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현재 고무림 팔오회에서 타의적으로 물주역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3 수능생이다 보니 대략 반년여동안 무협소설에 손을 떼었었습니다.
(물론 가끔씩 고무림에서 연재소설들을 단편적으로 찔끔찔끔 보긴 했었지만..)
그러다 오늘 학교에서 친구 한 녀석이 "황정허무검1,2권"과 "소림의서1권"을 빌려왔더랬습니다.
유혹의 순간, 저는 꾹 참으려 애를 썼지만 친구녀석이 저에게 오더니 말하더군요.
"너 꿈이 무협작가 아냐? 한번 읽어봐"
직접적인 유혹!
어쩔 수 없이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허나 방과 후까지 3시간여 남은 상황.
특히나 복도엔 감독선생님이 이리저리 반을 돌아다니며 자습감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3권을 모두 확실히 본다는 것은 무리였었습니다.
'에잇. 수능 후에 정식으로 사서 읽고, 지금은 빨리 대충 요즘 나오는 무협소설들에 대한 경향이나 살펴보자(반년여를 굶어서 요즘 나오는 무협을 잘 모름)'
라는 심정으로 대충 쭈욱 읽어내려갔습니다.(작가님들께는 죄송합니다. 수능 후에 사서 보겠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걸?
오히려 30분여가 남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무슨 부분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스토리 자체도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순간 약간이나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읽혀지는 소설, 이해가 쉬운 소설.(같은 말인가?;)
이것이 현 무협소설의 현 주소임을 깨달은 것이지요.
작가의 서문에도 나와있더군요. 누구나 무협을 즐길 수 있도록 이해가 쉽게 쓰겠다는..
확실히 소설이라는 장르가 유행을 타야지만 된다는 진리를 다시끔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흠흠.. 각설하고, 본격적인 두 소설의 칼질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이하 존칭 생략)
<황정허무검-임원영>
-전체적인 스토리는 왠지 모르게 소위 말하는 구무협풍이 짙게 풍겨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류의 성향이라 대체로 만족했으나 스토리전개의 강약,장단의 조절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굳이 예를 들자면 뱀들과 두꺼비,지네들의 결투.
천년오공(맞는가?;)이 아마 사람이 되어 주인공과 어떻게요렇게 해서 엮이는 복선을 깔기 위해 장치한 부분 같은데..
여기에서 소요된 책장이 무려 ...(앗. 기억이..;)흠흠..아무튼 좀 많았다.
덕분에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에서 1권 후반정도에서 나와줘야 할 부분들이 대거 2권으로 옮겨가게 되었던 것 같다.(한마디로 진도가 조금 느려진 것 같다는..;)
더구나 그 독물들의 결투에서도 작가가 창조한 무슨 독과 진(있던 걸 변형시킨 경우도 많지만..)에 대한 묘사가 조금 부족했다. 차라리 결투내용을 반정도로 줄이고 좀 더 현실성 있는 묘사를 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단어선택의 아쉬움.
무협소설은 다른 소설의 장르와는 달리 사용되는 단어가 제한되어 있다.
그것은 곧 리얼리티, 그리고 무협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징이자 전통때문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신인작가들이(지망생이 이런 말 하기가 조금 민망합니다.;) 이 부분에서 어려워 하고 또 실제로 많은 실수를 연발한다.
황정허무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작가가 읽는 독자들을 십대 혹은 이십대를 겨냥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썼다면 혹 모를까 100%니, 노크니 하는 영어와 현대식 단어는 무협매니아가 보기엔 눈쌀을 찌푸릴 부분이었다.
그외 더 비평할 것이 있겠지만..너무 급박하게 읽은데다 경향만 보려했기에 나머진 생략.
<소림의서-임종헌>
-예전 강호정담란에 고무림식구들에게 수정을 요구했던 분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체적인 느낌은 "소재의 참신함"으로 표현 할 수 있겠다.
다만 너무 배경공간이 소림사에 한정되어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8장을 제외하면 모두 소림사안이 배경인데다 주인공의 무공수련외엔 별다른 큰 사건이 없다. 가끔은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복선형식으로 중간중간에 끼워넣거나 혹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복선을 1권안 곳곳에 교묘히 숨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대충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복선을 찾지 못했음)
-시점전환의 아쉬움.
오타인지는 몰라도 초반부에 보면 주인공이 혼자 독백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런데 갑자기 3인칭으로 시점이 전환되었다가 갑자기 다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돌아온다. 약간 문법으로 맞지 않았다.
-사소한 것의 수정미완
" "과 ' '의 차이는 이미 한국인이라면 초등학교 조금 뛰어난 이는 유치원에서 배운다.
하지만 소림의서에..물론 오타인지는 몰라도 " "과 ' '의 오류가 눈에 띄었다.
출판 전 제대로 수정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대체로 두 작품 모두 대충 읽어서(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제가 한 지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독자중의 한 사람으로써 이런 아쉬움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합니다.^^:
p.s)어라? 그러고 보니 작가분들 모두 임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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