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검을 읽고-
무상검을 7권까지 독파했다. 완결이 된 소설은 아니지만 다른 소설들처럼 조급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느낌의 갈래는 여러 가지이고 그만큼 소설 자체가 갖는 특성상 꿈속을 걷는 듯 몽환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저것 생각나는 느낌을 나열해봄으로써 무상검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 보고자 하였다.
무상검의 주인공 유검은 우선 만화 H2의 주인공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권태로운 듯 하면서도 그가 하는 행동들은 어떤 진득한 욕구나 욕망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감정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구속받는 것이 없고 사실은 있다고 해도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스레 감수하거나 고통스런 생각은 나중에...이런 식의 사고방식이다 보니 무상검에 대한 길을 재촉하는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 여러 사건들도 그리 크게 부각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궁극의 목표인 무상검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순순히 얻으면 재미없고 주인공이 그것에 대해 너무 집착을 보이는 것을 나타내는 것도 속되 보이니까 여러 사건들을 약방의 감초처럼...이런 느낌이었고 이는 추구하는 바가 다른 소설에서 보이는 사랑, 복수 등의 지극히 통속적인 주제에 필연적으로 생기게 되는 갈등 요소와는 그 궤를 달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검은 밑바닥 인생이 아니다. 만인에게 인정받는 초엘리트 출신이고 만인에게 받는 기대에 화답하듯 범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길을 걷는 굉장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여자들에게도 인기절정을 달리는 그야말로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가...-_-;;;
소설을 읽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_-;;;
소설 속의 사회와 현실 속의 사회가 얼마나 같은지...
엘리트들은 엘리트들끼리 놀고 부자들은 부자들끼리 노는 것처럼...
유검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굉장한 사람들 밖에 없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꾸는 꿈 같은...
유검의 존재는 꿈에서라도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이 아닐까...?
소설 상으로 볼 때 무상검은 그 어떤 절실함이나 치열함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삶은 치열함이나 절실함이 잔뜩 묻어나는데 무상검에서는 주인공을 따라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 같고 그래서 그렇구나..그러려니... 하면서 정신이 몽롱해진다...-_-;;(마약한 것도 아닌데...)
우리는 무엇 하나에 집착하지만 주인공 유검은 집착하지 않는다...
확고한 자신감은 아니지만 언젠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굉장한 여유가 느껴진다...
그도 사랑을 하고 이루고 싶은 것도 있고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에 따른 험난한 운명이 기다리지만 결코 무엇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부럽고...
되고 싶고...
이러한 점이 완결되지 않은 무상검을 7권까지 읽게 된 이유이다...-_-;;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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