 여마법사의 시점으로 넘어갑니다(물론 나중에 아스트로웰 왕세자의 과거에 연관이 있다고 나옵니다만). 그리고 세이룬의 왕녀의 시점, 미르칸 제국의 황제의 시점, 노튼힐 왕국의 왕세자의 시점, 로델 재상의 시점, 발렌시아 왕국의 왕자 시점, 해적선장의 시점, 델라스 왕국의 공주 시점... 이야기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모두" 보여주면서 진행됩니다.
지나치게 시점 변화가 잦다보니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아리나트와의 공감대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이야기의 주제가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이야기의 주제가 흐려지니 긴장감도 사라지고, 긴장감이 사라지면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서 진행이 지지부진하다고 느끼게 되죠. 솔직하게 말해서 전 아직도 아리나트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려 80회나 연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분명 콜드 크라운에서 등장하는 케릭터들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글을 계속해서 읽게 되는 원동력은 그 케릭터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게 만드는 기대심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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