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송진용
작품명 : 불선다루
출판사 : 청어람
내가 그를 처음 안것은 고등학교 중간고사가 끝난뒤다. 물론 그때 내가 그가 현재의 송진용이라는 이름을 지닌 작가라는것을 알턱이 없다. 그가 내가 온것은 최루탄이 거의 사라져가던 시대에 내가 지닌 고상한 취미덕분이다.
당시에 나는 시험이 끝나면 홍익문고나 교보문고에 쳐박혀 셔터가 내려올때까지 책을 읽거나 주머니에 사정이 약간된다면 담배와 자장면 냄새,쥐포의 야릇한냄새 그리고, 퀴퀴한 책이 썩아가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만화방에가서 현재는 공장판이라 불리는 세로의 무협을 읽는 취미가 있었다.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만화방에 가서 세로본 문고를 읽는데 사마달의 이름으로 굉장히 특이한 소재를 지닌 책이있었다.
그때는 치기어린마음에 10페이지를 서서 읽고는 책을 던지거나 읽던가 둘중하나를 결정하고,몇번의 시도후에 다시 또 자장면을 사먹을지 책을 읽던지 양단간에 결정을 내리곤했다.이 또한 사라져가는 대학생들의 데모처럼 후자가 거의 선택 되어가던 즈음이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책을 고르던중에 당시 5대작가(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지만)중 하나인 사마달의 이름으로 나온 책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강산이 한번바뀌고 또 절반가량 바뀌가가는 아직까지 잊혀지지않는 소설을 말이다.(그때의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으나 후에 생사도란 제목으로 재출간 되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기억하고있었는데,세상이 네 이름을 앗아갔구나!가련하도다!) 이 덕에 나는 후에도 사마달의 이름으로 나온 숱한책을 뒤적여야했으나 결국 다시는 바닷가에서 주은 조개에서 진주를 캤을때의 기쁨을 얻지 못하였다.
오늘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술한잔을 하고 돌아오는길에 그 이름이 주는 추억에 기대어 불선다루라 적혀진 그의 책을 뽑아왔다.
즐거웠다. 그리고 경탄했다. 아!! 이제 그는 정말로 완연한 이야기꾼이되구나!!.
나는 삶이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내가 네게 혹은 네가 내게 이야기하는것이라고. 그리고 이야기에 열광하는것이야말로 인간본연의 숨길 수 없는 또다른 본능이라고.
그리고, 소설이란 다른본능에 덧대어 타인에게 전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특히나 본능에 가장 충실한 장르문학에서 그 경계에 오롯이 서서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되기란 쉽지않다. 손에 꼽을 수있을만큼의 사람이 성공한 그 쉽지 않은길을 불선다루에서 해내었다.
불선다루의 주인공은 분명하게도 소걸이다. 허나 주변의 상황은 당노인과 염파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중간에 서있는 소걸이 이 소동에 말려들어가는 것이 현재까지의 이책의 주된 이야기이다. 즉,당노인과 염파파 또한 주인공으로 볼 수 있다.
어라! 이상하다. 장르문학이 지닌 보편적인 한게의 틀로 보자면 망한소설이다. 허나 결단코 그러하지 않다. 보통의 일반적인 고정관념(대리만족본능의 충족욕구를 지닌)을 지닌 독자는 소걸을 통해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당노인과 염파파는 이성과 감성을 충족시켜준다. 때문에 본래의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지닌 독자들 또한 몰입할 수 있다. 정말 경계에 오롯이 서있다. 찬탄할 수밖에 없다. 플롯상 곧 염파파를 잃게되는데 과연 그 뒤는 어떤방식으로 우리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전해줄지 굉장히 기대된다.
추억의 그 폭발할듯이 열정적이고 건드리면 터질듯한 그가 아니라 노련하고 섬세한 그를 오늘 만났으나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월급날 즐거이 지출할 거리가 생겼다.작가에게 감사하는 바입니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소장하여도 절대 후회하지 않으리라 보장하며 감히 일독을 권하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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