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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
14.10.18 19:38
조회
2,714

제목 : 거울에 비친 노래

작가 : 레허닝


비평 요청을 저번 주에 봤는데 이래저래 일이 있다 보니 늦었습니다. 그럼 감상을 말씀드리도록 하죠. 


(1) 거울에 비친 노래는 어떤 소설? 

약간 도도하면서도 당찬 황녀 ‘카린’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아직 연재 분량이 많이 쌓여있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다 라고 요약하는 건 어렵지만... 서양과 동양 문화가 섞여 독특한 분위기, 전투 묘사를 다룬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만약 독특한 세계관에 흥미를 가지시는 분이라면 한 번 훑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취향에 맞을지 안 맞을지까지는 제가 보장을 못하겠는데, 만약 취향이 맞다면 흔한 세계관을 차용한 소설로 쌓인 내상을 조금 치유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좀 많은데요. 특히 복잡한 전개가 가장 아쉬웠습니다. ‘거울에 비친 노래’의 세계관에 흥미를 붙이는 사람이라 해도 전개 구조 때문에 이탈할 가능성이 제법 큽니다. 


(2) 첫째로 가장 아쉬웠던 점. 초반 전개 

먼저 양해 구할 것이 있는데, 저는 초반 전개가 깔끔해야 소설에 몰입할 수 있는 고약한 버릇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가님과 작품을 읽을 예정이 있는 독자분들은 그런 특성을 고려해 제 말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시면 되겠습니다. 


‘거울에 비친 노래’의 초반 에피소드는 읽기 까다로운 편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에피소드 별 주요인물이 왔다 갔다 한다 

작품을 읽으면서 에피소드 별 주요 출연 인물과 언급되는 인물들을 대충 정리해봤고, 각 에피소드 별 기능을 추론해봤습니다.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더군요. 


----------------------------

출사표0 출연 인물: 케네스 +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황녀’가 주로 언급됨 

출사표0의 추정 기능: 주인공의 운명 암시 


출사표1: 세레나, 펠토스+ 헬라 칸토네 황제와 ‘히잔’이란 인물이 살짝 언급 

출사표1의 추정 기능: ?


출사표2: 황녀 카린, 시녀 아미, 카린이 기르는 매 히비 

출사표2의 추정 기능: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 공개 


출사표3: 케르인, 마젤, 치하크, 헤사르, 아리

출사표3의 기능: 주인공을 쫓을 인물 소개...인 듯 하지만 얘네들이 주인공을 쫓는 이유가 간단명료하게 풀어지지는 않음. 


출사표4 이후: 카린의 탈출 이야기 

출사표4의 기능: 본격적인 사건 전개. 여담으로 여기까지 약 50페이지 정도 할애하신 듯 하더군요.  

----------------------------


다시 말해 에피소드 별 주요 인물들이 달라지는 상황이고, 핵심 인물인 카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맞추는 묘사는 아니었단 것이죠. 덕분에 주인공이 누구인지, 주인공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파악하는 게 어려웠고, 의문을 가진 채 본격적으로 흘러가는 전개를 쫓아야 했습니다. 


겸사겸사 케이레스니 칼로레스 제국이니 고유명사가 제법 쏟아집니다. 특히 출사표 1에서요. 출사표 0이야 프롤로그 역할을 하니 신비주의 컨셉으로 떡밥을 던져도 되지만, 1화 역할을 하는 출사표 1에서 독자들에게 낯선 개념,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인물들을 집중 제시하면 몰입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 점이 가장 아쉬웠고요. 


둘째. 독자들의 의문을 해결해주지 않은 채 본격적인 대결이 개시된다


두 번째로 아쉬웠던 건, 카린이란 인물이 왜 쫓기는지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격전이 벌어졌단 것입니다. 작가님이 그 이유를 나름대로 언급하셨을지 모르겠으나, 눈에 잘 안 띄더군요. 


겸사겸사 카린의 장황한 연설 끝에 추격자가 격분하는 장면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고요. 이렇게 의문이 쌓여나간 상황에서 대결이 벌어지더군요. 대결 장면 자체는 동양스러운 요소가 끼여 있어서 나름 신선하긴 했는데,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된 상황에서는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더군요. 


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지 않고 이야기 초반부터 대결 장면을 넣는 시나리오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근데 그런 시나리오들은 아예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지 않아도 독자들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전투 묘사를 해버리거나, 아니면 시작부터 주인공급 인물을 죽여버리는 충격적인 장면을 넣어버리죠. 


무엇보다 그런식으로 독자가 이해하기 전에 충격적인 장면을 넣는 시나리오들은, 하나 같이 ‘짧은 분량’을 활용합니다. 거울에 비친 노래와는 완전 다른 경우인 고로 논외로 쳐야 하고, 거울에 비친 노래의 첫 대결 장면은 충분히 독자들의 이해를 끌어낸 뒤 서술됐어야 옳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론. ‘그들만의 이야기’ 같은 느낌을 희석시켜야 독특한 세계관이 드러날 듯한 이야기 


첫 번째 속독을 한 뒤 한 번 더 읽어봤는데, 그래도 느낌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관심을 두는 게 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죄송한 이야기지만 독자로서는 ‘가지치기’ 에피소드를 넘기지 못했고, 남은 부분은 비평하는 사람으로서 읽었습니다. 


문체가 살짝 길긴 하지만 그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고요. 소설의 중심이 되는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 소설 내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불친절했기에 그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초반 부분 수정에 들어가신 걸로 아는데, 잘 수정하시고 작품의 묘미를 드러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덧. 카린 이야기에 무게를 실으면 재미가 생길 듯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작가님이 따로 요청하신다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이나 이야기 흐름에 간섭하게 되는 꼴이라.  


Comment ' 6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19 00:01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일
    14.10.19 03:08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19 03:11
    No. 3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19 18:29
    No. 4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일
    14.10.19 21:17
    No. 5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20 04:33
    No. 6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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