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들을 읽다보면 주인공이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더군요. 자기가 잘못을 했든 가만히 있었든. 덕분에 주인공의 운명이 거침없이 꼬이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이 많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오해받아 슬픈 주인공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순위 아닙니다.)
1. 졸지에 광인이 된 <전전긍긍 마교교주> 도유강
마교에 있을 때에도 단지 전전긍긍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불쑥 내뱉은 말 때문에 졸지에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소교주가 된 도유강. 그가 오해를 받는 것의 서막에 불과했으니.
절대적 충성의 화신 풍천에게 끌려다니면서 그에 대한 오해가 커져 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명령을 빙자해(?) 사건을 저지르는 풍천 때문에 잔혹한 인간으로 오해받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풍천에게 화풀이 하면 자기가 명령해 놓고 성질 부리는 악질 주인으로 낙인 찍히죠.
타고난 것인지는 몰라도 넋 놓고 가만히 있어도 절로 오만한 기운을 풍기는 터라 오만한 인간으로 낙인 찍히기도 하죠.(가만 있어도 오해받는 인생이라니...)
도유강을 둘러싼 오해가 절정을 이루는 것은 6권 후반부. 모든 것을 이룬 찰나 손약란의 모함(?)으로 졸지에 성범죄자로 몰리고 맙니다. 수하라 있는 것들마저 기정 사실로 만들어 버리죠.
그저 내성적일뿐인데 아버지의 사후 인생이 꼬여버린 도유강. 사실은 부드러운 구석이 있지만 결국 괴팍하고 미친 성범죄자가 되버린 그가 가엽더군요.
2. 어쩌다보니 영웅이 된 게으름뱅이 <잠룡전설> 주유성
먹는 것과 돈 좋아하는 게으름뱅이 주유성. 그의 운명은 무림대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서서히 꼬여갑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검성 때문에 여기저기 파견다닙니다. 그래도 포상이 걸렸다고 열심히 일을 해결해 막대한 부를 이룩하지만 불쌍한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순식간에 알거지가 됩니다.
자기도 일이 알려지면 귀찮아진다는 것을 아는지 비밀로 하려고 노력하지만 무림대전 도중에 알려지고 맙니다. 이후 게으름뱅이는 졸지에 청렴하고 성실한 영웅이 되어 죽어라 일하는 신세가 됩니다.
그저 뒹구는 것과 먹는 것, 돈을 좋아할 뿐인 주유성은 이후 성실하고 청렴하며 미녀를 좋아하는 영웅으로 오인받아 현재 잠적 중입니다. (솔직히 주유성이 부럽더군요. 본인에게는 재앙일지는 모르겠지만요.)
3. 나비효과의 화신 <천년무제> 송인
존재 자체가 재해인 송인. 작은 일도 크게 만들며 멋대로 살아갑니다.
주유성과 다르게 불쌍한 사람을 그다지 도우려는 마음도 없는 그이지만 마음 내켜하던 살던 송인은 어느 순간에 엄청한(!) 오해를 사기 시작합니다.
그저 덤비는 놈 때려잡았는데 사마맹의 스카우트 대상이 되는가하면 잡극단 구경 좀 했을 뿐인데 일이 커져 무림맹의 일원(?)이 됩니다. 그저 아는 친구 소원 좀 들어주었을 뿐인데 졸지에 공신이 됩니다.
이것들까지는 송인은 그냥 웃어 넘깁니다. 하지만 그를 경악시킨 오해가 있었으니...몸뚱이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광신도들의 신이 되었으며 금의환향이라는 것을 하다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다가서는 주민들에 기겁해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죠.(송인처럼 자라나세요가 대박이었음.)
주유성과는 다르게 그냥 맘대로 행동했을 뿐인데 협객으로 오해받은 송인.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군요.
4. 정체가 뭐냐? <마도공자> 마설천
삼마의 밑에서 자라 스펙이 좋은 마설천. 그 스펙이 문제가 되어 여기저기서 정체가 뭐냐는 소리를 듣고 삽니다. 또한 귀찮은 일에도 휘말리죠. 하지만 동료들을 모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며 같이 죽어줄 수 있는 스승들과 친구들을 얻습니다.
일이 잘 해결되어 가지만 5권에서도 무림맹 안에서 또 한 번 정체가 뭐냐는 질문을 받는군요. 마설천은 정체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을 운명인가 봅니다.
5. 소림에 자리 잡은 재앙신 <일보신권> 장건
특이한 행동과 사상 때문에 오해를 많이 사는 장건.
장건은 그저 열심히 일하려 했을 뿐이지만 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사람들의 욕만 열심히 먹어댑니다. 또한 너무 솔직해 봉기급(?) 사건을 자주 일으키기도 하지요.
장건이 오해를 받는 것은 자업자득인 측면이 강하지만 소림도 책임이 있더군요. 좀 잘 좀 가르쳤어야 했는데 평소에 방치하다가 사고 나면 허둥지둥 하는 꼴이 한심하더군요.
아직도 오해받을 거리가 많은 장건의 운명은 어찌될런지요...
6. 고수로 오인받은 하수 <하수전설> 어자서
배 좀 두드리며 살겠다고 있어보이는 척 하던 어자서. 천벌을 받았는지 그의 운명이 엄청 꼬입니다.
편한데인줄 알고 간 곳은 사지요, 고수 없는 곳에 간다는 것이 절정고수가 있는 곳이라...참다 못해 도망가려 하지만 그를 고수로 오인하는 주변 인물들 때문에 도망도 못가고 총대를 메야 하는 신세가 됩니다.
결국 말빨과 운으로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 인생을 사는 어자서. 이 소설이 1인칭 소설인지라 그의 심정이 잘 전해집니다. (여기서의 교훈. 분수대로 사는 것이 장수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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