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카도노 코헤이
작품명 : 시즈루와 비뚤어진 사자들 - 시즈루 시리즈 1권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요짱―. 이 세상에는 부조리하다고밖에 여겨지지 않는 수수께끼가 참 많은 것 같아.”
시즈루는 그렇게 말하지만, 나는 그녀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몇 년이나 병상에 있으면서도 무척이나 예쁘고, 이 세상 누구보다 총명하며, 어떤 불가사의하고 무시무시한 살인사건도 그녀 앞에서는 단순한 속임수가 되어버린다.
요괴화하고, 우주인의 표적이 되고, 유령견의 습격을 받고, 공중에 매달리는 시체의 수수께끼. 병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소녀의 추리가 해명하는, 조금 기분 나쁘고 상당히 기묘하며 살짝 안타까운, 소녀들의 신비한 모험을 둘러싼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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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팝'의 작가 카도노 코우헤이의 추리 라이트노벨.
'살룡 사건'으로 시작되는 '사건' 시리즈에서는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란 물건을 꽤나 신선한 감각으로 만들어내기도 했기에, 부기팝과 같은 현대 세계관의 추리소설이란 점에서 어느정도 기대하기도 했고, 표지 일러스트가 꽤나 마음에 들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그에 비해 구입도 늦었고, 감상도 늦었습니다. 출간일이 2009년 5월 7일로 되어 있네요. 제 '카도노 빠심'은 어지간해서는 부기팝 한정이라... 결국 사건 시리즈도 '살룡 사건' 밖에 안 읽었고.
일단 표지를 보고 생각한 건 백합물. 실제로 안을 봐도 살짝 백합물 삘. 하지만 그다지 신경 쓰이지는 않습니다.
... 나쁜 의미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이왕 이런 소설을 쓴 거 좀 더 찐하고 딮한 감정을 들어내줘도 나쁘지 않은데.
이 소설은 일단 '추리소설'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물건이란 게 제 감상. '탐정 소설'이나 '미스테리 소설'이라면 몰라도, 추리가 개입할 여지란 게 없어요.
일단 탐정역할인 '시즈루'는 난치병으로 입원한 상태에서, 유일한 친구인 '요쨩'이 가져오는 이런저런 괴기사건의 자료등을 보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안락의자형 탐정'의 위치입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시즈루가 그 사건의 해결을 추리해 가는 과정이 안 보여요.
사건 자체도 마찬가지. 현상 자체를 보면 매우 괴기한데, 시즈루가 추리해내는 진상은 언제나 단순한 우연과 사고의 연속인 경우가 많은데... 그걸로 덮고 지나가다보니까 뭔가 애매모호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습니다. 특히 "그래서 범인은 그걸 어떻게 한 건데?"라는 부분은 거의 해결이 안되요.
사건의 트릭과 그 해결보다는 그 사건들로 인해 깔리는 작 중의 '카도노틱한' 분위기와, 시즈루라는 캐릭터에 의지하는 소설.
특히 시즈루라는 캐릭터는 언제나 낙관한 듯, 쿨 한 듯, 붕 뜬 인격을 보이면서도 내면에 강렬한 '절망'과 '삶에 대한 집착'이 잠들어 있는 양면적이 캐릭터. 1장인 '시즈루와 우산동자'의 결말부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탐정과 화자의 단 둘의 관계가 중점이 되는 이런 물건으로서(게다가 백합물로 보자면 시즈루의 상대역으로서의 입장에서도), 화자인 '요쨩'의 매력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아쉽네요. 너무 착하기만 하고 재미없는 캐릭터.
반가웠던 부분은 2장인 '시즈루와 우주괴물'에서 묘사된 '전파 트러블' 사태가 무엇인지 제가 알고 있다는 것. 아마 이 부분,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에서 묘사된 '에코즈 승천'때의 전파트러블 사태겠지요. 이렇게 미묘하게 세계관을 연결시켜 주는것도 카도노 작품을 읽는 즐거움... 이긴 한데...
아무래도 이거 2권은 안 살 것 같습니다. 혹시 몰라, 어디서 갑자기 부기팝이라던가 통화기구라도 갑툭튀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ps. 이런 말 하기 좀 그런데 표지 일러의 시즈루가 묘하게 요염합니다. 특히 몸의 일부분이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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