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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아야가사
작성
11.05.11 22:50
조회
1,470

작가명 : Mintouch  

작품명 : 시뮬라크르  

출판사 : 문퍄

연참대전에 참가하신 Mintouch님은 오늘도 새 글을 올려주십니다. 그리고 저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시뮬라크르 카테고리를 클리....익하려다 마우스포인트가 멈칫, 그리고 다시 클릭합니다.

저번주 쯤부터 약간씩 그러더니 조금 심해졌네요. 저는 시뮬라크르가 한창 떠들썩 할때 추천으로 처음 접하게되었습니다. 일단 판소로서는 상당히 신선하고 특이한 전개와 구조를 가졌기에, 비록 소설전체에 만연한 콜옵의 냄새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읽었습니다. 초반에는 심했지만 점점 갈수록 글도 좋아지고 그런 '특정한' 게임스러운 장면이나 묘사도 줄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선호도는 줄어들었습니다. 신선함은 이제 익숙함이 되었고 전개는 여전히 다른 소설과 구별되는 특이성이 있습니다만, 그것이 문학적인 장점으로 작용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임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 현실이라는 특성이 익숙해진 지금 오히려 독이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겁니다. 유달리 현실감 있는 판타지도 아니고, 게임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하니(있다면 총포류나 목숨을 쉽게 생각한다는 것 정도? - 심지어 무기의 설정도 설명만 다를 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크게 게임적인 특성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전쟁게임이라는 특징을 잘 부각시켰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얼마전까지는 특이한 전쟁설정이나 마치 1인칭 슈팅게임같은 분위기가 이를 그럭저럭 커버한 것 같았습니다만 그런 특이한 설정은 그때 잠시뿐이었고, 특이한 시점은 너무 익숙해져버렸습니다.(특히나 콜옵이나 fps게임등에 익숙한 저로서는 더욱)

소설의 구조도 너무 반복적입니다. 임무 -> 사건배경용 브리핑 -> 임무 -> ... 의 반복루트. 어짜피 소설자체가 옴니버스 형식과 유사하고 다른 소설도 별 다를것 없지 않느냐라고 반박하신다면, 시뮬라크르는 소설로서 인물에 대한 비중이나 사건의 연관성이 너무 작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그 인물들에 대한 사건도 너무 적죠. 큰 줄기의 사건(전쟁과 의형의 암살같은)은 계속되어 진행되고 주인공은 거기에 휩쓸립니다만 주인공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는 거의 전무합니다. 그마저도 임무를 통해서만 드러납니다. 거의 모든 인물은(주인공과 유진을 제외한) 아무런 배경지식이나 기미없이 엑스트라처럼 번쩍 등장하고, 그리고 별똥별처럼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가끔 특별한 사건이 있을때만 연관되어 다시 등장합니다. 그것도 주로 임무와 관련되어서요. 이건 1인용 fps게임을 원모델로 삼은 단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건의 연관성적인 측면도 고려해보죠. 전체적인 사건은 전쟁과 복수라는 큰 명제를 가지고 달립니다. 그리고 옴니버스적 진행으로 베일이 조금씩, 조금씩 벗겨지죠. 마치 어릴적 보던 파워레인저나 로보트 액션의 진행방식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의 단점이라면, 스토리형식만큼의 몰입이 힘들다는 겁니다. 비록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스토리의 비중이 너무 적고, 그렇다고 인물에 몰입하기에는 개성이 딱히 부각되지 않고, 그렇다고 매 화마다 강한 자극(웃음이나 기억에 남을만한 종류의)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장기적으로 갈 수록 밋밋해지고 장소와 등장인물숫자만 다르지 비슷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작가님께서 전장의 모습을 바꾸거나 특이한 전투로 소설의 개성을 살리시려고 시도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만, 그 또한 점차 무감각해집니다.

또한, 소설에 긴장감이 너무 없습니다. 전쟁?...이긴한데 죽어도 별 문제없죠. 일단 주인공도 목숨이 네개정도 있으니 아껴야하지만 절박하진 않습니다. 심지어 죽어도 능력치라는 측면이 크게 부각되지 않으니 아깝긴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야 될만한 이유도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전투가 너무 쉽습니다. 마치 1인용 게임처럼 정해진 스토리와 루트에 맞추어서 물흐르듯이 사건이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해결되지만 딱히 위기랄 것도 없습니다. 위기처럼 보이지만, 이미 모든 사건은 안배되어있고 실제로 주인공은 위기처럼 느끼지 않습니다. 당연히 거기에 몰입하는 저도 위기를 느끼기 힘들군요. 또 너무 쉽게 벗어나버리죠. 실제로 위기에 한번 빠지면 최소한 몇화정도 분량은 고생고생하며 긴장감이 있어야하는데 그냥 오토바이 한번 타버리고, 옆나라에서 잠수정 띄워주니 아무런 개연성없이 구출되고, 1개 중대에 포위당해도 그냥 총 몇번쏘니 해결되는 '일상적인' 위기들뿐입니다.

저에게 mintouch님께 특별한 감정이 있다거나, 작품을 깍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단지 시뮬라크르의 독자로서, 점점 흥미가 떨어져가는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에 주관적인 감상을 끄적여봅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56 살인코알라
    작성일
    11.05.12 00:07
    No. 1

    음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괜찮은 작품이긴한데 왠지 근래에 들어서는 클릭할때 잠시 멈칫하게 되더라구요. 너무 거시적이고 단편적인 상황의 연속이라 그런가 개인적으로 몰입도가 처음보다 떨어져서 최소 3~4회정도 한꺼번에 작정하고 읽지 않으면 자꾸 머뭇머뭇 손이 안가게 되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Mintouch
    작성일
    11.05.12 00:57
    No. 2

    최근 글을 쓰면서 아야가사님이 지적하신 부분을 저 스스로도 체감하고 고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가... 그리 잘 나타나지지 않네요.
    노력하는 수 밖에는 없겠지요.

    일단 말씀하신 부분은 저도 공감하는 만큼 최대한 반영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본격적인 스타일 뜯어고치기는 차기에서나 완전한 실현이 가능할 듯 싶어 조금은 제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지는군요.

    어찌 되었던,
    따끔한 감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8 장과장02
    작성일
    11.05.12 02:26
    No. 3

    뭔가 날카롭네요. 초반에는 군더더기없는 스타일(빠른 진행이 장점이죠.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로 독자를 휘어잡았지만 너무 일정한 템포가 계속되어서 그런 듯 합니다. 강약중강약으로 변화를..?
    중간에 말씀하신 것처럼 인물들을 조금씩 부각시키면 어떨까 싶어요. 러브라인이 살짝 만들어지는 듯한데 에피소드도 좀 끼워넣고 하믄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天劉
    작성일
    11.05.12 04:39
    No. 4

    동감입니다. 기껏 유진도 넣었는데 너무 템포가 빨라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반반무마니
    작성일
    11.05.12 13:04
    No. 5

    저도 동감입니다. 약간 매너리즘에 빠진 듯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꿈돼지
    작성일
    11.05.13 19:49
    No. 6

    딱 제가 느낀 감상 드대로네요. 공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알라성
    작성일
    11.05.14 04:32
    No. 7

    오 공감합니다. 민터치님은 필력 좋으신 작가분이니 어떻게든 극복하실 거 같기는 한데, 최근 진행이 루즈해진 건 사실이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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