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계의 왕
6권까지 봤습니다. 적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삐꺽이던 느낌은 안정됐습니다. 하지만 환상마법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은 너무 엉터리라서 읽기 거북합니다. 이 책에 나온 논리대로라면 인간은 괴롭혀도 괴롭힌 자를 사랑하고 잘 대해주면 잘 대해줘서 사랑합니다. 인기있는 사람이 되고 타인의 사랑 얻는 방법이 참 간단하군요. 죽도록 고문하면 되니까. 김근태씨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가족이 아니라 이근안이었던 모양입니다. 인간이 타고난 마조히스트의 복종하는 기계도 아니고... 도파민, 세트로닌, 아드레날린등 뇌에 관여하는 화학물질은 아주 많고 그 효능도 다양합니다. 엔돌핀 하나만 가지고 뇌를 전부 이해하는 것처럼 서술하는건 심각한 엉터리죠. 뭐 혹시 세계의 왕에 나오는 인간들은 지구 인류가 아니라서 인간과는 그 뇌의 화학적 적응력이 전혀 다르다면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경우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는 척 심리에 대해 서술하는 전부는 다 같이 지구 인간인 우리가 읽기엔 쓸데없는 내용이 되고 말 겁니다. 엔돌핀만 가지고 뇌의 모든 활동이 좌우되는 인간과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이종입니다. 이런 엉터리 지식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냥 마법으로 정신을 제압해 충성을 얻었다고 하면 될 것이지 많은 페이지 소모해 가면서 이 무슨 엉터리 장광설이란 말입니까.
2.십단공
특이한 글입니다. 특이하다는 것은 글이 특이해서가 아니라 특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무협이라고 해서 공식처럼 무협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주점에서 싸움이라던가 절벽에서 기연이라던가. 하지만 사실 정말 그런 전형적이랄지, 딱 공식에 맞춰진 글이 있는가 찾아보면 사실 드뭅니다. 그런데 이 글은 그런 공식에 거의 완벽히 들어먹힙니다. 이게 굉장히 특이합니다. 보기 드물 정도로 전형적이라고 할까. 그런 점에서 굉장히 특이한 책이었습니다. ㅋㅋㅋ 글 자체는 특별히 눈에 띄게 잘 쓴 글은 아니지만 무난하게 평타는 치는 무협입니다. 아, 아예 특이성이 없는 건 아닌데 사부 캐릭터가 특이하고 굉장히 좋습니다.
3.맹주
보지 않았습니다. 5권 완결이더군요. 여기 그런데 올리는건 혹시 보신 분 있다면 조기종결 아닌지 읽으신 분이 말씀 좀 해 주십사 하고. 첫 권 읽으면서 불길하긴 했는데 조기종결이라면 많이 아쉽습니다. 사실 신승도 1권부터 확 재밌는 글이 아니긴 했습니다만 요즘은 특히 이런 스타일이 안 먹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유료연재라도 잘 돼서 길고 제대로 정리된 글 좀 봤으면 합니다.
4.특공무림
완성도 면에서 그렇게 뛰어난 글은 아닙니다. 후반부가 좀 지리멸렬한 기미도 있고. 하지만 다 필요 없죠. 이 글은 한상운이란 작가가 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을 아낌없이 폭발시켰습니다. 그건 개그죠. 살다살다 글 읽다가 이렇게 뒤집어진 경우는 이게 처음... ㅋㅋ 글이 코메디를 표현하기에 얼마나 어려운 방식인가 생각하면 한상운의 능력은 진정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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