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간단한 한담입니다.

작성자
Lv.10 환상인물
작성
11.03.23 02:30
조회
640

예전에는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것이 쉽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일을 하기 전까지는 하루에 한편씩 올리는, 몇시간 투자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저도 직장을 가지고 나니 근 한달째 아무 것도 못 올리고 있군요.

시간이 없다고 아무거나 써서 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간을 늘리자니 잠을 못 자서 다음날 직장생활에서 지장이 생기니까요. 개인적으로 직장에서 글을 쓸 수 있을만한 환경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글을 쓴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떠벌리듯이 알리고 싶은 성격도 아니라서 결국 집에서 글을 씁니다.

오늘도 12시 넘어서 달을 벗 삼아 퇴근하고 나니 바탕화명 한켠에는 쓰다가 만 소설이 자신을 부르고 있더군요.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수정하고 오타 고치면 어느덧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가니까요. 그러면서 내가 왜 고생하면서 이걸 하고 있지 라는 생각도 가끔은 합니다.

(아마 모든 작가분들이 가끔 그런 생각을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한 10분 뒤에 이제껏 제 소설을 읽어준 분들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 내고는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지요.

오늘 게임 소설을 그만 쓰시겠다고 하는 모 작가님의 글을 몇분 전에 읽었습니다. 저 또한 게임소설을 빙자한 퓨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게임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많이 공감했고, 댓글에 대해서는 또 많이 절망했습니다... 언제나 보이는 이야기지만 게임판타지는 항상 스텟 - 랩업이 한페이지를 차지하고, 스토리 안나오면 애들 쌈질 시킨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몇몇 명성 있으신 작가분들이 얼마나 이쪽 계열 소설을 판에 박히게 만드셨는지 아직도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때, 게임 판타지를 쓴다고 지인에게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 지인은 한 5분간 말이 없더니 한마디를 건네더군요.

"스텟으로 한페이지 도배하지는 마라."

저는 그러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지켜왔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인지 몇일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었습니다. 그 지인은 제가 그걸 지키다가 글을 그만 쓰기를 바랬었겠지요. 이제는 그 지인이 약간은 이해가 됩니다. 글보다는 사람들의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더 무섭더군요.

"어차피 게임 판타지인데..."

"안되면 스텟 도배 좀 하면 되잖아..."

이런 말들이겠지요.

오늘 좀 없던 감정이 갑자기 가슴을 타고 올라왔는지 게임 판타지에 대한 글을 또 보면서 무심코 떠오르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전개도 이상하고 글도 엉망이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략 줄이면,

"한사람 한사람이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에 조금씩 다른 색을 입히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판타지 무협을 바라보는 시각을 겪는 저희가 적어도 똑같은 시선을 게임 판타지에 주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오늘은 글을 그래도 올려놓나 싶더니 이 글을 쓰느라 어려울꺼 같군요. 문피아에 계시는 수많은 글 쓰시는 분들, 독자분들, 비평가 분들을 응원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Comment ' 3

  • 작성자
    Lv.2 사카미유에
    작성일
    11.03.23 04:31
    No. 1

    제목 그대로 간단한 한담이네요.

    "스텟으로 한페이지 도배하지 마라."
    이 부분이 명언으로 들리네요.

    제가 여지껏 봐온 게임판 소설들도 대부분이 스텟및 스킬로 페이지를 채웁니다. 요새는 잘 모르겠네요. 말은 여지껏 이라했지만 사실상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나서 소설책을 볼 시간이 없어졌으니까요.

    시간이 없어졌다기보단 책을 읽는 환경이 다른거죠.
    학교와 집의 환경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마음이 오래 가지시가 않죠.

    이런..말이 세버렸네. 어쨋거나 저쨋거나..
    게임 판을 쓰는 저로서도 공감이 갑니다.

    처음에는 봐왔던 게임판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시작하면 되겠구나 해서 같은 형식으로 시작하고, 중간에 들어가서는 스토리가 되질 않으니 전투씬이라는게 많이 들어가게 되죠.
    솔직히 어느 소설을 보나 제일 중요한 전투씬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제가 하고픈 말은 환상인물님 말처럼 게임 판에도 색 다른 변화가 있었으면 싶네요.
    저도 물론 색 다른 변화를 주고자 하여 노력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정해놓은 일이 있기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귀책사유
    작성일
    11.03.23 10:24
    No. 2

    "달라지지 않을까?"에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달라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작가들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결국 독자들도 발전(?) 합니다. 단 문제가 있다면 취향은 계속변하고 발전하는데 인격은 덜 발전해서 자기눈에 안차면 이런저런이유를 끼워맞춰 비난을 늘어놓는 겁니다. 비난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스스로 재미없으면 비난을, 재밌으면 옹호를 하지요. 비난할때 늘어놓은 이유들은 스스로 옹호하는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깡그리 무시해 버리니 논리적 사고가 결여된 전형을 보여주지요.
    스스로 만족하며 재밌다고 찬사를 늘어놓은지 몇개월에서 몇년까지 길지도 않은 세월이 지났을 뿐인데 자신의 과거(?)까지 잔인하게 씹어버리고 부끄러워 하지 않을만큼 당당하지요. 인격도 사고도 덜 성숙한 부류들이 자제할줄도 몰라서 벌어지는 일이니 그런 일들은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꺼라 봅니다.(졸업(?)하는 이가 있다면, 입학(?)하는 이도 있는 법이니 어찌 없어지겠습니까. '도고일척마고일장'이라죠.)

    그래서 또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작가님들이 스스로 상처받지 않을만큼 성숙해 지는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상처줄 가능성을 지닌 말은 누구나 할수 있지만 상처를 만드는 건 스스로 밖에 할수 없는 일입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 훔. 문피아 모든 작가님들이 궁극의 경지 "니는 짖어라 나는 쓸련다"에 이르시기를.)
    (옴 아모카 살다바라 사다야 시베 훔. 문피아 모든 독자님들이 욕구불만 배출식의 맹목적 비난을 벗고 건설적인 '지적'의 경지에 이르시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부족하여 진언의 도움을 받아보았습니다.

    그런 도움 필요 없는 정말 절실한 것은
    (어여 견습무사 다음편이 올라오기를.. 이왕이면 책으로 빨리 볼수 있기를..또 이왕이면 한달에 두권씩 볼수 있기를. 하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엘자르
    작성일
    11.03.23 12:27
    No. 3

    음 그래도 요즘은 게임 소설 쓰는 작가분들이 많이 그런 틀에서 탈피 하려는 모습을 보여서 다행입니다.

    저도 게임소설을 많이 보는 사람에 속하긴 한데..

    몇가지 주옥 같은 게임 소설들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죄송 작가님께서 쓰시는 소설은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네요.. 혹 나중에 홍보라도 한번 해주시길...

    폴라이트테일즈 - 여태껏 본 게임 소설 중에 가장 먼저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 소설이었습니다. 지금은 약간 늘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Spectator - 어떤 분이 위 소설과 비슷하다는 추천을 받고 읽게 된 소설 입니다. 음 솔직히 게임 소설이라기 보다는 거의 회귀에 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

    시뮬라크르 - 오늘 이 소설을 쓰신 Mintouch님의 홍보글을 보고 들어가서 봤는데. 정말 맘에 드는 소설입니다.

    저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1. 개연성 (원인 없는 결과는 있지 않죠.)
    2. 주인공말고 다른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지는 기회 (모두 대리만족을 위해 하는데 주인공 편애로 주인공에게만 쏟아지는 행운들은 솔직히 일반 양판소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두가지만 충족한다면 어떤 소설이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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