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연쌍비
작품명 : 대협심
출판사 : 연재중(선호작 베스트 100)
연쌍비님의 대협심을 추천합니다. 제가 고무판에서 제일 관심을 갖고 보는 작품은 지금 추천하는 작품과 몽환님의 명포수라공입니다. 명포수라공은 많은 분들이 감상-추천글을 남기셨는데 대협심은 검색결과 하나의 글밖에 없어서, 제가 한번 더 추천글을 남깁니다.
제가 무협소설을 고르는 기준은 재미와 감동입니다. 각종 기기묘묘한 무공과 결투, 사건, 독특하고 일관된 인물의 성격 등에서 재미를 느끼고, 첩첩히 쌓인 위기와 고난을 주인공이 불굴의 의지 또는 신기묘산으로 타파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할 때 감동을 느낍니다. 그와 더불어 당시의 시대상을 상세히 묘사해서 마치 제가 주인공과 더불어 그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실적이고 역사성을 반영한 무협소설을 선호합니다.
연쌍비님의 대협심은 제 기준으로 볼 때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줍니다. 주인공인 임화빈은 제목에 명실상부한 일관된 성격을 보여줍니다. 계속 밀어닥치는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주인공은 항상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신중하고도 단호하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이러한 점이 독자의 감정이입을 좀 더 용이하게 해준다고 봅니다. 또한 주변인물들의 개성도 뚜렷해서 작품에 생동감이 있습니다.
대협심에서의 결투는 긴장감이 넘칩니다. 단순히 일수를 뻗으니 수십명이 꺼꾸러지고 강기, 강환이 난무하니 일패도지더라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결투에서는 당연히 긴장감이 넘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긴장감은 무공과 초식의 명칭만을 나열해서는 얻을 수 없습니다. 무공의 적절한 명칭, 상황에 따른 초식구사, 그리고 그 모두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묘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협심에서의 결투는 이 모두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주인공 임화빈의 성격에 걸맞는 무공(제 생각으로는 인물의 성격과 무공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김용의 신조협려에 나오는 주백통의 공명권, 곽정의 강룡십팔장, 양과의 암연소혼장 등이 대표적이라고 봅니다), 개성있는 무공명칭, 화려한 듯하지만 적절한 묘사는 보시는 분들이 충분히 긴장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한다고 봅니다.
대협심의 주된 사건전개는 추리적입니다. 요즘 출간되는 많은 무협소설들에서 실망감을 느끼는 주된 이유중의 하나는 성의 없고 뻔한 사건전개입니다. 많은 소설들이 그냥 주인공의 행보 앞에 그냥 사건들을 던져놓는다든지 아니면 앞일이 훤히 보이는 수준의 사건전개에 머물고 있습니다. 글을 쓰시기 전에 전체적인 스토리 구상을 소홀히 하셨다든지 스토리보다는 다른 요소로 승부를 보려고 하신 듯 합니다. 대협심은 추리적입니다. (미리 스토리를 알려드려서 죄송하지만)주인공은 자신을 오랜 은거에 들게 한 과거의 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강호에 다시 발을 디딥니다. 1권 가량의 연재가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과연 주인공이 어떻게 사건의 핵심으로 접근해 갈 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아직 대협심은 1권 정도밖에 연재가 안돼서 크라이맥스에서 과연 어떤 감동을 느끼게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사건, 사건마다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무위로써 사건을 해결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가치관(협)으로써 사건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무공은 마지막 수단으로 등장할 뿐입니다. 특히 주인공과 상대방과의 대화는 이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물의 가치관이 잘 드러나는 진지한 대화와 적절히 구사된 고사성어는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더 쉽게 해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인공이 마지막 수단인 무공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했을 때 카타르시스(통쾌함과 후련함)를 느낍니다.
대협심에서는 당시의 시대상까지는 잘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반영되었더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제까지 기술한 요소들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제 추천글이 좀 더 많은 분들이 대협심을 접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연재작품 외에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무협소설은 번역작품인 운중악의 용사팔황, 김용의 신조협려입니다. 전자는 과연 협(俠)이 무엇인지, 후자는 정(情)이 무엇인지를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저도 구무협만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감동은 느끼지 못 하지만 재미 하나만은 출중한 신무협도 많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묵향(1권에서 4권까지의 무협편)도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특히 주인공의 무에 관한 구도자적 수행과 1편에서 나오는 뇌황과의 결투는 흥미진진합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진짜로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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