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것이 쉽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일을 하기 전까지는 하루에 한편씩 올리는, 몇시간 투자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저도 직장을 가지고 나니 근 한달째 아무 것도 못 올리고 있군요.
시간이 없다고 아무거나 써서 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간을 늘리자니 잠을 못 자서 다음날 직장생활에서 지장이 생기니까요. 개인적으로 직장에서 글을 쓸 수 있을만한 환경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글을 쓴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떠벌리듯이 알리고 싶은 성격도 아니라서 결국 집에서 글을 씁니다.
오늘도 12시 넘어서 달을 벗 삼아 퇴근하고 나니 바탕화명 한켠에는 쓰다가 만 소설이 자신을 부르고 있더군요.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수정하고 오타 고치면 어느덧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가니까요. 그러면서 내가 왜 고생하면서 이걸 하고 있지 라는 생각도 가끔은 합니다.
(아마 모든 작가분들이 가끔 그런 생각을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한 10분 뒤에 이제껏 제 소설을 읽어준 분들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 내고는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지요.
오늘 게임 소설을 그만 쓰시겠다고 하는 모 작가님의 글을 몇분 전에 읽었습니다. 저 또한 게임소설을 빙자한 퓨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게임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많이 공감했고, 댓글에 대해서는 또 많이 절망했습니다... 언제나 보이는 이야기지만 게임판타지는 항상 스텟 - 랩업이 한페이지를 차지하고, 스토리 안나오면 애들 쌈질 시킨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몇몇 명성 있으신 작가분들이 얼마나 이쪽 계열 소설을 판에 박히게 만드셨는지 아직도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때, 게임 판타지를 쓴다고 지인에게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 지인은 한 5분간 말이 없더니 한마디를 건네더군요.
"스텟으로 한페이지 도배하지는 마라."
저는 그러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지켜왔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인지 몇일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었습니다. 그 지인은 제가 그걸 지키다가 글을 그만 쓰기를 바랬었겠지요. 이제는 그 지인이 약간은 이해가 됩니다. 글보다는 사람들의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더 무섭더군요.
"어차피 게임 판타지인데..."
"안되면 스텟 도배 좀 하면 되잖아..."
이런 말들이겠지요.
오늘 좀 없던 감정이 갑자기 가슴을 타고 올라왔는지 게임 판타지에 대한 글을 또 보면서 무심코 떠오르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전개도 이상하고 글도 엉망이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략 줄이면,
"한사람 한사람이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에 조금씩 다른 색을 입히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판타지 무협을 바라보는 시각을 겪는 저희가 적어도 똑같은 시선을 게임 판타지에 주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오늘은 글을 그래도 올려놓나 싶더니 이 글을 쓰느라 어려울꺼 같군요. 문피아에 계시는 수많은 글 쓰시는 분들, 독자분들, 비평가 분들을 응원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