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분이 이미 지적한 부분이지만 무한의 강화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성에 대한 농담이다.
사실 요즘 나오는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개인적으로 무한의 강화사의 수위는 별로 높지 않은 편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노골적으로 신체의 일부를 특정 목적을 위해 소모할 수 있는 물건 취급하는 사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
사실 난 개인적으로 무한의 강화사를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라거나 특별할 것이 없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초반의 분위기를 잃지 않는 점에서는 칭찬할만 하다.
게임에서 판타지 세계로 진입하는 소설은 그동안 꽤 여러번 시도되었으나,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할때 이 작가는 꽤 센스가 있다.
그러나 불편한 묘사 부분때문에 모든 장점을 깍아 먹었다는 점에서 몹시 아쉽다. 재미로 읽으면서도 그 부분만 나오면 몹시 불편한 심정으로 책장을 넘겼다.
수위가 별로 높지 않다거나 유머를 위한 상황설정일 뿐이라거나 하는 말은 전혀 그럴듯한 핑계가 될 수 없다.
이건 수위 문제가 아니라 사상 자체의 문제이니까.
와이어 풀러 같은 소설도 있는데 이 정도가 뭐 문제냐고?
솔찍히 말해 난 무한의 강화사가 와이어 풀러보다 표현의 방식에서 더 저질이라고 느꼈다.
와이어 풀러를 읽었을 때 최소한 중세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면, 무한의 강화사에서는 꼭 그런식으로 전개될 필요가 없는 상황이 의도적으로 전개되는게 느껴진다.
마치 옛날에 읽었던 일본 만화의 주인공 같은 느낌이나 화장실 유머 같은 느낌? 꼭 천박한 유머를 계속해서 무한반복하며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건가? 대체 왜?
그 부분이 이해불가다.
혹자는 판타지 소설에 흔히 나오는 적 살해에 비교해 이정도는 어떠냐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과는 별개 문제다.
실제로 중세 시대에는 정당방위에 개념이 아주 관대했다.
그 시대에 자신의 안위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살인은 쉽게 정당화되는 시절이었으니, '최소한'의 이해는 가능하다.
Commen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