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안현일
작품명 : 죽어야 번다.
출판사 : 파피루스
저는 책을 빌리기 전에 먼저 문피아 감상란에 그 작품을 쳐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감상란의 쓰여진 글의 갯수와 그 작품의 재미가
꼭 비례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죽어야 번다는 4권까지만 나왔음에도 상당히 평가가
좋더군요 비평란에 글도 올라왔는데 대부분 옹호하는 분위기구요
그래서 빌렸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제가 보기엔 아쉬운점이 많았고 2권을 보던도중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제가 느꼈던 아쉬운점을 짧게
적겠습니다.
몇가지 짚어보겠습니다.
물론, 겨우 2권까지 보고나서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아내가 바람이 나서
도망쳤건 돈을들고 튀었건(이건 추측)간에 도대체 얼마나 그게
큰 충격이었길레 최고라는 왕립 아카데미에서 수석을 했고 꽤나
능력있어보이는 지인(남작)이 `내 그릇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라고 까지한 주인공이 바람난 아내 찾는답시고 누구 보호자도
없는 어린아이 둘을 남겨두고 몇 년 씩이나 떠났다는것.
먼저 여기까지만 봤을 때 주인공의 성격을 적어도 저의 입장에서
추측해 봤을때 "매우 다혈질,성격이 급함,배려심 부족" 이었고
그 뒤에 작위를 팔아치우고 돌아와서도 정신 못차리고 버려뒀던
애들이 빈민촌에 사는것에 아랑곳 않고 이 집은 내 집이다. 라며
박혀서는 그런 아이의 코묻은 학비까지 빼앗아 도박을 한 주인공
은 간간히 나오는 주인공의 후회라는 감정으로는 도저히 저를
납득시키지 못했습니다.
정말 천하의 `개새끼`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얼마뒤에 자기가 죽고 자식들에게 돈을 준다는 계약을 할 때도
전혀 감동이라고는 찾아오지 않더군요 그저 저에게는 이렇게
느껴 졌습니다. 도박하다가 그것도 시들해지고 아들 학비
날린건 미안하고 건강한 몸으로 일해서 애들 부양하는건 귀찮고
사는건 귀찮고 그냥 죽자!
애초에 정상적인 주인공이라면 무려 기사까지 했던 멀쩡한 몸으
로 뭐든 해서 애들을 부양했을텐데,,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렇게 계약을 한 주인공은 친구였던 남작님의 영지로 떠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포탈을 타기위해 1골드를 모은답시고 여기저기 빌리더군요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드래곤은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
1만골드를 지급한다고 했는데 주인공은 무슨 자신감으로 당연
히 그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까? 만약 주인공이
십수년간 못만난 귀족친구(주인공 스스로 거리감을 느끼던)
와 만나 토벌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그냥 거절당하고 쫓겨나
버린다면 주인공은 당장 굶어죽을판이고 아이들은 무려 1골드
의 빚이 생깁니다. 남작친구에게 가서는 준다는 돈도 받지않고
어떻게하면 빨리죽을까 고민만 하더군요
몬스터랑 싸우다 죽는게 그렇게 가치있는 죽음일까요?
