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반시연
작품명 : +666
출판사 : 파피루스
+666... 연재중에 보다 접었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끌려서 다시 손에 잡게 됐는데, 괜찮더군요. 오랫만에 재미있었다고 느낀 소설이라 몇자 끄적여 봅니다.
-아래부터는 평어체로 쓰겠습니다. 미리니름이 있을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개인적으로 다크포스, 악의 충만, 나쁜 주인공을 싫어한다. 꼭 '사람을 벌레 죽이듯 죽여야 포스가 넘치고 전율이 일까?'하는 의문도 있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유치하기 때문이다.
음... 유치하다는 말은 소설이 유치하다거나, 그런 소설을 원하는 독자가 유치하다는 말이 아니다. 어떤 부분의 표현이 유치해진다거나 혹은 주인공의 사고 패턴이 유아적이라는 말이다.
악랄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끌고 가자면 일반적인 사람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보여 줘야한다. 거기다 소설이 다크포스를 지향한다면 주인공은 보통 정신병자 수준의 - 일반 적인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사고 방식과 행동양식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히로인을 가지고 놀다 버리고, 친절을 배푼 사람을 파멸로 몰아가는 주인공, 독자가 원하지 않는 행동만 하면서, 넘어가지 말아줬으면 하는 선을 거침없이 넘어 버린다. 이러면 카타르시스는 커녕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니 조연 없이 주인공 혼자서 글을 이끌어 갈게 아니라면 주변 인물들에게는 그럭저럭 관대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혹은 무심함에 한없이 수렴하는 다정함일수도 있다.
많은 작품이 이 부분에서 유치해진다. 다크포스를 내뿜으며 '나는 피도 눈물도 없지. 사람 목숨이나 모기 목숨이나 그게 그거지.' 라던 주인공이 조연과 관계를 맺게 될 때는 도무지 봐주기 힘들 정도의 유아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뻔한 내용, 어디선가 본듯한 전개, 개성없는 등장인물은 참아도 재미없는 소설과 유치한 전개는 못참는 나에게 있어서 다크포스를 내세우는 작품은 피해가야하는 작품이 되었다.
이 점은 +666에서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도미닉, 베네시아 남매가 바카디와 제대로된 관계를 만들 때 까지는 솔직히 말해서 정말 손발이 오그라 드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책을 놓지 않았던건 도미닉이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멍청할 정도로 착한것도 아니고 트라우마 때문에 착한척 하는것도 아닌, 자기의 기준에 맞는 한계까지만 정의로운 제대로된 대인배라 바카디와 도미닉의 우정이 어떤 모습일까 두근두근했다. 그래서 2권을 손에 잡을수 있었다.
2,3권은 정말 좋았다. 완벽하게 내 취향이었다고 말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였다. 선을 넘지 않는 주인공. 그럼에도 흘러 넘치는 광기. 천박하게 날뛰지 않고, 어깨 위에 달린게 모자 걸이가 아닌걸 아는 주인공.
다른 분들은 실망 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로써는 완벽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단순히 사람좀 죽이고 다크~~포스~~ 라면서 폼을 재는것 보다는 훨씬 세련된 방법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바카디가 착한척 한다거나 이쁜짓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느낌상 절제하고 선을 넘지 않는것 같다는 그런정도의 자제심? 어디까지나 미친 사람치고는 그래도 봐줄만 하다는 느낌? 제멋대로 날뛰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소리다.
이건 3권 말미에서 박살 나고 말지만 제대로 미쳐 날뛰는 바카디도 나쁘지 않았다. 군데군데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악마같은 바카디, 괴물 바카디의 느낌이 제대로 표현 됐다. 뭐, 초등학생이 잔인한 이야기 하는 느낌이라는 분도 있지만 나로써는 좋았다. 바카디의 광기에 압도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4권 마지막을 덮을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고 불안한 점도 있긴 하지만 지금 까지는 만족스럽다. 다정다감한(?) 도입부도 만족스러운 분량이었고 바카디의 앞길에 아직 고난과 역경이 많이 남아 있는듯 하니 점점더 강해지고 냉철해질 모습도 기대된다. 앞으로 몇권이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끝마칠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인다.
-손가는 대로 마구 써서 왠지 어조가 이상한 느낌입니다만 착한 어린이는 꿈나라에 갈 시간이라... 배드 크리퍼가 잡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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