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후아유 5권
출판사 : 드림북스
이전에 비평란에 후아유 4권 비평을 했었는데 5권은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일단 조폭 후려패는 내용이 안 나오니 살 것 같습니다. 후아유의 장점은 전투에 집중한 나머지 전투를 빼면 아무 것도 없는 빈 껍데기만 남는 다른 글들과 달리 일반 소설로 읽는다 해도 충분히 즐겨 읽을만한 내용들이 꽤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분은 이것을 단점으로 꼽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오더군요. 저는 무협지를 볼 때도 무공지라 불리는 것들을 증오합니다.
1권부터 5권까지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1권 - 절망에 빠진 자의 고뇌와 그것에서 헤어나오는 과정
2권 - 이능력을 바탕으로 사건해결
3권 - 재벌 2세의 뜬금살인
4권 - 양학;
5권 - 국가기관에 소속되어 본격적으로 임무 투입
1,2권은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3권은 찝찝했고 4권을 읽으면서 불쾌했다면 5권은 1,2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듯 보입니다.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감상란이 아닌 비평란에 글을 쓰는 이유는 작가 분이 대리만족을 너무 지나치게 추구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 2가지를 들겠습니다.
1.이전부터 주인공 주변에는 이상하게 여자 조연들이 많이 꼬여서 말들이 꽤 많았죠. 이혼 남에 구조조정 당한 중년남에 불과한데도 말이죠. 이번 권에는 신은서가 엔터프라이즈 회장 딸로 나오더군요. 놀랐습니다.
왜 신은서는 회장 딸이 되어야 했을까, 과연 회장딸이 경영전략팀이나 재무팀 같이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아닌 총무팀이라는 잡다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곳의 대리라는 직위에서 배울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과연 현실에 이런 식으로 회장 딸이 타기업 총무팀 대리로 일을 배우는 케이스가 존재하기나 할까라는 등의 의구심을 끝없이 자아내게 하더군요.
제 생각엔 대리만족을 위한 무리한 설정 같습니다. 초미녀에 재벌 집안의 천재 과학자, 경비원으로 일할 때는 그가 속한 조직의 장인 관장의 딸내미, 알고 보니 회장 딸내미에 차가운 여자지만 주인공 앞에만 서면 적극적인 여성이 되는 과거 총무팀 부하, 하다 못해 고시원에 있을 때는 고시원에서 인기있는 여자 등. 주인공과 썸씽이 있는 여자는 무조건 화려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천재적인 정보관리 능력에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김미연이라는 동료와 미국행을 가게 됐는데 이 김미연이라는 캐릭터 또한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제발 좋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주인공에게 시비를 걸고 퇴직시키려 했던 상무 일가의 몰락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정의로운 논리나 설득의 과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권력으로 음해하려는 자들을 그보다 더한 권력으로 응징했다는 점입니다. 하물며 그 응징의 수위도 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습게도 이 부분들에서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올바른 집필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어거지가 심하다라는 느낌도 강합니다.
1,2 권을 읽고 현대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고까지 느꼈던 후아유에 6권 이후로는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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