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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둔저
작성
04.06.30 17:05
조회
1,420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번역 : 정유리)

GO!무림 감비란에 과연 판타지와 무협이 아닌 글의 감상을 올리는 사람이 있을까? ^^ 그것도 순정계통을.

이 글과 작가는 우리나라로 치면 늑대의 유혹과 귀여니다.

어이, 잠깐. '뒤로'를 클릭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혹시라도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순정만화와 같은 내용이라든가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라든가 하는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꿈 깨시라.

하츠. 여고생. 모범생도 불량학생도 아닌 평범한 학생. 그녀는 '아웃 사이더'다.

그리고 니나가와. 남학생. '올리짱'이라는 아이돌 스타의 오타쿠. 그도 '아웃 사이더'다.

'아웃 사이더'라고 해서 사회규범에서 벗어나려고 한다거나 하는 존재는 아니다. 그들은 '그룹'에 있지 않은 자들이다.

하츠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가지는 관계를 꺼려한다. 두려워하는 것이 반, 싫어하는 것이 반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룹'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남은 사람'이 되는 것 역시 싫어한다. 그래서 그녀는 갈등한다.

'그룹'은 싫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싫으니까. 그런 것은 모두 거짓이다. 그것을 냉정하고 차갑게 보고 있다.

'남은 사람' 역시 싫다. 아이들이 쳐다보는 눈이 싫으니까. 마치 무생물처럼, 한 단계 낮은 존재를 보는 듯한 그런 눈이 싫으니까.

둘 다 싫다. 그래서 하츠는 편법을 택하려 한다. 키누요라는 소꼽친구. 키누요와 함께라면 거짓되고 싫은 인간관계를 힘들여서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편하다.

하지만 키누요는 그렇지 않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그룹'으로 들어가고 그룹을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하츠에게도 그룹으로 들어오라고 권한다. 하지만 하츠는 거부한다.

니나가와는 이른바 말하는 세상을 왕따시키는 스타일이다. 스스로 외톨이이다. 그에게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관심이 없다. 하츠와 같은 '남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하츠가 '남은 사람'으로서 주위의 시선이 '싫고', 남들의 관계를 '냉정'하게 본다면 니나가와는 '무심'하다. 관심이 없다. 그에게 있어 모든 관심의 대상은 '올리짱'이라는 아이돌 스타 뿐이다. 이른바 그는 오타쿠 - 광적인 매니아다.

어떤가? 조금은 낯익지 않은가?

하츠는 마치 중고교 시절 고독하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니나가와는 세상에 대한 관심을 끊고 자신만의 세계로 침잠한 오타쿠들을 나타내는 것 같다.

아직 후자는 우리나라에는 많이 없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일지도.

하지만 하츠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중학생, 고등학생들 중에서도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이른바 군중 속의 고독이라든가 하는 것 말이다.

하츠는 인간관계를 부러워하고 공유하고 싶어하면서도 겁나고 귀찮아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간관계만을 구축하고 싶고 남이 먼저 접근하기를 바란다. 원하는 인간관계만을 만들어 나가며 살 수는 없다. 언제까지 키누요가 하츠하고만 같이 있어줄 수는, 그리고 하츠가 그녀에게 일방적인 편함을 요구할 수는 없다.

니나가와는 현실에서 벗어나서 그저 '가상의 존재 - 올리짱'에게 집착한다. 이것은 광적이다. 그저 단순한 호감, 취미, 팬이 아니다. 스스로를 상실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츠는 니나가와를 만났다. 그리고 그와 교류를 하였다. 그리고 그의 등짝을 발로 차주고 싶다. - 키누요 이외의 새로운 인간관계를 조금씩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니나가와는 라이브 공연에서 실제로 올리짱을 만났다. 그리고 오히려 그녀가 더욱 멀게 느껴졌다. - '현실'을 인식한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두 사람은?

하츠는 '그룹'에 속할 수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남은 사람'? 그것도 아니면 아주 극소수(키누요, 니나가와)의 사람과의 관계로 만족하며?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니나가와는 현실로 돌아올까? 아니면 여전히 올리짱? 아니면 전혀 새로운 '대상'을 찾아낼까?

작가는 그저 약간의 '가능성'만을 보여주고 글을 끝냈다.

하긴 그 누가 그 일을 대신해줄 수가 있을까. '하츠'와 '니나가와' 스스로 해야할 일이다.

나는 하츠와 니나가와의 이름을 '둔저'로 바꾸고 성격을 많이 저열(低劣)하게 바꾸면 나 자신이 된다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그래서 하츠와 니나가화가 싫다. 매우.)

우리나라에도 하츠와 니나가와들이 있을 것이다.

하츠와 니나가와는 현대의 청소년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ps - 안 어울리게 이런저런 말을 적어버렸습니다.

-_-; 묘~하게 감상적인 기분이 되어버린 둔저.

으음.... 연참 감상으로 이런저런 말들이..... 으음....

하지믄 잿밥을 노리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6월 초에는 '다독상 노려볼까~'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인위인위님의 감상글들을 보면서 그런것은 잊어버렸습니다.

작가분들이 연참대전을 하는 이유.... 지금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Comment ' 4

  • 작성자
    돈오공
    작성일
    04.06.30 17:15
    No. 1

    다시 한 번 1타를 외치면서....^^
    이렇게 글을 올리시는 것을 작가수업이라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두 분의 감상글을 볼 때 소재만 잘 잡으시면 충분히 글을 쓰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까짓거, 한 번 칼을 빼드셨으니 오늘 까지만이라도 끝까지 달려주시길...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0 mr*****
    작성일
    04.06.30 17:39
    No. 2

    결국에는 '등짝'인 것이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4.06.30 17:58
    No. 3

    재밌을것 같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촌백수
    작성일
    04.06.30 18:38
    No. 4

    솔직히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본의 천재 작가 운운한 것에 비해 형편없다고 해야할까?
    머 그렇다고 할 수 있겠군요.
    감정을 파고드는 예리한 언어의 칼날?
    번역본이라 그런 건지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기대하고 봐서 그런지 몰라서 실망이 큰 작품이었습니다.. -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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