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풍종호.
작품명 : 경혼기, 경혼기 지존록.
출판사 : 도서출판 뫼, 북박스.
풍종호씨의 소설 호접몽에는 수라섬혼검이라는 무공이 나옵니다. 각 작품들이 시대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풍종호씨의 소설들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호접몽은 비교적 많은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서 주목의 대상이죠.
이 사이트에서도 자주 이야기되곤 했습니다만, 저는 수라섬혼검의 첫 패배에 대해 추론하면서 경혼기 분뢰수편 다음 부분을 약간 예측해 볼까 합니다.
우선 간단한 단서를 정리.
1. 후세에 검왕이라 불리게 된 청년이 청풍검법 속에서 능풍검법을 발견해내다. 이후 검왕의 제자들 중에 능풍검법을 사용하는 자가 나오다.(by 검신무, 시기 불명)
2. 악무극, 독왕 곡인도에게 능풍검을 사용.(by 경혼기, 시기 불명)
3. 700년전 모용가의 선조. 수라섬혼검을 얻다 -> 쇠를 갈라도 이도 안 나가고 머리카락도 불어 절단하는 보검을 얻다. -> '느릿느릿 움직이며 꽃밭을 향유하는 듯한 기묘한 신법'을 사용하는, 절대무적의 신위를 가진 자에게 깨지다. -> '기묘한 신법, 수라섬혼검의 이치 자체를 파괴할 수 있는 신법'을 얻으면 수라섬혼검의 저주를 깰 수 있다. (by 호접몽, 700년 전)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혼기/지존록의 검왕 모용두를 '청풍에서 능풍검을 발견해낸 모용세가의 선조'라고 해석하고 있고, 수라섬혼검에 첫 패배를 안겨준 상대를 풍현이라고 해석하지만 반론이 몇가지 있습니다.
1. 청성파에선 후세에 검왕이라 불리게 된 젊은이가 가르쳐 준 능풍검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경혼기에서 묘사된 적우자의 성품을 봤을 때 그럴 것 같진 않다.
2. 검왕 모용두는 이미 검을 손에 들지 않고 있는 단계이며, 그가 사용하던 보검 한상은 악무극이 들고 있음. 보검을 들고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에 어긋남.(사실상 이게 제일 큰 문제)
3. '느릿느릿 움직이며 꽃밭을 향유하는 듯한 기묘한 신법'이란 무엇인가?
1번의 해답(추측) : 일단 적우자가 장문인이 되기 전에 일어난 일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언급을 보면 당시 장문은 내켜하지 않았지만 장로들의 반발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며, 오히려 이것이 적우자를 변호하기 위한 언급일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2번의 해답(추측) : 분명히 검왕 모용두는 한상을 이미 버렸습니다. 이미 보검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 그가, 만에 하나 보검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한들 한상에 다시 손을 대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또다른 보검의 존재를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상관월이 사용하던 왕자군림검!
분뢰수는 상관월을 쓰러뜨린 후에도 왕자군림검의 원형인 저주혈마도를 가지고 떠났으며, 그 저주혈마도는 '자신을 알고 완전히 극복한 자가 왕자군림검을 드러낼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리고 검왕 모용두는 분명히 그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물이겠지요.
상관월 격퇴후 삐진 분뢰수가 검왕이랑 도왕은 무시하고 다른 곳에 갔다는 건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본래대로였다면 일단 달려가서 '자, 승부하자!' 했어야 했을 상황인데도 그걸 안 했다는 건, 틀림없이 분뢰수가 너무 삐져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라는 뜻일테니까요. (..)
3번의 해답(추측) : 그 신법에 대한 단서는 호접몽 내에 있습니다. 우선 '절대무적의 신위를 가진 인물', '꽃밭을 향유하는 듯한 괴이한 보법', '수라섬혼검을 파해할 수 있는 이치'.
풍종호씨의 작품 중에서 절대무적이라는 말은 오직 풍현에게만 바쳐지고 있는 헌사이자 상징물로서, 우선 이것만으로도 수라섬혼검의 첫 패배가 풍현과 관련있을 가능성은 절대적입니다.
그리고 지존록 8권까지의 단서에서, '꽃'과 관련된 무공이나 인물은 .. 우선 '화왕花王'. 천하오패중에선 제일 약하다거나, 전백옥과 100초 가까이 싸웠다는 언급이 있지만 .. 현재까지 저 부분만을 빼면 전혀 단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의외의 강함을 가진 인물일 수 있지요.
화왕을 제외하고 남는 것은, '천단전향신마공'밖에 없습니다. 지존록 본편의 설명 중 단을 쌓는 여자의 주변에 꽃잎이 계속해서 휘날리며, 그 향기가 하나로 합쳐진 수라쌍극패를 강제로 분리해버리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풍현이 익히지 못한 천단전향신마공 최후 삼단부는 '신마조화경(神魔造化境)'으로, 이것은 틀림없이 수라섬혼검의 이치 자체를 파해할 수 있을 법한 이름이죠. (..)
즉, 현재의 추측은... (분뢰수가 풍현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현재로선 거의 확실해 보이므로)
1. 검왕 모용두는 젊었을 때 청풍에서 능풍검을 찾아냈다. (수라섬혼검의 습득여부는 미확인. 1~4 중 어디라도 가능)
2. 검왕이 된 이후 지존록 사건 발생.(?)
3. 귀역 격파 후 분뢰수가 뒤늦게 검왕을 찾아가 저주혈마도를 맡기고 왕자군림검을 발견해 낼 것을 요청.
4. 분뢰수 각성(?) -> 천단전향신마공의 최종단계인 신마조화경 습득.(백포를 풀어냈는가, 풍현의 기억을 찾았는가는 불명)
5. 검왕 모용두, 이미 깨진 십절천검은 버리고(..) 왕자군림검+수라섬혼검으로 천단전향신마공의 신마조화경과 대결. 패배.
이 정도면 비교적 아귀도 맞고, 한번 상관월을 격파한 분뢰수가 상대하기에도 적절한 난이도(?)를 가진 상대가 등장하는 것이므로 가능성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번 나온 다음 그냥 휙하고 버려지는 게 아니라, 음수 곽자우가 기연을 얻어 강해질 것을 예고한 것처럼 왕자군림검이 재등장 한다고 하면 꽤 근사할 것 같으니까요.
이상, 느닷없이 떠올린 망상이었습니다. 사실 3번째의 신법에 대한 것은 호접몽 처음 나올 때부터 했던 추측이므로(아마 같은 추측 하신 분도 많으실 것 같고), 새롭다고 할만한 건 '분뢰수가 검왕에게 저주혈마도를 넘겼을 가능성' 정도겠지만요.
슬슬 9권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식으로 독자들의 뒤를 치실지 기대가 됩니다. >_<
ps. 아, 빼먹었군요. 이런 생각이 떠오른 이유는, 경혼기 지존록 5권에서 '4대기보 중 하나에 얽힌 일이 좀 있다'는 검왕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게 일월륜일 가능성은 낮아보이고, 지존환이나 천녀산화도와도 좀 거리가 있어 보여서, 역시 왕자군림검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게 발단.(송가촌의 혈사를 막지 못한 것일까도 생각했지만, 그런 거라면 단천상이 고개를 갸웃거릴 이유가 없으므로) 관련이 있건 없건 전개 자체는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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