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알랭 드 보통
작품명 : 나는 왜 너는 사랑하는가 (원제 Essays in Love)
출판사 : 도서출판 청미래
군시절,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었죠.
거의 처음 보다시피 한 계열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 책을 소장하고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난 '나'와 '클로이'에게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말 '운명적인'만남, 사랑, 헤어짐.. 그 긴 과정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의 연애경험은 거의 일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뭐랄까, 연애를 한다면 가지게 될 감성? 그리고 막연히 남자로서 느끼는 그런 감정들이 거짓말처럼 콕콕 집어내고 있습니다. 책을 사서 본 이후 처음으로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좀 주책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 책에서 풀어내는 사랑, 연애 감정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과정들은 놀랍게도 사실적이면서도 위트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연애에 있어 흥분된 감정이랄까, 뭐 그런것들을 나름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 같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그 사람에게 있어 그건 일종의 자기합리화와도 같거든요. 마치 사랑에 빠진 남녀가 서로를 맞춰가는 것처럼요. 그런 모습 자체를 정말 재미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의 놀랄만큼 방대한 지식과 그를 유머러스하고 재미나게 녹아내린 필력이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를 쭉 이어내려가는 일반 서술식 책이라기보단 '나'라는 사람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변화를 위주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챕터 또한 그런 심리표현에 따라 구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무수한 철학지식과 상식들은 결코 얕게 볼만한 것들이 아니더라구요 ^^
사기 전엔 관심이 없어 몰랐는데, 사고 나서 교보문고에 갈때마다 여지껏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걸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제 가슴을 쿡 찔러놓은 구절 중 몇개 발췌해서 남겨놓고 감상글을 마칩니다. (감상글이라기보단 추천글 같네요 ^^;)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둘 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것은 상대가 따분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둘 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따분한 사람은 나 자신이 되고 만다.
-물론 침묵과 서툰 태도는 욕망의 애처로운 증거로 여길 수 있다. 별로 마음이 끌리지 않는 사람은 유혹하기가 쉽기 때문에, 유혹에 서툰 사람이 오히려 진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관대하게 봐줄 수도 있다. 정확한 말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확한 말을 의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어떤 면에서 나보다 낫다고 믿어야만 한다면, 상대가 나의 사랑에 보답을 할 때 잔인한 역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묻게 된다. "그/그녀가 정말로 그렇게 멋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가 똑같은 요구를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중략) 자기 혐오보다 자기 사랑이 우위를 차지하면, 사랑이 보답받게 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수준이 낮다는 증거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받을만한 존재가 되었다는 증거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ps. 이 작품말고 "우리는 사랑일까"라는 같은 작가의 또다른 연애소설이 있습니다. 요것도 인기소설인데요.. 덧붙여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이건 뭐랄까, 전형적인 로맨스를 꿈꾸는 한 여인의 연애담을 <왜 나는..>처럼 심리적 표현변화를 위주로 꾸려나가고 있는 책인데요. 감정상태를 그림 같은 걸로 표현을 한다던지, 역시나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다만 이 책은 '지금 연애중'인 분들이 보면 매우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저같은) 사람이 보면 좀 우울하겠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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