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금영
작품명 : 아이언 하트(2권)
출판사 : 시드노벨.
00. 소설에서(반드시 소설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만) 1권은
사실상 몸풀기 입니다. 각 캐릭터의 개성과 상관 관계, 작품의
고유의 분위기, 그리고 설정을 보여주는 식이지요. 진짜 시작은
2권 부터이며, 그 다음부터는 거진 2권의 패턴이 그대로 이어지는 게 보통입니다. 1권에서는 설명해야 될 게 제법 많기 때문입니다.
나름 호평을 받으며 진격한 아이언 하트. 이 글은 그 2권에 대한
그런대로 그냥저냥 그럭저럭 어영부영 감상문입니다. 아이언 하트 2권은 과연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었을까요?
01. 초반 1/4 까지는 흐름이 괜찮습니다. 복수를 다짐하는 전 여자 친구 혜선(이름이 맞던가...)과 잃어버린 기억 때문에 고뇌하는 지환,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말썽만 피우는 라벤다와 이데아. 무난하게 흐르던 전개력이 1/4이 흐르는 시점부터 전개가 팍 튀기 시작합니다. 흐름이 뚝 끊기고 갑자기 적이 쳐들어와 전투가 시작되지요.
어?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메카로 변신하는 소녀들이
나오는 소설이니 만큼 전투가 빠질 수는 없겠지만, 아무리 봐도
첫 전투는 뭔가 급 전개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언제라도 적이 쳐들어와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에서 그냥 적이 나타나니 싸운다!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권에도 급전개가 갑툭튀 하는 느낌은 없었는데 말이죠.
02. 감정, 마음이 주 테마이기 때문일까요. 2권에서는 나름대로
캐릭터들의 내면에 대해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기억을 잃어버려
혼란스러운 지환, 상처에 대해 앙심을 품은 혜선. 그리고 지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라벤다 등. 허나 이 감정이라는 게, 제법 표현하기가 어렵답니다. 소년 만화에서 자주 쓰는 [근성이면 다 돼!]하는 식으로 얼버무리면 도리어 화를 입지요. 다른 예를 들자면 소녀 만화에서 [사랑이면 다 돼!]라고 억지 땡깡 부리는 식 처럼 될 수도 있고요.
요컨데, 감정은 함부로 다루면 큰 일 날 만큼 유리알 처럼 섬세한 테마라 이겁니다. 감정을 독자에게 설득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설사 설득시킨다 해도 장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재미]를 놓칠 수도 있지요. 아쉽게도 아이언 하트2권은 두 부분 다 놓친 것 같다는 게 제 심정입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03. 이번 2권의 흐름은 매우 간단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위기 앞에 혜선은 자기가 사실은 복수가 아닌 미련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지환은 과거가 아닌 현재가 중요함을 깨닫고, 라벤다는 사실 지환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깨닫고 당당하게 나간다. 이거죠. 마지막 전투도 사랑의 힘! 으로 이겼다는 느낌이 강하고, 라벤다가 결국 지환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는 부분도 영 납득이 안 가고, 그렇다고 그냥 알콩달콩한 재미라든가, 전투에 대한 재미라든가, 결론적으로 그냥 즐거움, 재미가 전작보다도 많이 모자라 보였습니다.
적어도 저는 말이죠.
결론.
그냥 기대치에 못 미쳐서 투덜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재.미.가.없.습.니.다.
적어도 한 가지, 전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번에도 여전히 전체적인 흐름과 구성이 단조롭다는 것이죠. 전체적인 흐름과 구성이 뛰어났던 건, 같은 달에 나왔던 초인동맹 5권이 있겠죠. 아, 이건 하나의 예 입니다. 초인동맹 보다 못 하다 따위의 말을 전하려는 게 아니죠. 다음 3권이 이번과 같은 [패턴]을 유지한다면, 조금 생각을 달리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