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운의 양각양을 연상게 하는 망나니라는 참신한 소재로 무협소설에 등단한 그자리의 처녀작.
때는 송나라, 우선 관부와 무림이 불간섭 협정을 맺었으나 무림이 관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설정이 현실감을 더해주고 크게 무리하지 않고 스토리를 끌어가는 작가의 역량이 눈에 뛴다.
염려되는 점은 과연 작가가 끝까지 망나니라는 쉽지 않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제페이스를 유지할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당나라 실권자인 양국충의 무림탄압으로 수많은 무림인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20여명의 장문인은 관부의 최고수 망나니인 견일(犬一)에 의해 고통없는 참수를 받는 배려를 받는다.
견일의 망나니춤에 감탄한 장문인들은 전음으로 자신들의 비기를 전수하게 되고(상당히 황당하지만) 무식한 1대 망나니 견일은 이를 제대로 수습못해 300년이 지난 송나라 15대 견우에 이르러서야 '도살도법'은 완성에 이르게 된다.
죄인의 고통없는 참수를 고마워해서 금전을 건네는 군상과 그금전의 절반을 상납받는 담당관리 진씨, 그리고 최하층 천민으로 재산을 가질수 없는 견씨가문이 뒷골목 건달무리에게 상납하는 형식으로 금전을 맡기고 15대에 이른 그들의 재산을 관리하는 금천장등......그자리는 블랙코미디를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끝내 불행한 죽음으로 끝난 난영과의 사랑은 대형 설서린의 독사와 요빙의 사랑을 패러디한 느낌이지만 큰 무리는 없고 견우를 면천시키기 위한 14대 망나니인 견사(犬死)의 눈물겨운 부정의 처리도 깔끔한편이다.
면천을 위한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면천의 길은 보이지 않는데 견사의 농간에 속은 개방 유장로는 결국 견우의 자질에 반해 제자로 삼게 되나 최하층 천민 망나니의 숙명은 쉽게 견우의 무림행보를 놓아주지 않는다.
견우를 따르는 수만의 원귀의 행렬은 향후 견우의 행보가 무림만이 아닌 주술의 세계나 판타지 세계로 가는 복선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그것은 작가의 몫이고...
근래 최소한의 형식이라도 갖춘 신진작가의 출현이 아쉬운 상황에서 '도살도법'의 출현은 다행스런 사건이다.
간간이 비약이 있고 스토리 연결에서 미숙한 점은 보이나 작가의 많은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작가에게 당부라면 스토리의 진행을 스피디하게 하고 사건을 평면이 아닌 좀더 복합적으로 전개 했으면 한다.
작가님의 건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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