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본문 참조
작품명 : 본문 참조
출판사 : 주로 북박스
'그'의 작품들은 특이하다. 특이하다 못해 엽기적이다.
어떤 작품의 주인공은 백만명의 사람들 속에 던져놨을때, 가장 잘생긴 놈을 찾으면 된다는 초절정 꽃미남이다. 게다가 변태끼가 있는지, 멀쩡한 남정네의 바지를 벗기고 뒷구멍에 막대기를 쑤셔넣기 까지 한다. 당하는 남정네의 숙부, 초절정 고수인 숙부는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다.
어떤 작품의 주인공은 시작하자 마자 초절정 고수이다. 어디서 뭘 배워먹은 놈인지 조차 나오지 않는다. 자기가 누군지도 모른다. 얼굴도 나오지 않는다. 끝까지 그가 누군지 밝혀지지 않는다.
요즘 보고 있는 한 작품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사부를 만나 산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하산한다. 여전히 소년 티를 벗지 못한 그는 이미 절정에 다다른 고수다. 어떤 것을 어찌 배웠는지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 전의 어느 작품에서는 단지 2년만에 골방에서 '비급'을 익히고 나온 철부지 꼬마 녀석이 천하제일 고수가 되겠다며 여기 저기서 다 때려부순다. 주인공은...거의 무적이다. 완전 깽판물이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본 작품. 이 작품에서는 100살 정도는 어린애다. 200살 넘은 반백의(5:5로 반쪽은 백발, 반쪽은 흑발...반백 맞다.) 아저씨도 나오며, '제대로' 무공을 익히기만 했다면 300살은 너끈히 살 수 있을 것 같다.
수백년 전의 기인? 친근하다. 엊그제 우리 옆집 살던 사람 같다. 3000년 전의 고수, 700년 전의 고수 얘기가 수시로 나온다.
얼마 뒤엔 300년 전에 죽은 고수가 살아날(!) 예정이다.
주인공의 몸속에는 수많은 영혼들이 들어있다. 700년 전의 아저씨, 그의 필생 대적이었던 정파의 7인, 1300년전 1만 2천근의 추를 몸에 달아놔야 몸이 떠오르지 않는다던 마인, 그의 숙적, 100년전 누군가의 그림자, 칼을 든(아마도 2000년 전에 실종됐다던 그?) 아저씨, 주인공을 어린 천마라 부르는 누군가(3000년 전의 그? 혹은 100년전 누군가의 그림자?) 도합 10명 이상의 영혼이 몸안에 있다.
사람들은 죽어도 죽은게 아니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 영혼을 제압한다.
이런 깽판물만 쓰는 작가가 다 있다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황당무계한 내용들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느껴진다. 곳곳에 숨어있는 복선을 찾는 재미 역시 어떠한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매력이지만, 그것을 배제하고라도 이 작가의 작품은 너무나도 멋지다.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순간의 웃음이 아닌, 읽고 또 읽을수록 점점 더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재미' 또한 숨겨져 있다.
그 작가의 이름은 바로 바람을 좇는 호랑이, 풍종호.
풍종호, 그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풍종호 작가님, 사랑합니다!
Commen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