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쯤 전에 거울을 보다가 놀랍다면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내 콧구멍이 짝짝이였다.
한쪽 콧구멍은 아래에 도톰한 살이 있는데 다른 쪽은 밋밋하였던 것이다.
어차피 마음에 안 드는 콧구멍이기는 하였지만 짝짝이이기까지 한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이 중대한 사실을 50년 동안 모르고 살았을 수가 있지?
슬펐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내 자신도 모르고 살아왔었잖아.
크게 티 안 나니 괜찮을 거야.
내 얼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 이건 더더욱 슬퍼해야 할 일인가?
짝짝이 콧구멍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며 한 달을 보냈는데, 어젠가 그젠가 내 방 아닌 다른 곳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두 번째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내 콧구멍, 짝짝이가 아니었다.
내 방에서 들여다보던 거울은 옷장 문짝에 붙어 있는 놈이라 내 방 구조상 옆쪽에서 조명을 받다 보니 콧구멍이 짝짝이로 보였을 뿐이었던 것이다.
균등한 각도로 조명을 받고 있는 콧구멍은 양쪽이 같아 보였다.
아, 다행이다.
좀전에 다시 옷장 문을 열고 거울을 들여다봤더니 다시 짝짝이 콧구멍이 기다리고 있었다.
콧구멍 아래쪽이 한쪽은 도톰하고 한쪽은 밋밋하고....
하지만 손가락으로 더듬어 보면 양쪽이 다를 바 없었다.
역시 빛의 장난이었다.
뭐, 콧구멍이 짝짝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어쨌건 잘생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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