뭐 좋습니다. 주인공이 친구를 그만큼 믿었다고 생각하고 넘어
갔습니다. 이제 슬슬 기대가 되더군요 어떤 감춰진 재능으로
그 영지에서 인정받아 금의환향할까? 그런데 정말이지 실망
했습니다. 기사로서 강해진것은 결국 드래곤이 포스를 돌려줬
기 때문이고 자신의 노력이 아닙니다. 그리고 십수년만에 보는
남작친구의 주인공에 대한 엄청난 신뢰도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뜬금없이 남작의 딸을 본적도없는 주인공의 아들과 결혼을 시킨
다질않나, 그 딸은 난데없이 나타난 아저씨에게 시아버지,본적
도 없는 그 아들에겐 낭군이라고 하질않나... 무슨 약간 정신적
으로 장애가 있는 소녀인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의 선배,후배들과 술자리를 가지던중 후배가
먹튀하냐며 비난할때 보인 태도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주인공의 행실을 보았을때 영주가 보여준 무조건적인
신뢰는 정말 제 3자가 보기에는 어이가 없어보일 정도인데 좀
비아냥 거렸다고 노발대발하며 팬것도 어이없고 그 뒤에 흥분
한 척 했다며 돌아서서 `내가 알고 검술을 받은것도 아닌데
어쩌라는거야?'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것도 제가 보기엔 어이가
없습니다. 제 3자가 보기에 주인공은 그저 `낙하산`인데 주인공
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듯 하더군요
어쨋든 여차여차해서 강해진 주인공은 그냥 죽으려고 간건지는
몰라도 요새로 갑니다. 기대를 가지게 하더군요. 드디어 드디어
주인공이 천재적인 전략전술로 레드울프라는 코볼트를 쓰러트
리는 스토리인가!!.........??? 라고 생각을 했던 저를 비웃듯이
난데없이 나타난 드래곤의 냄새(?)로 코볼트를 물리치고는
왜 얘네들이 나를 무서워하나? 라는 그저 호기심으로 단신으로
코볼트들을 추적하여 숲으로 갑니다. 그리고 오우거를 만나서
뭐더라.. 듀얼어쩌구를 경험합니다. 듀얼 어쩌구는 기사가 경험
하는 자신만 시간이 느리게 보인다는 현상입니다. 작중 설명에
선 보통 열심히 수련하는 기사가 1년에 2,3번 겪는다더군요
하지만 노느라 포스까지 사라졌던 주인공은 단지 요 몇일동안
열심히 수련했을 뿐인데 단지 오우거를 앞둔 초집중상태라는
작가님의 변명으로 혹은 기적으로 그 상태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익스퍼트초급의 실력으로는 그 상태를 겪어야 어차피
전투에 쓸모도 없다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소드마스터
혹은 최상급 익스퍼트4명이 달려들어야 상대가 가능하다는
오우거를 엄청난 우연과 납득하기 어려운 실력으로 이겨냅니다.
치명상을 입고 누워있던 주인공을 엘프가 주워 살려주는데 주인
공은 되려 화를냅니다. `왜 나를 살렸니? 돈 받아야되는데'
전 말합니다. `그럼 오우거한테 죽으면 되는거 아니었냐..? 그런
말을 하기엔 너무 열심히 싸운거 아니야?'
여튼 그리하여 엘프들을 만나 생명수를 받고 정말 얼떨결에
오우거를 잡은데다 정말 황당한 방식으로 코볼트들을 물리친
주인공은 영웅대접을 받으며 돌아갑니다.
그런데, 뭔가 잊고있었죠? 네, 주인공은 안 죽었습니다. 그럼
뭘 해야할까요? 빚을 갚고 애들을 먹여살려야겠죠? 그런데
남작에게 비싼 오우거 시체를 다 퍼주고 준다는 돈은 안받고
생명수를 들고 집으로 가는데 그마저 생명수팔다가 엘프하나가 협박한다고(제가 보기엔 거기서 엘프가 주인공을 드래곤이라고 해도
어차피 아무도 믿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 거금을 노예엘프
를 사는데에 몽땅투자합니다. 그리고 돈이 없어져서 다시 남작
에게 돌아가서 엘프를 돌려주고 뜬금없이(제가보기엔)깨달음을
얻어 엘프,코볼트,인간을 화해시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영웅이 된거죠(제가 보기엔 그저 우연과 기적의 결과지만)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그 돈은 아들 아카데미
의 한 학기 돈도 안되는군요...
저는 여기까지만 봤습니다. 제가 책을 정신없이 볼때는 왜 나는
다른사람들은 다 재밌다는데 재미가 없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비평글을 쓰면서 하나하나 천천히 떠올리다보니 하나하나
다 마음에 들지가 않네요. 이제야 제 스스로 납득이 갑니다.
내가 이 책을 왜 덮을 수밖에 없었는지요
다른분들이 제 글을보고 납득이 안갈지도 모릅니다. 이건 제
생각이고 어쩌면 제가지금 밤이라 피곤해서 삐딱하게 본 것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제가 생각하기에 완전 개자식이고 나중에 밝혀질 어떠한 재능을 기다리기에는 현재 너무나 생각없는 주인공을 소설속에서 너무나도 우연적인 시스템으로 영웅화 시키려는 데에서 짜증이
나고 지쳤습니다.
장황하게 썼습니다.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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