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나리타 료우고
작품명 : 바카노! 10권 - 1934 완결편 Peter Pan In Chains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앨커트래즈 출소 후 시카고에서 밀리아와 만나기로 약속한 아이작.
폭파사건을 전해 듣고 밀리아와 시카고로 돌아오게 된 자쿠지 일행.
휴이를 죽이기 위해 교도소 안에서 날뛰기 시작한 래드와 의도를 숨기고 있는 필로.
조금씩 미치기 시작한 레일과 그것을 막지 못하는 라미아 멤버들.
남에게 폐가 되거나 말거나 오로지 싸움만을 즐기는 그레이엄과 크리스토퍼.
그리고 수수방관하는 권력자들.
300군데 동시폭파와 200명 실종사건. 청부업자와 불사인을 둘러싼 소동. 혼란을 야기하는 무대에 모든 배우들이 모였을 때 저마다 맡은 역할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농락하는 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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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노 8권 '옥중편'과 9권 '사바편'에서 이어온 한 파트가 종결되는 10권 '완결편'. 바카노! 시리즈의 완결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1934의 완결입니다!
이야. 역시 나리타 료우고에요. 8권은 그나마 좋아하는 애들이 막막 나와서 미친듯 날뛰어주니까 읽을만 했는데(레드 루소! 레드 루소! 이야 신난다! 다 죽여!), 9권은 떡밥 깔기랑 '사건 벌이기'에 너무 치중해서 영 별로였거든요.
하지만 역시 10권은 그야말로 대폭발 대폭주! 끼야호! 매력적이기 이를데 없는 캐릭터들이 마침내 한자리에 모이고, 싸우고, 달리고, 구하고, 터트리고!
나리타 료우고는 '하리야마씨'라는 단편집에서, 잡지에 연재하던 단편들을 우겨넣은 뒤, 마지막 장에서 '그 모든 단편을 취합하는 새로운 소재의 단편'을 쓴다는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편'이라는 게, '하리야마씨'라는 엄청나게 평범한 아저씨랑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 빼고는 분위기나 장르, 캐릭터같은게 다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도시전설 살인마 이야기와 유령 괴담과 전대 히어로물과 마법소녀 이야기를 각기 다른 단편으로 쓰고, 마지막 장에서는 거기 나왔떤 애들이 한대 모여 멋진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거에요.
'하리야마'에서도 들어나듯, 나리타 료우고의 장기는 "크게 벌여놓은 사건을 하나로 정리하기"입니다. 그것도 대강대강 매우기 식이 아니라, 터트려야 할 곳은 그야말로 화끈하게 터트리고, 유쾌하게 막나가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모든 캐릭터들의 '길'을 확고하게 열어주고, 무엇보다 완벽한 '헤피 엔딩'을 만들어 버리지요.
여기에서 하나 주목할 점이 나리타 료우고의 취미가 TRPG라는 거. 블로그 포스팅 등을 보면 동료 작가들과 TRPG를 하고 놀았다는 일기가 있다는군요.
작가 혼자서 모든것을 통재할 수 있는 소설과는 달리, 플레이어들 모두는 제각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캐릭터들은 플레이를 진행해 가며 비슷한 정도로 조명받아야 하고, 각자 이야기에 알맞은 기여를 해야 하지요. 모든 참가자가 "이야기의 완성"에 기여했다는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플레이가, 좋은 TRPG 플레이입니다. 허나, 플레이어들의 욕구는 모두 다르기 마련이고, 언제나 '마스터의 예상'을 뛰어넘는 플레이어의 행동은 마스터가 생각하고 있던 진행을 벗어나버리기 십상입니다.
그런 면에서, 나리타 료우고는 매우 훌륭한 마스터일 거에요. 그야말로 제 멋에 날뛰는 수 많은 캐릭터들을 모두 한대 모아 각자의 매력을 폭발키면서도 스토리 진행, 캐릭터간의 관계 변화, 인상적인 결말, 뒷 이야기를 위한 떡밥 등 모든 것을 챙기니까요.
다만, 이 캐릭터들이 TRPG로 따지자면 하나같이 먼치킨에 중2병에 루니(장난성) 캐릭터라는게 문제지만(...). 아마 나리타 료우고 같은 사람이 플레이어로 들어온다면 어지간한 마스터는 감당 못할지도...
하여간 이번 완결권에서 이야기는 크게 진행. 휴이가 바깥으로 나가고, 또다시 대폭 인원수가 늘어난 매력적인 '주역'들이 뉴욕으로 몰려들고, 필로는 생뚱맞게도 왠 플레그를 꽂아버리고(...)...
특히 9권 감상글에서 '기분 나쁘다'고 표현했던 르네의 정체와 이번 권의 결말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 '불사인'과 '연금술사'간의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아이작과 밀리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긴 했습니다만, 그와 비슷하게 사건 바깥에서 맴 돈 느낌이고, 내내 같이 있지 못했던 터라, 그 둘의 나사 빠진 대화가 적었던 것은 조금 아쉬웠네요.
하여간 다음 권은 300년 전 연금술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과거편. 그 이후에는 2000년 이후를 다룬 '현대편'입니다. 어느쪽이든 기대해 보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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