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기문둔갑
출판사 : 북박스
지난 여름 읽었습니다 ^^ 한 8개월 정도 된 것 같네요.
오래된 관계로 스토리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전체적인 맥락과 제가 생각한 주제만 기억나네요 ^^; 양해바랍니다.
조진행 작가의 책은 무협 특유의 패도적이고 남성적인 모습보단 탈속적 냄새가 강합니다. 뭐가 무협이다, 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지금의 흐름에서 이런 향기는 오히려 더 끌리는 법이지요^^
그런데 이 책은 <천사지인><칠정검칠살도> 등 전작들의 도가적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현실적인 글이라고 느꼈습니다.
주인공인 왕소단은 '천재'로 나옵니다. 정말 천재죠. 하지만 동시에 그는 혼자입니다.
열 권의 책을 읽는 내내 그걸 느꼈습니다.
처음 집을 나왔을 때부터, 무림맹에 들어가고, 사건들을 겪고... 마주치는 곳마다 원했건 원치않건 사람들과 부딪히고 집단에 의해 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꼭 물리적인 폭행이 아니더라도 결국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폭행이라 말할 수 있겠죠.
일대일의 상황은 물론이고 일 대 집단으로 맞서기까지 합니다. 일대일이란 것도 결국은 집단에 의해 떠밀리듯 하게 되는거죠. 여기서 '집단'이란 (읽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마외도의 무리가 아니라 바로 무림맹의 사람들입니다. 정파라 자처하는 사람들이죠.
저는 이 책을 보는 내내 과연 흑백(黑白)의 절대적인 기준이라는게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사람이란 정사가 아니라 이익에 의해 구분되는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왕소단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외롭게 보였습니다.
물론 후에 연인을 만나는 등의 급진을 보이지만..(개인적으로 오히려 후반부의 이런 급진적인 스토리의 전개가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깨뜨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책을 덮으며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라는걸 많이 생각하보게 한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진행 작가의 글 중 개인적으로 가장 어렵기도 했구요.
'기문둔갑'이라는 소재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특히 말미의 심우도를 통한 깨달음 부분은 책을 오래 전 읽은 아직도 어렵다, 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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