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토종토박
작품명 : 두번째 기회
출판사 : 로크미디어
두번째 기회는 근미래의 대한민국에 살던 청년이 50년 전인 1975년, 어느 소년의 몸에서 깨어나면서 시작되는 현대회귀물입니다. 현대회귀물은 예전에도 여러 작품들이 존재했습니다만 결국 '현대물'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그냥 잊혀져 가는 경우가 상당했던 장르입니다.
두번째 기회는 다른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기가수의 노래 선점하기'라거나 '밤의 황제'가 되기 등, 고작 그런 아이템 하나로 성공하는 전개 대신에 '온갖 그럴 법한 아이템'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커가는 모습과 그 시절의 풍정 묘사가 나름 볼만한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두번째 기회의 주인공은 '자신의 두번째 기회를 그냥 살아갑니다.' 여기서 그냥 살아간다는 건 적극적으로 그 시대에 개입해서 정치, 경제, 사회를 급속도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적극성이 부족할 뿐 주인공이 한 행위들은 결국 큰 영향을 주변에 끼치게 되죠. 나름 훈수를 둔다거나 하는 걸 보면 가만히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왜 그냥 살아간다고 하냐면 '주인공에게 목적의식이 없으며, 그에따라서 이 작품에서도 주제의식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의 세계는 그냥 흘러가며, 주인공 역시 흘러가는 세상에 몸을 띄우고 그냥 표류할 뿐입니다. 어느덧 7권에 이른 시리즈에서 아직까지 '주제의식'도 '목적'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건 아무래도 좋게 보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의미없는 여성들과의 얽힘, 위기상황으로 제시되었지만 결국 주인공에게 별 의미가 없는 사건사고들. 분명 이런저런 일들을 잔뜩 벌이고 성공시켜왔지만 그 일들에는 목적도 의미도 기쁨도 없습니다. 성공에이르기까지의 고난과 노력, 그리고 성취의 기쁨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한줄글로 끝을 맺고 다른 일이 시작됩니다.
대체 언제까지 그 세계에서 그냥 살아가기만 할지 모르겠습니다. 초반의 매력은 그 때문인지 사라져버렸고, 최근권에 이르러서는 '납치, 강간미수, 테러, 총격전, 애정행각' 등 말초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면서'막장 전개'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봐도 나쁘진 않지만, 굳이 보지 않아도 될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