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현판을 자주보지 않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처음보는 검사물 현판이었습니다. 어떤 비판에 현실은 그렇게 정의롭지 않다 조소를 날리는 분들을 많은걸 봤는데 소설 특유의 극단성은 있지만 어지간한 판타지보다 현실성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검사가 주인공인 여러 작품의 주인공 모티브가 되는 그분을 참고해 썻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역시 초반행적을 보면 그분의 검사시절 일과 상당히 흡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뭐 지금 하는거보면 패기넘치던 젊은이가 정치물 들으면 어떻게 변질되는게 보여주는 예가 되는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지만요.
전체적으로 큰 맥락은 빈약하고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식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룹니다. 드라마로 따지자면 미국식 드라마나 일본의 라노베같은 전개죠. 많은 분들이 이것을 싫어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전개를 싫어하진 않아 불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읽는내내 걸리는건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지나치게 초자연적인 수단에 의지해 나간다는 겁니다. 좀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들어간 작품을 보는 허망함이 계속해서 저를 괴롭히더군요. 모든 검사물이나 수사물이 그렇듯이 이 작품의 대부분 에피소드는 사건이 일어나고 주인공이 해결합니다. 헌데 그 해결과정이 주인공이 범인한테 마법을 이용해 자백을 받아거나 마법을 이용해 증거물을 찾는 식입니다. 그러다보니 수사 과정느껴지는 긴장감이 없고 마법 한번으로 술술 불어버리는 범인들을 보면 아무런 쾌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결국 남는건 권선징악 뿐인데.......이런걸로 대리만족 하는것도 한두번이지 좀 슬슬 지치네요.
개인적으로 이런 단순한 해결책을 나쁘게만은 보지 않습니다. 이런식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유는 나름 개연성을 지키기 위해서죠. 많은 작가들이 이런 단순한 해결 방식을 피하기 위해 나름 머리 굴려 치밀한 전개를 만들려하지만 치밀한 전개를 구성할 실력이 없다면 개연성에 문제가 나오고 어설프게 될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의 작가는 마법이라는 단순한 해결법을 만들죠. 하지만 수사와 해결이 중점인 작품에선 이런 단순함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추리소설을 내놓았는데 최면술사 주인공이라 추리는 안하고 최면술로 모든 사건을 해멸하면 얼마나 시시하겠습니까.
아직 8권 중반까지 읽었지만 계속해서 이런식의 전개로 나아가실 거면 초자연적인 힘에 의지해 사건을 해결하는건 그만두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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